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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헛소리를 하는 게 하루 이틀 일도 아니고 늘 있는데다 그야말로 웃기기 짝이 없다 보니 코미디 프로그램이 없어져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오늘 또 재미있는 게 하나 추가되었다 보니 포복절도하다가 정신을 차려 글을 쓰고 있는 중입니다.
문제의 발언은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한 발언인 “실제로 윤석열 지지자들은 대부분 저학력 빈곤층과 고령층” 이라는 것.
그리고 그 발언이 문제가 되자 페이스북에는 이러한 해명도 올라온 것 같습니다.
이미지 출처
與 황운하 “尹 지지자, 대부분 저학력·빈곤층”... 뭇매 맞자 사과 (2021년 11월 29일 조선닷컴)
원래의 발언도 날조 및 비하발언인데다 해명이랍시고 올렸다는 글에도 "일반론적 해석에 근거" 운운했다가 결국 삭제했다는데...
사람의 생각이 쉽게 바뀌는 것도 아닌데다 사과문 또한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 보니 사과하고 있지 않다는 것도 이렇게 드러납니다. 사실 그가 사과하든 말든 제 급여에 변동을 미치는 것이 아니니 어떻게 되든 상관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저학력 빈곤층과 고령층이니까 멸시해도 된다는 저 표현에서 떠오르는 질문 하나.
"그럼 고학력 부유층과 청년층에는 언제 잘 한 적 있었나?" 라는.
고학력자에게는 적폐몰이, 부유층에게는 세금폭탄, 청년층에는 사다리 걷어차기와 부모찬스로 절망 안겨주기, 급기야는 그 저학력, 빈곤층 및 고령층의 지지도 얻지도 못한데다 중산층도 열심히 붕괴시키는 중인데 그러면 누구의 지지를 얻으며 정치를 한다는 것인지. 그렇게 어느 계층 할 것 없이 등을 돌리게 되었다는 게 기적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어느 계층에도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드러냈으니 이 상황에서 안 웃고 배길 수 있겠습니까.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중세 프랑스의 풍자시 음악인 포벨 이야기(Le Roman de Fauvel)를 듣고 있습니다.
운명의 여신의 가호 덕분에 대저택에서 살게 된 말 포벨은 전속의 관리인이 딸려 있고 전용의 시설에서 건초를 공급받습니다. 그리고 유럽 각지에서 찾아오는 교회, 지역사회 등의 지도자들은 물론 순례자까지 그 말을 영접하고 아첨을 떨며 복종을 맹세합니다. 이후 포벨은 대우주를 여행하여 운명의 여신에게 청혼하지만 거절당하고 대신 베인글로리(Vainglory)라는 여인과 결혼하게 됩니다.
운명의 여신은 이후 그 포벨이 등장한 이유를 밝힙니다.
사실 포벨은 더욱 잔혹한 지도자를 세상에 태어나게 하는 역할을 맡았고 적그리스도(Antichrist)의 전조이기도 하다고.
14세기 전반의 이 음악이 결코 낡거나 진부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건 기분 탓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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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Lester
2021-11-30 19:54:13
"어느 한 쪽이 극단적으로 나오면 맞불 놓다가 선을 넘을 수도 있는 거지"라고 생각했다가... 정말 상상을 뛰어넘네요. 그냥 다같이 함량미달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국회의원이란 족속들은. 묘하게 지배층이 부패해서 개발도상국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종속이론인지 뭔지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SiteOwner
2021-11-30 22:37:11
저런 발언은 그 자체로 선을 넘은 것일뿐만 아니라 이런 문제도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약자를 위한다, 기득권에 저항한다 등의 가치를 내세우면서 이어온 현재의 중도진보계열 정당입니다. 그런데 저 발언은 다른 진영을 매도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내세운 가치 따위는 언제든지 쉽게 버릴 수 있다는 의미가 되고 그게 아니라면 지금까지 거짓말을 했다는 의미가 됩니다. 어느 쪽이든 그들의 한계는 드러나는 것입니다.
혹자는 이런 말을 하기도 하지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중장년층을 비하했다고 하면서 문제삼고 더불어민주당이 비판하고 있으니까 양자가 똑같다고.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해석입니다. 물론 윤석열 후보의 발언 또한 건전성이 결여되어 있는 데에서는 동일합니다만, 그 발언은 일단 자신의 권위주의적 가치관을 드러내는 것이지 상대를 특정하여 모욕한 것도 아니고 또한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하면 될 일입니다. 하지만 황운하 의원의 발언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가서 상대를 특정하여 허위날조로 모욕한데다 발언의 철회와 사과로 수습하면 될 것을 결국 "나는 틀린 말을 안 했다" 라는 취지의 변명을 늘어놓아 화를 자초한 것은 물론 자신이 몸담은 정당의 가치까지 훼손한 것이기에 단순비교는 불가능합니다.
좀 더 직관적인 비유를 해 보겠습니다.
각각 다른 상황에서 누군가가 욕을 했습니다. 갑이라는 사람은 광장에서 장광설을 늘어놓다가 "야이 씨발놈아!!" 라고 외쳤습니다. 을이라는 사람은 대중집회에서 누군가를 지목하면서 "야이 씨발놈아!!" 라고 했습니다. 한 발언은 똑같지만 이에 대한 가치판단과 죄책은 다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갑의 경우는 공연소란, 을의 경우는 모욕. 이 두 사안을 같은 것이라 여길 수도 없고, 또한 한 쪽이 했다 한들 다른 한 쪽이 정당화되는 것도 아닙니다. 바로 이런 것입니다. 어차피 황운하 의원은 저렇게 조건부의 발언을 내세우면서 사실상 사과하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는데 그 뒤가 어떻게 될지 알 게 뭐겠습니까. 자기가 책임져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