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해당글은 블로그에서 올렸던 것을 갈무리하고 표현을 정리한 버전입니다.
"저는 보수주의자이고 제 주변에는 보수주의적인 친구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제가 공개적으로 이라크 전쟁을 비판한 뒤로 보수주의자이자 공화당원인 내 친구들이 나에게 '너는 어째서 보수주의자인데도 부시의 레짐 체인지에 반대하는 것이지?" 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나는 허망해 하며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너희들은 스스로 보수주의자라는 인간들이 어떻게 국가 단위의 이름만 바꾼 사회공학을 지지할수 있는 것인가? 그것도 총구 끝으로 하는 것을!'라고요."
- 존 미어샤이머 -
한국에서 대북정책을 이야기할때 굉장히 잘못된 근거에 기반한 두 부류가 존재한다. 좌파를 중심으로 한 대북평화론자들은 북한과 협력을 통해서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하고 협력을 강화하면 평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우파는 북한에 대해서 핵포기를 선행하고 강력한 군사력으로 북한에 대해서 최종적으로 전복이나 변화를 유도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부류의 공통점은 대한민국이 북한을 외부에서 내부로 우리가 원하는 대로 변화시킬수 있다는 대단히 거대한 규모의 사회공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정치에서도 그런 시도가 대부분 어떤 시도(보통 보수주의자들이 사회공학이라고 비판하는)로 끝났는지 생각해보면, 도대체 무슨 근거와 무슨 자신감으로 그런 정책을 감히 '국가전략'으로서 내세울수 있을지에 대해서 의문이다. 먼저, 북한과 협력을 통해서 북한 스스로가 핵을 포기하고 평화통일로 나아가자고 주장하는 좌파의 의견을 보자.이들은 북한이 자신의 경제구조를 점진적으로 바꾸고 이것을 남한이 받아들일 만한 코스트를 통해서 할수 있거나 그렇게 변할수 있다는 모델로 생각한다. 이 모델에서 북한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국제체제에 개방을 할 것이고 내부적인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변화는 자본주의나 혹은 그에 준하는 모델이며 정치체제 또한 적어도 덜 폭력적인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한다. 당연하지만 이런 모델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론속에서만 존재해온 모델이다.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인 구조에서 이런 변화가능한 모델은 지금의 북한과 전혀 매치되지 않는다. 우선 북한이 국가라는 집단의 생존을 목표를 위해서 행동할 것이란 사실은 정확하다. 그러나 그걸 제외하면 이 모델은 모든것이 틀리다. 우리가 북한이라고 이야기할때 상대하는 북한은 북한의 주민이나 북한이라는 인격화된 국가가 아니라 북한을 지배하는 소수 정치엘리트들의 집단이다. 경제적인 변화와 정치적인 변화 란 북한정권에게 있어서, 기존의 북한 체제를 유지시키는 억압체제와 중앙의 권력 독점의 근반을 위협하게 된다. 이들은 냉전이 끝나면서 루마니아에서 동독에서 폴란드에서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아주 잘 알고있다. 경제적인 자유화는 필연적으로 계층구조를 파괴하고 북한의 정부에 대해서 반항할 시민의 역량을 증대시킨다. 불만을 증가시킨다. 정치적인 개혁은 필연적으로 북한 집권세력의 권력과 정권을 지탱하는 그 억압성 자체를 붕괴시킨다. 북한은 독재적이고 폐쇄적인 소수 엘리트 그룹의 지도하에 매우 세세하게 짜여진 계층구조로 이뤄진 봉건형태의 국가다. 국가란 정권의 영속을 위한 중요한 도구일 뿐이다. 북한은 그 헌법,구조,계층,사회,정책,모든 것이 정치 엘리트들의 생존을 위해서 설계되어있고 그렇게 만들어지고 그렇게 유지된다. 정권의 영속 즉 정권의 생존이 목표인 이들에게 있어서 이런 변화는 받아들일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역사는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2000년대 7.4 경제조치는 5년도 되지않아서 종결되고 관련자들을 전원 숙청하였는데 이는 북한이 시장적인 요소를 극히 제한적으로 북한사회에 적용하던 실험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북한의 경제가 개선되었음에도 계획경제에서 어긋나고 개인에게 정권이 감내할수 있는 것 이상의 힘이 주어지자 곧바로 중단하고 퇴보했다. 실상 이런 모델은 어지간한 돌대가리 수준의 진성 민족주의자나 아니면 외교에 대해서 아는 지식이 없는 사람이 아니면 주장하기가 힘들다.
두번째 우파 세력 중 일부의 주장 하나는 (분명 통일 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핵이 북한의 전복이나 혹은 군사적인 압박을 통해서 포기되어질수 있다는 주장인데 이또한 중요한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북한이 남한의 군사적 압박에 굴복한다는 것은 리비아나 이라크, 이란 처럼 핵이 자신의 안보를 증진시키는데 필수적이지는 않은 국가들에게나 통할수 있는 문제다. 더군다나 북한의 장기적인 전쟁억지라는 측면에서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 모든 국가의 목표는 그 존재의 영속이다. 어떤 국가가 당장의 '위협'에 대해서 자신의 '생명줄'을 포기할까? 두번째는 무력을 통한 통일 하자는 이야기다. 이 또한 말도 안되는건 당연하지만 당장 북한과의 통일 통해서 얻을 이익과 그리고 그 과정에 있어서 확실서 무엇보다 중국의 개입 가능성과 주변 동맹국의 개입의 정도에 대해서 어떠한 보장도 없이 빈머리로 무력통일을 외치는 자들도 국가이익에 관해서는 현실주의자처럼 떠들면서도 하등 그 원칙을 모르고 있다. 현실주의자에게 우선되는 것 은 국가의 생존과 국가의 이익이다. 적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북한이 무너진 뒤의 상황이 한국의 국가이익와 지역의 전략적인 균형에 있어서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고려는 하등 찾아볼수가 없다. 비스마르크가 말했듯이 "전쟁이 언제 일어날지는 알수 있어도 언제 끝날지는 알수가 없다." 이들은 전후에 대한 어떤 고려도 찾아볼수없는 무책임한 인물들이다. 국민은 칩이 아니다.
대북전략에 있어서 북한의 성격 변화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앞서 논해보았다. 앞으로 문제는 한국이 북한을 변화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 시킬수 없다면 곧 핵무장을 완료 할 북한에 대해서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느냐가 문제가 된다. 북한의 핵은 남한에게 있어서 치명적인 위치로 다가올 것 이다. 핵무기가 의미하는건 단순히 군사적인 의미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예컨데 과거 북한의 도발이 있을때 한국은 말그대로 바보 같고 다소 굼뜨더라도 최소한의 반격은 큰 우려 없이 할 수 있었다. 대응에 대한 에스컬레이션의 리스크는 어느정도 컨트롤 할 수 있는 범위 안이었다. 북한의 위협에도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됬었다. 북한의 위협은 일상화 됬고 재래식무장을 통한 전면전 가능성은 낮았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게 되면 틀려진다. 북한이 핵무기를 소유한 순간 리스크는 폭등한다. 작은 도발에서 조차 한국은 능동적으로 그에 대응 할 수 없다. 북한이 핵을 가지고 지금과 같은 벼랑끝 전술을 한다면 한국은 북한에 대해서 이전보다 많은 점을 양보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북한이 핵공격을 실제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북한의 핵무기는 한국이라는 민주주의 사회의 여론은 겨누게 된다.북한이 남한에 대해서 무력시위를 적극적으로 해왔다. 이러한 모델이 북한이 핵무장 한 뒤에도 계속된다면 대북전략에 있어서 한국의 입지가 크게 제한될 것이다. 북한의 핵을 통한 무력 시위가 정치적인 양보를 사전에 막거나 최소한 제한 할 수 있는 방법은, 북한의 핵을 억지하거나 북한의 핵을 무력화 시킬 수단을 사전에 갖춰놓는 것 뿐이다. 북한이 핵무장을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의 최종적인 핵역량은 제한될 수 밖에 없다. 핵무기는 적절히 보호된 운송수단이 필요하고 억지력을 발휘하기 위한 EWS 가 필요하다. 하지만 북한이 EWS체계를 확보하는건 핵무기 보유보다 더 힘든 일이다. 북한이 SLBM을 차단하기 위해서 공격원잠을 갖출수 있단 말인가? 북한이 초수평선 레이더로 ICBM의 탄도를 파악할 수 있단 말인가? 북한이 상시 한국과 미국에서 열상을 획득하는 위성을 갖출수 있단 말인가? 북한이 수백개의 핵무기를 TEL과 보호된 사일로에 배치하고 first strike에서 충분한 량을 생존시킬수 있단 말인가? 다행히도 이 어느 하나도 북한이 핵역량을 갖춘 이후에도 이뤄질 가망성은 거의 없다. 이는 한국에게 엄청난 기회를 준다.
반대로 한국은 미국과 동맹체제 하에서 서독과 같이 북한 영내로 제한된 전술핵무기를 배치하거나 안전하게 배치된 ICBM과 SLBM을 끌어들일수 있는 위치에 있다. 북한의 핵공격은 사전에 감지하는것은 일단 지금 현 상태에서도 제한적으로 가능한 역량이다. 무엇보다 제한된 핵공격이라는 점에서 MD체제는 결정적인 자원이 될 것이다. 한국에게 중요한 것은 북한이 핵위협할 때 북한또한 그 이상의 보복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며 또한 그런 공격자체를 무효화 시킬수 있다는 메세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이 북한을 대상으로 통일을 목표로한 전면전을 북핵이 완성되기전에 펼치지 않는 이상 핵을 통한 억지와 전략적 우위는 북한이 극복할수도 우회할수도 없는 장벽이 되게 될 것이다. 요점은 둘이다. 핵무장과 MD체제, 양자 모두 실제적으로 가능하고 역사적으로도 이뤄졌던 일이다. 다만 한국이 스스로 이 모든 것을 다해서는 안된다. 전략무기 ,그 중에서도 핵무기란 강대국의 신경을 긁어대는 심각한 존재다. 한국이 만약에 스스로 핵무장을 하게된 다면 이것은 지역적인 불안을 가중 시키고 한국의 외교적인 카드를 오히려 상실케 할 것이다. 이때 한국이 핵역량을 갖추고 (제한되더라도) 외교적인 입지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미국이 핵을 한국 영내에 배치하는 것이다. 이는 실현 가능성이 있다. 서독과 프랑스가 냉전초기 핵무장을 시도하고 양자 핵무장을 지속적으로 도전한 결과는 미국의 다소 간의 협조였다 여기에 더해 필요한 좀더 수월한 방책은 MD체제다.독자적인 KMD 및 킬체인 구축은 다소 허구성이 짙다. 핵무기에 대한 방어는 제한되 지역일지라도 막대한 정보자산과 이를 연결 해줄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단순히 SM-3와 PAC-3를 서울외곽에 둘러쌓고 THAAD를 들이박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더욱이 이런 네트워크를 미국과 독립된 또다른 체계를 만드는건 오히려 전시 한국이 자산을 갖추고도 연계실패로 용납불가능한 재앙을 가져오게 할 수 있다. 무엇보다 MD라는 문제가 단순히 한국이 미국시스템을 차용 안한다고 주변국의 군비경쟁을 부추기지 않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독자적인 MD망을 무리하게 시도하는건 미국과 일본이 한국에 대한 협조의 정도나 신뢰성을 재검토하게 할수도 있다.
- 독자적인 미사일망은 북한이 가지고 있는 저층 단-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MD에 대한 투자가, 실제로 미국과 NATO가 진행중인 그것에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지 않으며 KMD의 목표는 그런 맹점을 극복하고, 북한을 중심으로 적절한 독자적인 저층 방어망을 건설한다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잘못된 정보 입니다. 저도 블로그에서 지적받은 사항이죠.-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을수 있는 원리를 가지지 못한 이념은 단순히 감정적인 구호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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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마드리갈
2014-01-24 13:56:38
인간의 본성은 쉽게 변하지 않아요. 그리고 인간만의 속성일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은 신념을 위해서는 자신을 희생하고 남은 미래를 통째로 버리기까지 해요. 그래서 애국자와 순교자가 많이 있고, 또한 잘못된 주군을 모신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주군을 배신할지언정 죽음을 택하고 마는 신하도 드물지만은 않은 법이구요. 이미 역사와 고전이 증명하는 이 속성을 무시하고 외부에서 압력을 주면 생각하는대로 바뀌어 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거라고 할 수 있어요. 이렇게 인문학적인 소양이 천박하니 전제도 잘못 세우고, 그 잘못된 전제를 기반으로 한 각 논리도 당연히 성립할 수 없는 사상누각에 불과해요. 진영에 관계없이 어떻게 똑같이 오류를 범할 수 있는지가 정말 어이없어요.
그리고, 인간의 생각이 그렇게 쉽게 바뀔 것 같으면 이렇게까지 역사가 투쟁으로 점철되지 않았을 거예요.
세계를 너무도 쉽게 생각하고 있어요.
히타기
2014-01-25 13:18:11
특히 한국과 같이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국가에 있어서 낙관적인 시각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SiteOwner
2014-01-24 22:46:17
압박을 가하게 되면 굴복하게 될까요? 그에 대해서 저는 이렇게 요약하고 싶습니다.
"다리를 부러뜨려 사람을 주저앉힐 수는 있다. 그러나 목을 베어도 그의 생각을 바꿀 수는 없다."
위에서 동생이 말했듯이 인간의 본성이 그렇게 쉽게 바뀔 수가 없습니다. 그가 생각을 바꾸어야겠다고 직접 노력하기 전까지는 불가능합니다. 북한의 경우를 보면 정말 그것이 잘 드러납니다. 경제제재를 가하니까 외부와 단절해 버리고 내핍경제로 가면 그만입니다. 어차피 내핍이라고 하더라도 북한의 독재세력이 주민들에게 그 대가를 치르도록 무력으로 강압하면 되니까, 그 독재세력은 자신들의 행동을 바꾸어야 할 필요를 못 느끼게 됩니다. 아니, 오히려 자신들의 생각을 정당화할 것이 뻔합니다. 그래서 벌이는 것이 Brinkmanship. 즉 그들은 목표 자체는 광기에 가득차 있더라도 방법론만큼은 철저히 합리성을 추구해 버립니다.
히타기
2014-01-25 13:19:18
소비에트가 60년동안 버틸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일찍이 소비에트 스스로가 일찍이 스스로 공산주의를 빨리 포기한데 있다고 하지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