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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제작에 대한 추억....

조커, 2014-05-25 21:13:08

조회 수
234

하도 우울한 이야기만 해서.....우울조커라고 닉네임을 바꿔도 할말이 없군요 그래서 말이죠.

이번에는 아마추어 게임에 몸담았던 이야기를 해보렵니다...일종의 추억일까요?

알파버전까지 나온데다 그 제작과정이 PC게임관련 잡지에 실려서 매스컴까지 탔지만 사소하지만 생각외로 곪은 상처였던 내부문제로 잡지에 연재되었던 기획도 접고 게임 프로젝트 자체가 접힌데다가 알파버전또한 공중에 붕떠서 소멸해버린 안타까운 추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시작은 참으로 간단했습니다. 그 당시 팀 리더였던 분께 들은..."게임제작 해보실래요?" 라는 말부터 시작했죠.
20대 중반이었고 나이차 많이 나는 여친도 사귀고 기세등등하고 뭐든 자신있었던 치기어린 시절이었기에 제 분수도 모르고 듣자마자 생각도 안하고 "할께요!" 라는 말을 시작으로 그 당시 제 전공을 살려 캐릭터 디자인과 오프닝 영상 편집 파트에 들어가서 작업물을 하나하나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동인 게임을 만들자며 마침내 모인 그들! 주목하라, 이들이 바로 우리 시대의 멋진 젊은이들로 기억될 것이다! 시작부터 비범한 대화가 오가는 그들. 아아, 과연 이들의 작품은 어떻게 될 것인가?! 2006년 PC PLAYER 특별 기획! Team GB&J의 요절복통 빅장대소 개발 일지를 여기에 지금, 공개한다!

(PC플레이어 잡지에 이 기사 보신분 계신가요? 계시다면 사랑합니다)


...라는 잡지에 실렸던 기획도 그때부터 시작이었었습니다.

 
 
시작부터 난장판이었달까 완전히 놀이판이였달까....설명하긴 참으로 애매하지만 이런식의 기획회의가 오고간걸로 기억하는군요.

 

「아, 여기서 한 말씀 드리자면 “18금 게임” 이런 건 곤란합니다.」
「그렇다면 19금… :% 푸슈슈슉」
「-_-;; 아예 제작진도 못 보는 25금?」
「…노골적인 성적 묘사는 삼가 주세요.」
「…키스도 안 됩니까?」
「그들은 손만 잡고 잤습니다.」
「…프렌치는 곤란하지 않아요?」
「사실 키스를 어느 부위에 하느냐가 관건이죠. 그냥 등에 하는 걸로 합시다.」
「…」
 물론, 등에 하기 때문에 혀를 쓰든지 뭘 하는지 안 보일 겁니다.」
「…일단, 장르부터 결정해야 하지 않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르는 퍼즐. 등에 키스하는 퍼즐. 흠…그보다 성우 등은 지원 가능한가요?」
「하고 싶으시면, 성우를 구해 오세요.」
「할머니가 강 저편에서 부른 듯한 느낌이 드는군요;」
「음. 여튼, 장르는 건프라 조립 시뮬레이션으로 결정인가요? 조립할 때마다 성우가 소리를…♡」

 


허허 이런 유쾌한 사람들 허허...

아무튼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어찌된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최종적으로 액션RPG에 가까운 스타일의 게임으로 방향을 정하게 되고...저와는 다르게 아주 실력있는 동인쪽 작가분도 영입하여 캐릭터 디자인도 순조롭게 진행되었고....일종의 마장병이라고 불리는 메카닉의 디자인인 저의 디자인도 일사천리 진행으로 제작은 매우 순조로웠습니다.
 

뭐 중간에 홈페이지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잡지에 홈페이지 주소가 나가서 정말 급하게 팀 리더씨께서 홈페이지를 밤새 만들어 공개한것과 약간의 제작시의 의견차가 있었던 것과는 별개로 말이죠....
 

일단 제작과정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던지라 제가 알고 있는 것 외에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트러블이 뭐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잘 알수 없습니다만, 문제는 새 기획자 한명을 더 들여온 이후부터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것입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했던가요? 무수히 많은 자료와 그때 당시 인기 동인작가였던 분의 매력적인 캐릭터 디자인도 당시 물밑 동인음악에서 한가닥 했었던 사운드 컴포져의 매력적인 음악도 기획진의 의견차엔 의미가 없었고 결국 그게 불화가 되어 알파버전만 내놓은 프로젝트는 결국 파토가 나고 허공에 허무하게 사라진 것입니다.
 

흠....제가 맡고 있는 파트가 워낙 제 일에만 집중할수 있고 다른 쪽에서 어찌하든 알게뭐야 식으로 구렁이 담넘듯 넘어갈수 있는 문제였기 때문에 짐작할수 있는 문제의 원인은 매우 한정적입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는 이 프로젝트의 실패요인은 새로 들어온 기획자에 의한 분란발생이 가장 큰요인이었습니다만...

그에 더해서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팀 리더의 조율이 그에 비해서 매우 약했다는 것이 조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 팀 리더의 개발 모토는 무한한 자유를 밑바탕으로 한 창의력의 발휘....이건 좋습니다만 문제는 너무 많은 것이 나오다보니 결국 아이디어를 낸사람들끼리의 충돌은 아무래도 필연이었던 거죠. 그 상황을 절충하려고 대책을 내놓았을땐 이미 개발은 산 넘어 산꼭대기로 가고 있었다는것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죠.

 


뭐 그시절의 추억과 상황을 제가 기억나는데로 대충 이렇게 요약을 해봤습니다만,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크리에이터로서의 경력을 한귀퉁이에 담았을수도 있었고...제 이름 석자를 동인계에 구석탱이에나마 쓸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더 나아가선 아 이게 게임개발이구나 조금이나마 배울 기회가 있었던...모두의 꿈이었습니다. 이루어졌더라면 좋았을텐데- 라고 쓴 웃음을 지어 보아도 지금은 별 수가 없지만. 시나리오는 지금 게임화해도 좋을[...] 아니, 관두죠. 이미 흘러간 추억의 조각입니다.
 

뭐,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그땐 지금보다 나쁜 환경에서 시각화 작업을 하는 와중에도 지금보다 나쁜 그림을 그리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굳이 이야기하자면 차라리 그 떄의 정신과 감성으로 다시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도 들기도 합니다.

조커

TO PROVE A POINT. Here's to CRIME.

4 댓글

HNRY

2014-05-25 23:08:03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긴 중요하죠. 리더가 이곳저곳에 휘둘리기 시작하면 답이 없거든요. 실제 업계 이야기를 들었을 때 흔히 제대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끌려다니다가 작품이 나와도 어딘가 엉성한 경우가 있다고 하니......

대왕고래

2014-05-25 23:53:13

이런이런. 사공이 많으면 배로 간다는 것을 넘어서서, 앞서서 노질하는 사람들끼리 다른 방향으로 노질하다가 좋은 작품 하나를 망쳐버렸네요... 안타까워라. 다른 것도 아니고 게임이잖아요? 정말 이건 기회인데, 참...

그래도 그 떄 파트 맡으셨을 때 하셨던 것도 매우 좋은 경험이셨을 거 같아요. 이제서야 들었지만, 지금이라도 박수쳐 드리겠습니다.

Lester

2014-05-26 23:26:35

기획자도 원래부터 있던 기획자 분이 기획'팀장'으로써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가 되었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지금이야 흘러간 일이라고 생각하고 계시지만, 그 때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컨셉아트 정도만 그려보시는 건 어떨지?

마드리갈

2014-05-28 00:25:30

게임제작이라는 추억이 있었군요. 신기해요.

그리고 그런 경험이라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그것 자체가 상당히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건데, 뭐랄까, 역시 팀웍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겠어요. 팀프로젝트에서 무임승차자 등의 각종 트러블을 겪어본 적이 없다 보니 잘은 모르고 있었는데, 의사소통의 통합과 조정이 안 되면 결국 프로젝트를 엎어버리는 것으로 귀결된다는 게 여실히 보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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