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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2022년 들어서는 연락을 주고 받지는 않았습니다만, 일본인 친구에게 한국사정을 이야기해 준 적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 다룰 두 소재 중 하나는 외국어, 특히 사실상의 세계공용어인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 두어야 하는 이유가 된 옛 이야기, 다른 하나는 일본어로 번역한 한국의 속담입니다.
그때 해 준 이야기는 6.25 전쟁 당시에 있었던 비극 이야기.
전시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전국의 어디나 빠짐없이 전투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었고 일상의 삶을 이어가는 곳은 여전히 일상이 이어지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가운데에 결혼식도 있었습니다. 특히 신랑을 자루에다 넣고 두들겨패는 그런 옛 풍습도 잔존해 있었던 시대였습니다. 그런데 미군이나 영국군이 그것을 보고 오해해서 혹시 북한군, 중공군 또는 간첩이라도 잡은 줄 알고 영어로 그 상황을 물었는데 당시 국내에 영어를 하는 사람이 정말 드물었다 보니 그냥 알아듣지 못하는 말의 내용을 모른 채 어디선가 들었던 예스(Yes) 정도만 대답했는데 그 군인들이 자루 속에 든 신랑을 바로 사살한다든지 하는 비극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 이 이야기도 해 주었습니다. 일본의 제28대, 제31대 및 제33대 대장대신 및 제20대 내각총리대신이 되었던 정치가 타카하시 코레키요(高橋是清, 1854-1936)의 일화. 그는 10대 전반에 미국 유학을 떠났는데 사기를 당해서 노예로 팔려가게 되었고 노예생활 도중에 영어를 배워 상황을 겨우 타개할 수 있게 된 뒤에 귀국했습니다. 그런 타카하시 코레키요에게는 만회의 기회라도 있었지만 6.25 전쟁 도중의 그 비극은 되돌릴 수 없었으니...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역시 언어능력은 중요하다는 것을 그 이야기로 전했습니다.
이번에는 한국 속담 하나.
"눈 오는 날에 거지가 빨래한다" 라는 속담을 일본어로 옮겨서 이렇게 말해준 적이 있습니다.
雪の日は物乞いの洗濯日和(유키노 히와 모노고이노 센타쿠비요리)
이 속담을 접한 친구는 이렇게 평했습니다.
천하가 눈으로 덮여 하얀 풍경 속에 고요히 흐르는 하천이 있고 그 하천변에서 거지가 빨래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게 그나마 눈이 오면 약간 덜 추우니까 그들에게는 살만하겠지만 바로 그 모습과 순백의 주변이 대조되어서 그 거지의 비참한 삶이 그려진다고.
그 친구가 사는 오키나와현은 미군부대도 많고 요즘 일본에서의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대유행이 특히 많다 보니 여러모로 걱정이 됩니다. 잘 살고 있기를 기원하고 다시 연락이 될 날을 기다리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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