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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으로부터 10년, 그리고 그 날 이후

마드리갈, 2020-03-26 17:22:25

조회 수
169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었던 2010년 3월 26일.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의 일이었어요.
그날은 수업이 일찌감치 끝난 터라 자취방으로 돌아와서 공부를 하다가 쉬었고, 그렇게 평범하게 하루가 끝났어요.
그런데 그 다음날인 3월 27일, 해군 초계함이 침몰했다는 뉴스가 방송과 인터넷을 뒤덮었고, 그것이 바로 천안함 폭침사건, 또는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이름붙여진 그 사건이었어요.

많은 해군장병들이 목숨을 잃었고, 수색구조 과정에서도 순직한 군인이 있을 정도로 들려 오는 새 소식은 암울한 것들.
그런데, 대학가의 사정은 가관이었어요.
순직한 해군장병들에 대한 모독, 북한은 관계없다는 논리, 사고의 원인에 대해서 별별 이상한 소리를 하는 자칭 전문가들과 그 전문가의 추종자들. 게다가 의문을 가지는 자체가 극우적 사고로 여겨지는 이상한 공기까지.
그때의 많은 발언은 대다수 학생들에게는 관심을 끌지조차 못했겠죠. 시험과 취업 관련사항이 바로 코앞에 닥친 게 대부분의 대학생들의 현실이었고, 저 또한 예외는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그 시기를 지배하던 대학가의 괴상한 기류는 잊혀지지 않고 있어요.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오늘.
역시 괴상한 기류가 느껴지네요. 이번에는 대학가에 한정된 게 아니라 전사회적으로.
게다가 이제 공식적으로는 천안함 폭침사건 자체는 잊혀졌거나 없던 일이 되어 가는 듯하네요.
요즘의 코로나19 판데믹 상황에 축소개최된 추도식의 생중계가 취소를...
10년이 지나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그 변한 결과가, 대학가에 횡행한 그 기류의 전사회화인 건가요. 별로 반갑지 않은 변화네요.
희생당한 사람들이 누군가의 가족, 친구, 연인 등 소중한 사람들이었을텐데, 이런 것마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는 생각을 떨치기 힘드네요.

그 해의 11월 23일에는 연평도 포격도발사건이 있었어요.
그 사건 또한 약 8개월이 지나면 10년째가 되어요. 그때도 이런 괴상한 기류가 전사회적으로 확산해 있을 것인지는 지켜봐야 하겠죠.

누군가의 평온한 하루의 마무리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결코 다가오지 못한 것이었음을 다시금 떠올리면서, 희생의 무게를 떠올리고 있어요. 이것이 살아남은 사람으로서의 도리일 거예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7 댓글

대왕고래

2020-03-29 22:34:59

코로나 때문에 난리법석인 이 시국에 여러가지가 미뤄지고, 취소되고 그렇죠.

그래도 미루지 말아야 하는 게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챙겨줄 것은 어떻게라도 챙겨야겠죠.

야외에서 굳이 행사를 해야한다는 건 아닙니다. 외부에서 하지 않더라도 추모할 방도는 있을 거에요.

마드리갈

2020-03-29 22:50:59

그럼요. 코로나19 사태는 경계해야 하지만, 그것을 정말 해야 할 것을 회피하는 만능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될 거예요. 그런데 요즘 코로나를 탓하기만 하면서 모든 것을 정당화시키려는 풍조가 엿보이기도 하니 경계하지 않을 수도 없어요. 방역이 중요하지만 방역을 위해 다른 것을 내팽겨치면 안되는 것은 당연한데 그것조차 생각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될지...

마드리갈

2021-04-01 14:13:51

2021년 4월 1일 업데이트


천안함 폭침의 희생장병 유가족 및 생존자에 대한 처우가 정말 이래도 되는 건지 반문하고 싶네요.

추모식 당일에는 유가족 및 생존자는 뒤로 밀리고, 게다가 이제는 천안함 음모론에 따른 재조사 착수. 정말 누구를 위해서, 또 무엇을 위해서 이러는 건지 분노할 수밖에 없어요.


관련보도 3건을 참조해 보시길 부탁드려요.

천안함 추모식서 뒷줄로 밀린 참전 용사... “이젠 정치인 오지마라”, 2021년 3월 29일 조선일보 기사

'천안함 음모론' 따라 재조사 착수…생존 장병 "靑 앞에서 죽고 싶은 심정", 2021년 4월 1일 조선비즈 기사

野 "천안함 46용사들 통곡…북한에 면죄부 주고 싶은건가", 2021년 4월 1일 조선비즈 기사

마드리갈

2021-04-02 13:01:03

2021년 4월 2일 업데이트


대통령직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긴급회의를 개최하여, 논란이 된 천안함 폭침사건의 재조사 진정을 각하하였어요. 각하의 이유는 진정인부적격. 이렇게 진상규명의 탈을 썼지만 동기와 목적이 불순한 역사왜곡 시도는 불발되었어요.

그러나 여기서 안심할 수는 없겠죠. 결국 암암리에 진행하다가 여론이 악화되면 철회하는 패턴만큼은 변함없이 진행되고 있으니까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軍사망조사위, 천안함 재조사 중단… 분노 확산에 진정 각하, 2021년 4월 2일 조선일보 기사

마드리갈

2021-04-05 12:09:36

2021년 4월 5일 업데이트


"천안함" 은 빼고 이름을 바꾸어서 천안함 희생장병 46명에 대한 재조사가 추진된 게 드러났어요.

이번에도 여론이 악화되면 철회하고, 다음에는 천안함도 46용사도 아닌 해역의 명칭이나 좌표를 이용하여 또 음모론적에 기반한 재조사 진정서를 제출할 건가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단독] ‘천안함’ 쏙 빼고 ‘○○○ 외 45인 사건’으로 재조사 의결했다, 2021년 4월 5일 조선일보 기사

마드리갈

2021-11-09 13:11:58

2021년 11월 9일 업데이트


2800톤급 군함인 대구급 호위함의 7번함이 천안으로 명명되었어요. 이렇게 천안함이 2010년에 격침된 이후 새롭게 부활했어요. 천안의 이름을 받은 군함은 역대 3번째가 되어요. 시운전 평가를 거쳐 취역하는 것은 2023년이 될 예정이고 취역후에는 NLL 해역에 배치될 예정에 있어요. 하지만 진수식에 대해서 전 천안함의 함장인 최원일 예비역 대령을 포함한 생존장병 58명은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피격 천안함, 대잠능력 강화 최신 호위함으로 부활, 2021년 11월 9일 매일경제 기사

마드리갈

2024-04-22 21:15:18

2024년 4월 22일 업데이트


세월호 침몰에 대해서는 항상 추모하면서 연평해전이나 천안함 폭침에 대해서만큼은 유독 침묵을 지키는 그런 이중적인 태도에는 군인의 희생은 전혀 안타깝지 않다는 전제가 깔려 있을 가능성이 농후해요. 그리고 그런 것들은 결국 국내의 주류담론의 위상을 차지한 주사파의 이념적 자장에 포획된 것이자 대한민국 반대의 정체성 오염을 위해서는 재난은 악용되고 군인의 희생은 최소한의 인지상정조차 베풀어질 가치조차 없는 현실로 벌어지고 있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自由칼럼] 세월호와 천안함 추모의 차이가 의미하는 것, 2024년 4월 22일 자유일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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