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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라이더 빌드 - 전쟁 속의 평범한 한 사람

대왕고래, 2018-02-10 02:50:03

조회 수
165

미리 앞서서 말씀드리자면, 이 글은 가면라이더 빌드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스포일러가 싫으신 분은 뒤로가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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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라이더 빌드는 가면라이더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현재 21화까지 방영된 매주 일요일 아침 9시마다 방영하는 작품입니다. 본 작품은...

  • 기억을 잃은 물리학자인 키류 센토(앞쪽의 인물, 가면라이더 빌드)와,?
  • 물리학자 카츠라기 타쿠미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쓴 전직 격투가 반조 류우가(뒤쪽의 인물, 가면라이더 크로즈),?
  • 인간에게 "네뷸라 가스"를 주입하여 변이시켜 만들어지는 괴인 "스매시"를 다루는 의문의 조직 파우스트 및 그 조직의 간부인 "나이트 로그", "블러드 스타크",?
  • 스매시에서 추출하는 성분으로 만들어지는, 작중 모든 가면라이더들의 변신아이템이자 후술될 판도라 박스와 관련된 물건으로 보이는 "풀 보틀",
  • 그리고 일본 열도를 동도·서도·북도로 나눈 스카이 월의 원인이자 사실상 모든 일의 시작인 "판도라 박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최근의 전개(정확히는 17화부터 시작된 라이더 전쟁 스토리)에서는 북도가, 동도측에서 갖고 있는 풀보틀과 판도라 박스를 노리고 전쟁을 선포하게 됩니다. 앞서 말한 스카이 월로 인해 전투기, 탱크, 전함 등의 온갖 기존 병기들은 동도로 보낼 수 없는 상태고, 그렇기에 북도는 가면라이더 그리스(사와타리 카즈미)와 강화된 개조인간(스매시)인 하드스매시 3체(스태크 하드스매시(아오바), 캐슬 하드스매시(아카바), 아울 하드스매시(키바))를 동도로 보내게 되며 (이들은 스카이 월 사태 이전에는 평범한 농부들이었습니다만, 스카이 월로 인해 토양이 황폐해지자 어쩔 수 없이 군인이 된 자들입니다. 동시에 북도의 수상한테서도 어떠한 협박을 받고서 동도 침략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동도측에서도 이에 맞서 빌드와 크로즈를 보내게 됩니다.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 동도의 당시 수상인 히무로 타이잔...이 17화 이전에 부상을 입은 상태였기에, 아들인 수상 대리 히무로 겐토쿠는 북도의 4인들을 가둬놓고서 크로즈로 하여금 북도를 치게 합니다. (앞서 빌드와 크로즈를 보낸 것도 수상 대리인 겐토쿠의 판단으로 보내진 것이었죠.) 다행이도 타이잔이 회복을 하고 복귀해 겐토쿠를 내치는 것과 동시에 북도를 치는 계획은 무산되었으며 북도의 4인도 리더인 카즈미가 자신의 모든 힘을 걸어서 부하들을 탈출시켜 북도로 보내두었지만, 이미 크로즈는 북도로 보내진 상황.


키류 센토는 이전에, 생전의 카츠라기가 만든 금단의 아이템 "해저드 트리거"를 "블러드 스타크"에게서 받아둔 상태였습니다. 카츠라기가 남긴 메세지를 통해서 이 해저드 트리거의 특징-스매시와 가면라이더의 강함을 의미하는 파라미터인 "해저드 레벨"을 증폭시키는 효과가 있으나, 장시간 사용하게 될 경우 뇌가 전달되는 신호를 버티지 못하고 이성을 잃게 되며 이윽고 눈 앞의 모든 것을 파괴하게 된다는 것-을 듣고 사용하는 것을 주저했었지만, 류우가가 북도를 침공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센토는 해저드 트리거를 사용할 각오를 다집니다.


내가 너를 멈추겠어... 이 몸을 걸어서라도!?

DVQYBdZVMAA36qm.jpg


그렇게 키류 센토는 해저드 트리거를 이용해 "가면라이더 빌드 래빗탱크 해저드 폼"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상이 20화까지의 내용이었어요.


주인공이 의지를 다지고, 부작용을 무릅쓸 각오를 하면서까지 변신한 래빗탱크 해저드 폼.

이전 가면라이더 작품인 에그제이드에서 해저드 폼에 대응되는, 최종폼 이전의 강력한 변신폼인 "맥시멈 마이티 X"로 변하는 장면에서도 이런 각오가 담긴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었죠. 죽은 쿠죠 키리야가 버그스터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남긴 "리프로그래밍" 기술을 담은 가샤트(변신아이템)를 작동시키지 못하는 주인공, 그에게 일갈을 하며 의지를 북돋아주는 선배 의사 카가미 히이로(가면라이더 브레이브), 그 말을 듣고 드디어 맥시멈 마이티 X를 작동시켜 모든 일의 근원인 가면라이더 겐무를 처단하는, 그러나 자신의 의지대로 그의 목숨을 빼앗지 않는 데 성공한 주인공...?

맥시멈 마이티 X처럼 21화부터는 해저드 폼의 "활약"이 시작되고, 결국 주인공이 원했던대로 일이 이루어지게 되죠. 류우가의 북도 진격을 어쨌든 멈춰냈거든요. 그런데 주인공의 진정한 의지는 실현할 수가 없었어요. 해저드 폼은 북도 진격을 멈춰내어도 싸움을 멈추지를 않았거든요.


(영상자료, 무자막, 영상 업로더가 검열을 피하기 위해 영상 2개를 이어붙혀 놓았기에 보기가 조금 귀찮으실지도... 참고로 저는 보고 소름끼쳤어요. 이게 가면라이더인가 호러영화인가? 싶었을 정도로... 재생하실 때 참고하세요.)?


문제점은 21화의 오프닝이 끝난 1분...도 채 안 되어서 시작되었죠. 저 위의 영상링크입니다.

해저드 폼으로 류우가를 막아서는 키류 센토. 류우가는 북도 진격이 전쟁을 끝낼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반항하고 센토도 이에 맞서 싸웁...니다만...?해저드 폼의 부작용이 시작되고, 키류 센토는 의식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류우가에게 갑자기 필살기를 날리고 맙니다. 네에, 아군인 류우가한테요. 카츠라기의 말대로 눈 앞에 있는 모든 걸 파괴하기 시작한 것이죠.


그 다음 타겟이 된 것은 북도의 해저드스매시 3체. (하드스매시인 3인이 블러드 스타크의 개조를 받아 더욱 강해진, 대신 스매시의 모습으로 쓰러지게 되면 곧장?사망하는?"해저드스매시"가 되었습니다. 이 사실은 키류 센토도 어떻게 어떻게 해서 알고 있는 사실. 그렇기에 의식이 있는 키류 센토였으면 절대 이들을 저지는 하되, 쓰러트릴 생각은 하지 않을테지만 의식을 잃고 폭주하는 해저드 폼은...)?

압도적인 파괴력으로 빌드는 단숨에 해저드스매시들을 쓰러트리고, 아카바와 키바는 어떻게든 쓰러지기 전에 변신을 풀어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아오바는 빌드에게 머리가 잡히고 맙니다. 리더인 카즈미가 이 모습을 보고서 어떻게든 막으려고 했지만 빌드는 아오바한테 필살기를 직격... 아오바는 그대로 죽어버리고 맙니다.


류우가와 카즈미가 이 상황을 보고서 류우가는 맨몸으로, 카즈미는 그리스로 변신을 해서 빌드를 막아서며 어떻게든 빌드의 변신을 풀게 됩니다. 동시에 제정신으로 돌아온 센토의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북도의 군사들의 대장인 카즈마의 눈 앞에서 죽어가는 아오바.


1615e96a88a3c920f.png

?카즈미 : (아오바에게) 야... 야!! 정신차려!!

?센토 : (류우가를 보고서) ...내가... 내가 죽인거야?


동시에 키류 센토는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게 되고, 뒤이어서 분노하는 아카바와 키바, 그들을 막아서며 더 이상의 싸움을 끝내는 카즈마, 그리고 이 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키류 센토...?

그리고 이 날의 싸움은 끝나게 됩니다. 류우가는 북도로 진격하지 못하게 되었죠. 센토가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맞서다가 동료마저 죽일 기세로 공격하게 되고, 동시에 (제정신이었으면) 죽일 생각도 없었을 "아오바"라는 코드명을 가진 상대 병사 한명을 죽인 결과로 말이죠. '자신의 몸을 바쳐서라도' 싸움을 막으려던 센토는, '자신의 몸으로도 어찌 할 수 없는' 참상을 보고 말았습니다.


센토는 이후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더 이상 싸우지 못하게 되어버렸고, 북도의 멈추지 않는 진격에 맞서 류우가가 대신 나서게 되지만 류우가도 이들에게 제대로 된 공격을 못하는 상황. 되려 카즈미에게 "어줍잖은 생각으로 전쟁에 참가하지 마!"라는 일갈을 듣게 됩니다.

그렇게 동도는 풀보틀들을 계속해서 빼앗기게 되지만, 북도도 병력의 1/4를 피해 본 상황. (북도쪽 군인이 4명이니 분명 1/4의 병력을 잃은 게 맞죠...) 동도의 수상인 타이잔은 이에 북도의 수상에게 라이더끼리의 1대 1 배틀로 모든 전쟁을 끝내자는 협정을 제시하게 되고 이는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키류 센토는 충격으로 인해 싸움을 거절하고 잠시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영상자료, 40초부터. 처음부터 40초까지는 아오바의 사망 장면입니다. 자막은 영상 제작자가 약간 장난을 쳐 두었죠.)


센토가 간 곳은 이전에 싸웠던 장소에 위치한 아오바의 무덤. 여전히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으로 센토는 죽은 아오바를 애도하며 동시에 용서를 빕니다. 아오바의 환영까지 보면서 미친듯이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를 말하는 센토의 모습은 보는 저까지도 센토가 어떤 충격을 받았을지 그대로 느끼게 만들어요.

그 자리에 나타난 또 한명의 사람은 아오바의 대장인 북도의 카즈미. 센토는 카즈미에게 "미안해... 내가 돌이킬 수 없는 짓을 했어... 차라리 나를 패 줘..."라고 빌지만, 카즈미는 이렇게 말하죠. (이 부분은 기억에 의거해서 적기 때문에 정확하진 않지만, 내용은 같아요.)


"너도 라이더끼리 대전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 (패달라는 건 지금 안 팰 거고) 그 때 충분히 패 줄께."

"나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죽는 것을 봐 왔다. 전쟁에서 적도 아군도 죽지 않게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야."

"너는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 아오바도 나도 우리 모두도 죽을 것을 각오하고 전장에 왔으니까."

"그래도 아오바는 내 소중한 동료였으니... 심화(心火)를 불태워서 쳐부서주마."


간단히 "이 일은 전쟁에서 싸운 결과로 일어난 것이었으니 너는 살인자가 아니며 나쁘지도 않다, 북도의 지시로 온 군인이니 죽을 각오는 하고 왔었다, 그래도 죽은 동료에 대한 원한이 있으며, 어차피 싸워야 한다면 봐주지는 않겠다"로 요약 가능한 카즈미의 저 대사들은 그가 어떤 생각으로 임하고 있는지를 잘 말해주고 있죠.?

이후 센토는 (위의 하드스매시를 개조한 장본인이며, 북도에게 카즈미의 변신 드라이버를 제공한 장본인인, 무엇보다 스매시의 원인이자 북도의 4인이 농부에서 군인의 길을 걷게 만든 스카이 월이 생긴 장본인이며, 그 외 여러 악한 일을 해 온 자인) 블러드 스타크의 (속내 꺼먼 걸 숨기고서 해 대는, 제정신이었을 센토 입장에선 어이없을) 다음 일갈을 듣고서는...


?"뭘 주저하고 있는거냐!? 지켜야 하는 게 있지 않았나!?

자기가 믿는 정의를 위해 싸우는 거 아니었냐고!? 아니면 그저 거짓부렁이었나!?"


그에게 어쩔 수 없이 강해지기 위한, 해저드 트리거를 컨트롤하기 위한 훈련을 받아, 라이더 1대 1 대전에 참가하게 한다는 것이 21화의 모든 내용이었어요.


보면서 느꼈던 게 딱 이거였어요. "이 제작진들, 진짜 이걸 애들한테 보여주려고 만들었어...?"?

어른인 저도 해저드 폼의 폭주와 21화 내내 충격을 먹은 키류 센토의 모습에 소름이 끼칠 지경이었는데, 애들한테는 꽤나 충격이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동시에 가면라이더 빌드의 제작진들의 소름끼치는 연출력과, 키류 센토의 배우인 이누카이 아츠히로의 연기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죠.


작품에 대한 제대로 된 감상으로 들어가자면... 키류 센토가 본 싸움에서 사람을 처음으로 죽이고서 그에 대한 죄책감과 충격에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서, 가면라이더 빌드 21화는 제가 봤던 작품들 중에서도 꽤 엄청난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밖에 없어요.?

평범한 물리학자였던 사람이 자신이 사는 지역을 지키기 위해 전쟁에 참가하게 되고, 본의는 아니었으며 심지어 의식을 잃은 와중에 벌어졌지만 자신이 자신의 손으로 사람을 죽였으며, 그 죄책감과 공포에 아무것도 못하는 폐인이 되는 모습을 이 작품은 너무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었어요. 그럼에도 지키기 위해 악한의 손까지도 빌려가면서 싸움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가면라이더 시스템을 일반적인 병기로 놓고서 생각해보면 이건 하나의 비극적인 전쟁영화와도 같죠. 절대 전쟁을 미화하지도 않고, 영웅이 사람을 죽이는 것을 단순히 적을 쓰러트렸다는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사람을 죽이고서, 절망을 겪고, 그럼에도 결국에는 의무감에 싸워나가는?평범한 한 사람의 모습으로서 보여내고 있죠. 단순히 제가 이렇게 말하는 것만으로는 여전히 표현이 모자란, 그런 작품이었어요.

대왕고래

저는 대왕고래입니다. 대왕고래는 거대한 몸으로 5대양을 자유롭게 헤엄칩니다.

대왕고래는 그 어떤 생물과 견주어도 거대하다고 합니다.

4 댓글

마드리갈

2018-02-11 20:23:57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섬찟해졌어요...

가면라이더 시리즈가 분명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특촬물일텐데, 그게 아니었나 하는 의심을 글을 읽으면서 몇번이고 하게 되었어요. 성인이라도 저걸 읽으면 충격받을 것은 기정사실일텐데...


키류 센토가 사람을 죽인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사실이고, 그것으로 인해 강요된 선택지를 이행할 수밖에 없는...이런 게 바로 비극이 아니면 대체 뭐가 비극일까 싶네요.

대왕고래

2018-02-13 21:30:02

사실 가면라이더가 무거운 전개로 나가는 건 하루이틀 일이 아니라고 하죠. 그런데 주역이 무너지는 걸 저렇게 보여주는 건 제 기억에는 아마 처음이 아닐까 싶네요. 모든 가면라이더 작품을 다 본 것은 아니지만요...

또한 주인공의 폭주도 여러번 다루었던 소재이기도 하죠. 가면라이더 더블의 팡조커, 가면라이더 오즈의 프트티라 콤보가 그 예시였는데, 그 경우에는 주인공의 심적 부담이 저렇게 그려진 적이 없었고 그럴 상황도 만들어지지 않았죠. 그런데 주인공의 폭주로 진짜 사람을 죽이게 되고 그로서 절망하는 주인공을, 저렇게나 무겁게 그려낼줄은...

다음편에서는 저 폭주라는 키워드를 다르게 사용했어요.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1대1 라이더 대전에서 승리했으면서도 계속해서 멈추지 않는 주인공의 폭주를 반조 류우가가 필사의 힘을 다해 막아내는 장면으로서 말이죠. 꽤나 멋진 장면이었죠.

SiteOwner

2018-02-16 19:35:35

일단 설정 자체가 엄청나군요. 일본열도가 동도, 서도, 북도의 셋으로 나뉘어 버린다니...

그러고 보니 일본산 창작물 중에 일본열도가 엉망이 되는 게 참 많군요. 일본침몰, 도쿄 매그니튜드 8.0, 신세기 에반게리온, 하이스쿨 플릿 등...그리고 가면라이더 빌드 또한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키류 센토가 처한 상황은 뭐랄까, 미쳐 버릴 것 같습니다.

캐릭터 본인은 물론이고, 시청자들도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충격받아서 말을 못 할 것 같습니다.

예전에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를 봤을 때 토모에 마미가 목이 잘려 죽는 장면을 보고 저도 동생도 어이가 없어서 긴 침묵에 눌린 적이 있었는데 그 기분이 다시금 드는 것 같습니다.


레온카발로(Ruggero Leoncavallo, 1857-1919)의 1892년작 오페라 팔리아치(Pagliacci, 광대)에는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주인공이자 연극배우인 카니오는 자신의 아내 네다가 실비오라는 다른 남자배우와 내연관계라는 것을 알아 버리고, 결국 마지막 장면에서는 연극 공연 도중에 네다를 칼로 찔러 죽여버리고, 네다가 죽어가면서 실비오에게 도와달라고 라고 외치는 것을 듣자 그 카니오는 실비오가 그 내연남인 것을 알고 그를 그 칼로 살해하고 말아 버립니다. 많은 관객들이 그 장면을 보면서 얼어붙어 있는 상황에, 순식간에 두 사람을 죽인 카니오는 "희극은 끝났소(La commedia ? finita)!!" 라고 외치면서 끝. 그 카니오의 심정이, 사람을 죽이고 나서 자신의 윤리적인 근간이 박살난 데에 대한 절망감에서 그 키류 센토의 것과 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대왕고래

2018-02-18 00:00:19

일본이 셋으로 나뉘게 되는 상황도 상황이지만, 그 원인이 재난(판도라 박스로 인한 스카이 월) 그 자체가 아니라는 게 말씀하신 작품들과의 차이죠. 사실 이게 일본에만 솟았고 한국 등 다른 나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태인지라, 마치 비행기를 통해 여러 나라를 경유해 먼 나라로 가듯이 교류 자체는 가능한 상황에 원래 한 나라였기에 이들이 정치를 나누어서 할 이유조차 없지만, 판도라 박스라는 물건을 차지하기 위해 세 지역이 하나로 의견을 맞추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에 세 나라로 분단되었거든요. 재난 그 자체가 원인이 아니라, 인간의 욕심이 나라를 가른 원인이 된 셈이죠.

해당 장면의 작중에서의 역할도 토모에 마미의 사망신과 같다면 같은 거 같아요. 물론 이 경우에는 어떻게 된다는 암시는 있었고, 원래부터 (중간중간 개그신으로 어떻게 밝게 만들고는 있지만) 어두운 배경이었지만... 저 정도일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했거든요. 그것도 심지어 주인공 강화폼의 첫 장면에서부터!

말씀하신 오페라의 주인공의 경우는... 주인공이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선을 넘어버리고 그로서 괴로워하는 모습에서는 확실히 같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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