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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1년 3월 11일.
저에게 이 날은 여러 의미를 안고 있어요. 그 이야기를 좀 해볼께요.
사실 이 글은 1년 전에 썼지만, 이제 다시 올리게 된 것.
우선 10년 전 오늘인 2011년 3월 11일부터.
대학을 졸업한 지 아직 1개월이 안 된 시점에서, 마지막 학기의 끝자락에 당했던 교통사고로 왼팔을 쓸 수 없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그때는 할 수 있었던 게 재활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몸이 성하지 않았던 상태에 여러 취업면접에서 이미 쓴맛을 많이 봐서서 실의에 빠져 있기도 했어요.
요양생활중에 TV에서 동일본대지진 속보를 보고 당장 세계가 망해도 이상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여기서 끝날 운명은 아니었나 보네요.
건강상태가 온전히 회복되고, 할 일을 찾고, 폴리포닉 월드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고, 결국 이렇게 웹사이트를 만들어 활동하고, 다시 해외여행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5년 전인 2016년 3월 11일은 철도사고의 영향을 받았어요(철도사고의 영향을 받은 것은 처음이네요 참조).
당시로부터 5년 전 TV 화면에 나왔던, 언제 다시 출발가능한지 알 수 없이 멈춘 열차 안에서 기약없이 기다리는 승객들의 모습이 저의 현실로 다가왔다는 것이 공포 그 자체였어요. 이반 데니소비치 슈호프가 어릴 때 집에서 기르는 말에게 귀리를 먹일 때 이것을 자기가 먹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정작 굴라그에서는 귀리로 만든 죽인 까샤를 먹게 된 상황이 소설 속의 상황인 건 아닌가 싶어서 공포스러운 상황하에서 실소를 하기도 했고...
1년 전 오늘이었던 2020년대의 첫 3월 11일은 국내외 상황이 코로나19 판데믹으로 좋지 않았고, 당시에 피로하여 별로 힘이 없었어요.
그리고 이제 2021년 3월 11일.
개인의 상황도 사회상도 아주 혁신적으로 좋아졌다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저에게는 지난 날만큼 불행하지는 않아요. 그리고 최소한 이전보다는 더욱 발전하고 있어요. 그러니 비탄에 잠기거나 절망할 틈이 이전보다는 많이 적어진 것도 사실이예요.
어제 외출 도중에 포메라니안 강아지를 만나서 한참을 재미있게 놀기도 한 게 역시 주효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의 3월 11일은 우울한 일보다는 좋은 일, 발전하는 일의 비중이 높아지는 날이 되리라 믿어요.
음악을 한 곡 첨부할께요.
1985년에 발표된 소련의 5부작 시리즈 영화 "미래에서 온 방문객(Гостья из будущего)" 의 주제가 경이로운 미래(Прекрасное далёк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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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마키
2021-03-11 14:14:27
뉴스 속보를 보면서 헛것을 보는건가 싶었던 동일본 대지진이 10년 전 일이라니 시간 참 빠르게도 흘러간다 싶네요...
과거에 괴로운 일이 있었어도 그걸 이겨내고 지금 이렇게 건강하게 살고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마드리갈
2021-03-12 14:39:22
정말 시간 참 빠르게 흐르다는 게 실감났어요.
매년 괴사건이 증폭되는 이런 나날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작년부터는 2020 우주의 원더키디는 실현되지 않았지만 그 대신 역사의 영역 속에나 있었던 판데믹을 경험하고 있고, 올해도 국내외 각지가 괴사건으로 점철되어 생각을 그만둘 레벨이긴 하지만...
그래도 매일매일의 좌절, 고민, 휴식, 노력이 쌓여서 조금씩 나아가고 있고 그 힘을 받으니까 지금의 우리의 삶이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일상은 정말 기적의 연속인 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