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를 번역하면 이렇습니다.
우리들은 치하탄 목숨 귀한줄 모르네
용맹하고 과감하지만 정분은 두텁다네
총원 타라 타라 전차에 타고
세상 저 끝에 라바양은 정말로 있는 걸까
우리들은 치하탄 무서운 것을 모르네
질풍노도지만 눈물에는 약하다네
총원 타라 타라 쇠로 만든 소에 타고
사랑스런 라바양은 어디에 있는 걸까
우리들은 치하탄 공포를 모르네
전광석화라도 낭군님에는 느린
총원 타라 타라 쇠사자에 타고
아직 못 본 라바양 언제 만날 수 있을까
이 곡은 사실 1930년에 발표된 추장의 딸(酋長の娘)이라는 기묘한 제목의 일본의 가요곡.
당대에 발매되었던 SP 음반의 음원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이것이 1930년 발표된 원곡으로 이시다 이치마츠(石田一松, 1902-1956)가 가사와 멜로디를 만들고 오사카난치-토미타야키쿠지(大阪南地・富田屋喜久治)가 불렀습니다. 이것은 이국적인 소재를 다루기는 했지만 일본의 전통기예의 스타일을 거의 답습하고 있습니다. 이 곡은 1929년 창업한 폴리도르(Polydor)의 첫 히트작으로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가사를 번역하면 이렇습니다.
저의 라바양은 추장의 딸
피부색은 검어도 남양에선 미인
적도 바로 아래 마샬군도
야자수 그늘 아래 터벅터벅 춤추네
춤춰라 춤춰라 탁주를 마셔라
내일은 기쁜 인신공양의 축제
어제 해변에서 본 추장의 딸
오늘은 바나나 나무 그늘 아래 춤추네
춤춰라 춤춰라 춤안추는 자에게
누가 시집이나 가겠느냐
이 노래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령 뉴기니(German New Guinea)가 34년의 역사를 마치고 해체되자 일본이 해당 영토의 일부를 할양받아 1922년에 남양청(南洋庁)을 설립하면서 일어난 남양붐에 편성한 것입니다. 그렇게 남양청의 관할하에 편입된 곳은 현재의 마셜제도(Marshall Islands), 팔라우(Palau), 미크로네시아(Micronesia)는 물론 미국령의 사이판(Saipan) 등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사에 등장하는 "라바양" 은 일단은 실존인물에서 유래한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라바양" 의 모티브가 된 인물은 일단 추장의 딸은 맞지만 노래에서 묘사되는 것과는 정반대로 서양식 교육을 받았던 인텔리 여성으로 이자벨이라는 서양식 이름을 쓰고 있었는데다 출신도 미크로네시아. 시대 또한 훨씬 앞서서 이미 1892년에 미크로네시아의 트럭 섬으로 이주한 사업가인 일본인 남성 모리 코벤(森小弁, 1869-1945)과 결혼했고 그 이후 자녀도 꽤 많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즉 노래에 나온 라바양은 실존인물인 이자벨에서 모티브를 딴 것일 뿐 실상은 완전히 다른 것.
이 곡에는 여러 커버곡이 존재하지만 대표적인 것은 이하의 2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1956년에 결성되어 현재도 신멤버가 가담하여 활동을 지속중인 일본의 밴드 더 드리프터즈(ザ・ドリフターズ)의 1971년 발표곡. 이것은 가사가 크게 달라져 있습니다.
1979년에는 치프틴즈 도터 79(Chieftain's Daughter '79)라는 이름으로 리메이크되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일본의 뮤지션 모죠(MOJO)가 원곡의 가사 그대로 캡틴 모죠 그룹(キャプテンモジョグループ) 명의로 발표했습니다.
이 곡을 처음 알았던 게 2008년.
그리고 이렇게 걸즈&판처에서 다시 쓰이다니, 음악의 쓰임새란 역시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제대로 느껴집니다.
다음 시리즈의 키워드는 플로리앙입니다.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목록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교환학생 프로젝트를 구상 중입니다. (250326 소개글 추가)6
|
2025-03-02 | 187 | |
공지 |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
2024-09-06 | 358 | |
공지 |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
2024-03-28 | 214 | |
공지 |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
2024-03-05 | 243 | |
공지 |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616
|
2020-02-20 | 3942 | |
공지 |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2
|
2018-07-02 | 1057 | |
공지 |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2 |
2013-08-14 | 6039 | |
공지 |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
2013-07-08 | 6650 | |
공지 |
오류보고 접수창구107 |
2013-02-25 | 12165 | |
6049 |
개를 좋아하는 사람, 개가 좋아하는 사람
|
2025-04-25 | 12 | |
6048 |
중국의 전기차 제조사 BYD의 수평대향엔진 실용화
|
2025-04-24 | 20 | |
6047 |
"온스당 달러" 는 왜 단속하지 않을까4
|
2025-04-23 | 64 | |
6046 |
파킨슨병 치료가 실용화단계까지 근접
|
2025-04-22 | 27 | |
6045 |
결제수단에 대해 여행중에 느낀 것4
|
2025-04-21 | 43 | |
6044 |
생각해 보면 겪었던 큰 일이 꽤 오래전의 일이었네요
|
2025-04-20 | 28 | |
6043 |
오늘 쓸 글의 주제는 정해지 못한 채로...
|
2025-04-19 | 35 | |
6042 |
이제는 증기기관차도 디지탈제어시대2
|
2025-04-18 | 59 | |
6041 |
이유를 말못하는 개혁과 시장을 이긴다는 망상
|
2025-04-17 | 36 | |
6040 |
판소리풍 화법의 기사를 쓰면 행복할까2
|
2025-04-16 | 41 | |
6039 |
자칭 통일운동가들은 김일성 생일은 잊어버렸는지...2
|
2025-04-15 | 47 | |
6038 |
<죠죠의 기묘한 모험> 7부 <스틸 볼 런>의 애니메이션 제작이 확정7
|
2025-04-14 | 129 | |
6037 |
엑스포 이야기 약간.4
|
2025-04-13 | 90 | |
6036 |
미국의 제조업 천시 마인드는 여전합니다3
|
2025-04-12 | 62 | |
6035 |
트럼프라면 중국에 대해 1000% 관세율을 적용할 듯?7
|
2025-04-11 | 71 | |
6034 |
NHK에서도 애니에 출연하는 성우들이 자주 나오네요
|
2025-04-10 | 45 | |
6033 |
이번주의 피로가 지난 수년간보다 더 크게 느껴지네요2
|
2025-04-09 | 54 | |
6032 |
"자칭 히로스에 료코 용의자 체포" 의 충격2
|
2025-04-08 | 56 | |
6031 |
러시아의 첩보센서는 영국 영해에까지 들어와 있습니다2
|
2025-04-07 | 59 | |
6030 |
적성국보다 동맹국이 나쁘다고 말한 결과2
|
2025-04-06 | 62 |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