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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도둑 Похитители самолётов

마드리갈, 2023-10-11 22:56:25

조회 수
172

제목의 유래는 1948년에 개봉된 이탈리아 영화 자전거도둑(Ladri di biciclette).

항공기는 매우 비싼 물건이예요.
경비행기만 하더라도 신품 기준으로 어지간한 고급차 가격이 우스워 보일 정도로 비싼데다 엔진이 2개 이상 있으면 가격이 크게 올라요. 이를테면 경비행기인 비치크래프트 바론(Beecraft Baron)은 신품 기준으로 1백만 달러를 넘기 마련이고 그보다 다소 낮은 가격의 파이퍼 세네카(Piper Seneca) 또한 같은 기준에서 시작가격이 50만 달러대를 크게 뛰어넘어요. 그렇다 보니 항공기를 반드시 신품으로 구매한다는 보장이 없어요. 즉 중고품을 구매하거나 리스 전문회사에서 리스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이제 문제는 러시아.
러시아 또한 리스한 민항기를 많이 운용하고 있어요. 그 수량은 515대이고 리스 기한이 이미 도래한 상태이지만 반환없이 그대로 운용중이죠. 즉 국가 단위의 비행기도둑이라는 것.

AA1i1LY9.jpg
이미지 출처
(비행기도둑!? 러시아가 "무단사유화" 한 서방측의 리스항공기 515대는 지금 이렇게 되어 있다. 2023년 10월 11일 Asagei Biz 기사, 일본어)

러시아가 저 기체들을 반환할 가능성은 없어요. 게다가 러시아는 문제의 가로챈 기체들을 아예 국내선 전용으로 돌리는 것으로 반환할 생각이 절대로 없다는 것을 노골화하고 있어요. 리스회사들로서는 저것들을 전손처리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어요. 그리고 전손처리될 자산이 워낙 막대하다 보니 만일 가입한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을 경우 보험사가 순순히 보험금을 내줄 수 있을 거라고도 기대할 수 없어요. 법정다툼도 뻔하죠. 결국 러시아의 전횡 덕분에 선진국 각국의 기업들이 싸워야 하는 기막힌 상황이 일어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저 항공기들은 정비 및 부품교체가 필요하다 보니 일부는 분해해서 부품으로 쓰이겠죠.
그러니 언젠가는 그 항공기들의 운용규모가 급감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되어요. 그러면 리스된 항공기가 러시아의 무단사유화 덕분에 아예 사라져 버리는 일도 필연적이죠. 즉 러시아가 협조적으로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게 가능한 시점에서 실물이 없어진 이상 가능한 선택지가 남아 있지도 않아요.

영화 자전거도둑에서는 궁핍과 오해가 사건을 만들지만...
현실의 비행기도둑은 그런 것도 없어요. 이렇게 현실이 창작물을 간단히 찍어눌러버렸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6 댓글

마키

2023-10-12 13:36:44

뭐... 영공 침범이라는 빌미가 있다곤 하나 민항기에 미사일도 쏴서 격추시켰던 나라니까요.

블랙박스라도 돌려준건 마지막 양심인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요.

마드리갈

2023-10-12 14:22:52

민항기인줄 알고도 그렇게 미사일을 쏴서 격추시킨 소련을 이어받은 러시아다 보니 비행기도둑질 정도는 그냥 간단히 하는 게 어쩌면 당연하겠네요. 그 대한항공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돌려줬던 그때의 러시아는 그래도 지금의 러시아보다는 그나마 나았을지도요. 바꿔 말하면 지금의 러시아는 그때만도 못한 나라라는 것밖에 되지 않지만요. 게다가 그 반환한 블랙박스도 사실은 운항기록 데이터가 지워진 것이었으니...

Lester

2023-10-15 20:49:54

과연 공산권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후진국이랑 개발도상국처럼 이것저것 부족해서 그런 데라면 그걸 각오하고 계약을 맺었으니 어쩔 수 없다고 할 수는 있지만, 이런 공산권은 제아무리 발전해도 본성은 그대로라서 자기들 유리한 대로만 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거든요. 이렇게 잊을 만하면 "제 신뢰도는 바닥입니다" 하고 자진신고를 하는데 믿어주자고 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참.

마드리갈

2023-10-15 21:40:08

제2세계의 종주국인 소련은 이미 30년도 더 전에 해체되었지만 그 소련식 사고방식은 소련을 계승한 러시아에 그대로 이어지고 있죠. 이런 비행기도둑질은 과거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지원해 준 물자에 대해 소련이 망하는 날까지도 전혀 갚지 않은 것에서 전혀 나아진 게 없어요. 오히려 더욱 악질적이죠. 소련의 채무불이행은 그나마 전체주의 체제의 세계정복을 막기 위해 공동으로 부담한 거라고 크게 이해할 수 있지만 러시아의 비행기도둑질은 그렇게 이해할 여지조차 없는 파렴치한 짓거리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니예요. 그 수준을 넘을 수도 없고.


러시아가 세계로 손을 내민다고 해서 그 손을 세계가 잡으리라는 보장도 없는데 아예 러시아는 그 손에 똥을 묻혀놓고 있어요. 그것도 자기 손에 스스로.

마드리갈

2023-11-10 23:49:44

2023년 11월 10일 업데이트


러시아의 항공운수업계에서는 서방제든 러시아제든 가리지 않고 비상사태 발생을 겪거나 부품이 없어서 정비를 하지 못한 채 기체를 포기하거나 운항이 되더라도 결항이나 지연이 만성화되는 문제가 속출하고 있어요. 비록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전쟁을 일삼는 한은 지속될 것이라서 이 문제도 장기화할 것이 확정되고 있어요.

일단 러시아 항공운수업계의 단기목표는 2030년 이후에도 살아남는 것이지만 이렇게 자초된 고립의 아픔은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은 자명하다 할 수 있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Russia's Aviation Crisis Keeps Getting Worse, 2023년 10월 16일 Newsweek 기사, 영어

마드리갈

2024-05-24 11:26:04

2024년 5월 24일 업데이트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어서 보잉 및 에어버스 등의 서방제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어도 추가적인 유지보수가 불가능하거나 곤란하게 된 러시아가 해법을 찾았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러시아의 항공사인 S7 에어라인의 기술자들은 러시아 국내에서 총합 800대 규모로 운용중인 보잉 737 및 에어버스 A320 계열에 채택된 미국-프랑스 공동개발의 CFM 인터내셔널 CFM56-5B 및 7B 엔진을 완벽히 정비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어요. 특히 해당 여객기의 보조동력장치로 쓰이는 미국제 하니웰 131-9A, 131-9B 및 RE220 엔진의 오버홀에 대해서도 이미 인증을 받은 적이 있으니까 문제없다고 자신하는데 주장은 자유의 영역이니까요.

사실 정비를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소모되는 부품은 어쩔 수 없는 것인데, 러시아제 엔진의 오버홀 주기가 40,000시간 전후인데 반해 러시아제 엔진은 아비아드비가텔 PD-14의 경우는 3,600시간이고 좀 사정이 나은 PS-90이 6,000시간 레벨이니 교체부품 생산이 가능할 수준으로는 도달할 수 없어 보여요. 설령 도달하더라도 운용중인 그 기체들이 그때까지 현역에 남아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Russia Says it's Finally Learned to Repair (Some) Western Aircraft Engines, 2024년 5월 13일 Kyiv Post 기사,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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