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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속 자각몽과 불타오르는 창작 욕구

Lester, 2021-12-22 16:45:26

조회 수
124

0. 어제 피곤해서 그대로 잔 영향인지 자다깨다 하면서 자각몽을 연달아 3개나 꿨는데, 늘 그렇듯이 기묘한 꿈들을 하나씩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1. 어째서인지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는데, 롤러코스터에 연결된 애드벌룬 같은 걸 잡다가 애드벌룬이랑 같이 높은 하늘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아래를 내려다보자니 정신이 나갈 것 같아서 밧줄을 꽉 잡고 있는데, 그렇다고 그대로 있다간 진짜로 우주까지 올라갈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눈을 감은 상태로 지상까지 닿았는지 안 닿았는지 모르는 밧줄을 거꾸로 타고 지상까지 내려온 것 같습니다. 정확히는 밧줄이 지상까지 닿지 않아서 결국 도중에 뛰어내렸는데, (꿈이라서) 무사히 착지했습니다. 그래도 자각몽이라서 다리가 풀리고 주저앉게 되더군요. 사람들이 달려와서 다행이라고 안고 오열하긴 하는데, 경황이 없다보니 부모님인지 누군지는 알지도 못했습니다.


여기서 (영화 "인셉션"에서 말하는) '킥'의 영향인지 꿈이 전환됩니다. (킥 = 인셉션의 설정 중 하나. 작중에서 꿈 속에 있을 경우, 떨어지는 느낌을 통해 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모종의 사유로 꿈을 꾸는 사람이 꿈 속에서 스스로 깨어날 수 없을 경우, 다른 사람이 '꿈 밖에서' 꿈꾸는 사람을 밀거나 물에 빠트리는 식으로 '킥'을 줘서 깨게 만들기도 합니다.)


1-2. 울고불고 하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금색 장발에 벽안의 소년이 식물이 자란 흔적을 비교하면서 길 위에 뭐가 있었다고 지적하는데, 알고 보니 최근에 읽은 만화 "C.M.B. 박물관 사건목록"이 그대로 투영됐나 봅니다. 그래서인지 짧았고 별로 생각도 안 나요. (그리고 어느 이유에서인지 다시 꿈 전환)


1-3. 이 꿈이 대박인데, 정신을 차려보니 괴생물체들에게 장악당한 연구소 안이었습니다. 사방에는 피와 촉수와 (이하생략)이 가득하고 난장판이었죠.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요? 미친듯이 달려서 달출했습니다. 농담이 아니고, 게임 공략 중에 스피드런speedrun이라고 해서 필수적인 목표만 완료하고 게임을 클리어하는, 일종의 세계 기록 경쟁같은 게 있습니다. (ex.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1 예전 세계 기록) 뭐 꿈이니까 가능했겠지만 진짜로 문 열리자마자 뛰고, 벽에서 촉수가 튀어나오자마자 뛰어넘었다가 다시 뛰고, 계단도 순식간에 빙빙 돌면서 뛰어내려가고... 그렇게 헬리포트에서 대기하던 헬리콥터에 겨우 올라탔는데 거대한 촉수가 튀어나와서 절 낚아채더군요. 이 때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소위 '무심한 듯 시크하게(즉 냉소적으로)' 가운 앞주머니에 꽂혀 있던 메스를 꺼내서 촉수를 휙 자르고 탈출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꿈에서 깼는데, 꿈속에서 하도 달려서 그런지 꿈에서 깨고 보니까 숨을 몰아쉬고 있더군요. 이쯤되면 자각몽이 아니라 가위에 눌렸다고 해야 할지도.


2-1. 이렇게 긴박한 꿈을 꾸고 나니까 갑자기 '이 기회에 밀려 있던 소설을 써 버리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그저께쯤에 이번 달 안으로 끝내야 하는 번역의 초벌을 완료하기도 했고, 그것보다는 격렬한 운동(?)에 의한 감정의 과포화 상태...라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의욕인지 뭔지가 넘쳐흐르는 바람에 개편안을 토대로 코스모폴리턴의 2-3화를 개편했습니다. 하도 오랫동안 멀리하다가 오랜만에 글쓰기를 잡아서인지 쓰고 고치느라 3시간이 걸렸고 다른 회차랑 비교해도 내용이 꽤나 길어졌네요. 일단 만족하기는 하는데, 중간에 감정의 변화에 집중하느라 중언부언해서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쓴 거라서 그런지 가늠이 잘 안 되네요.


2-2. 그래도 언제 쓰나 언제 쓰나 하고 노래만 부르던 걸 날 잡고 해결하니까 기분은 좋습니다. 비록 어디 내놓을 글은 아니고 돈 받고 판다는 생각조차 할 수도 없는 품질입니다만, 그나마 제가 만족하고 숙원을 풀었다는 데에 의의를 두려고 합니다. 이제 이런 마음가짐이 또 사라지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겠죠. 그런 의미에서 2-4 회차는 올해가 가기 전에 써 볼 생각입니다. 어차피 크리스마스 이브나 크리스마스에 만날 사람도 없겠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에 쓰지 않을까 싶네요.


p.s. 이 링크는 차후에 의견을 구하기 위해 남겨두려고 합니다. (어차피 해당 게시판 특성상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삭제되지만요)

Lester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4 댓글

마드리갈

2021-12-23 13:06:57

역시 꿈 속의 세계는 현실의 속박이 통하지 않으니 별별 기묘한 꿈이 나타나는 건가 봐요.

게다가 각성 상태에서 받아들인 것이 랜덤하게 뒤섞이고 재조합되면서 그것들이 원래 있었던 세계와는 다른 별세계가 창조되고...그래서 심리학자들이 꿈을 연구하는 것이겠죠. 그리고 그게 창작욕으로 이어지는 것도 상당부분 개연성이 높게 확보되어 있을 거예요.

전 얼마전에 굉장히 더러운 꿈을 꿔서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으면서, 연초에 꾸었던 기분좋았던 꿈인 예전에 길렀던 개인 여우쥐가 4마리가 되어 재회하는 꿈을 떠올리면서 왼손으로 뒷목을 만지기도 하고 그랬어요.


개편하셨군요, 코스모폴리턴 2-3화를. 그럼 그것도 읽어보고 코멘트할께요.

빠르면 내일부터 가능할 거예요.

Lester

2021-12-23 14:38:14

솔직히 자각몽이라는 게 창작에 도움이 되긴 합니다. 깨어 있을 때 의도적으로 상상의 세계를 구현하려고 하면 일단 눈 앞의 현실이 방해하는데다, 현실성에 대해서 계속 '브레이크'가 걸립니다. 반면 꿈에서는 '어짜피 꿈이니까'라는 전제가 깔려 있는데다, 자각몽이면 (꿈 속이라도) 실제로 겪고 있는 상황이니 '체험'을 통해서 더욱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죠. 하지만 예전 글들에서 썼듯이 제 자각몽은 아예 처음부터 상황을 멋대로 설정하는 건 불가능한지라, 불편한 상황에 던져지면 정말 지옥같기도 합니다.

여우쥐가 4마리로 증식(?)이라... 여러모로 행복하긴 하겠네요. 그러고 보니 전 동물이 나오는 꿈을 꾼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습니다. 보통 자연 아니면 학교 둘 중에 하나였어요. 동물을 접하는 일이 거의 없어서 그런가?


이 댓글을 달기 직전에 2-3을 좀 더 수정했습니다. 내일 읽으신다면 그 추가 수정은 이미 반영되어 있을 테니 두 번 읽으실 일은 없으시겠네요.

SiteOwner

2021-12-29 19:54:22

저도 기묘한 꿈을 하나 꿨습니다.

제 전공은 수의학이 아닌데 꿈 속에서는 수의사가 되어 있었고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꽤 인기있는 동물병원이라서 성업중이었습니다. 그리고 동생도 역시 수의학을 전공한 것이 아닌데 꿈 속에서는 수의과대학을 졸업하여 저의 동물병원에서 같이 일하고 있었습니다. 현실과는 완전히 다르기는 하지만 그래도 꽤 즐거웠던 꿈이라는 게 좋습니다.


역시 꿈이란 창작에 도움이 됩니다. 창작뿐만 아니라 학문의 영역에서도 꿈이 영감을 준 게 있습니다. 이를테면 벤젠의 화학식 같은. 되살아난 창작욕에 격려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개편하신 부분은 저도 읽고 코멘트하겠습니다.

Lester

2022-01-02 00:13:39

의도하신 꿈인지는 모르겠지만 꿈에서라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면 정말 좋긴 하죠. 꿈에서 깼을 때는 얘기가 또 다르겠지만 그건 나중에 따질 일이고... 요즘은 피곤해서 그런 건지 꿈 내용이 생각도 안 나는 경우가 많더군요.


이번 주에 안 좋은 일들이 연달아 터지다보니 약속했던 2-4의 개편은 많이 늦어질 것 같네요. 정신을 가다듬기가 너무 힘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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