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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때 이런 광경을 많이 봤어요.
외국인 학생들이 모금함을 들고 다니면서, 세계 저개발국 빈민구제 등의 취지를 위해 모금을 하니까 협조해 달라고 잘 그랬죠. 보통 영어로 말을 거는 경우가 많았지만, 드물게 서툰 한국어로 말을 거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런데, 저에게 말을 거는 사람들은 모두 영어로만 말을 걸더군요. 한국어로 말을 거는 경우는 없었어요. 한국인같지가 않은 건가...
하긴, 서울시내에서도 명동 같은 곳을 가면 상인들이 저에게 일본어로 말을 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보니 그런가 싶네요.
그리고, 이렇게 대답을 하면 하나같이 당황해 하면서 뒷걸음질을 치거나 하는 등으로 도주했어요. 이를테면 이런 것.
"Are you authorized for this fundraising?"
즉, 이 모금활동이 허가받고 하는 거냐고.
대학 구내가 넓기는 해도 어느 정도는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기억되는데다 특히 외모가 크게 다른 외국인들이라면 더욱 쉽게 기억이 되는 터라 눈에 안 띌 수가 없었죠. 간혹 같은 사람이 들고 다니는 모금함이 다른 것도 봤다 보니 아무래도 수상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 이전에 애초에 그런 활동에 제 돈을 보태는 사람도 아니고.
한번은 그런 사람들 중 한 사람에게 물어봤어요.
"Who's in charge of you? I saw you working for A last week, now you are standing for B. Looks confusing."
누구 휘하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난주에는 A단체를 위해 활동하면서 이번에는 B단체 대표라서 헷갈린다고.
제대로 된 대답을 듣기 전에 그가 발길을 돌려서 결국 진실은 저 너머에...
그들이 누구든 간에 일관적으로 돈을 노린다는 것은 명백하게 드러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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