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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 이라는 부제가 붙은 교향곡 중 존재를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은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1797-1828)의 교향곡 제9번과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 1860-1911)의 교향곡 제1번. 하지만 말러의 음악 자체를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집에 음반이 있긴 하지만 그다지 자주 듣지는 않고 잘 듣는 게 슈베르트의 거인교향곡이죠.
사실 거인교향곡이라고 불리는 것도 약간 미묘한 게, 슈베르트의 이 교향곡의 부제는 같은 조성의 교향곡 제5번에 대해서 "대교향곡" 으로 불린데다 슈베르트 사후에 출판된 악보에서는 독일어 표기가 Symphonie / C Dur / für großes Orchester, 즉 큰 관현악단을 위한 교향곡 C장조라고 되어 있거든요. 하지만 곡을 들어보면 거인의 압도적인 존재감이 느껴지는 웅장함 덕분에 영어 번역제목의 "The Great" 를 거인으로 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거인교향곡이라고 해도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것이 그 거인교향곡 중 주관적으로 손꼽는 1960년의 음원이예요.
독일의 지휘자 오토 클렘페러(Otto Klemperer, 1885-1973)의 지휘로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Philharmonia Orchestra)가 연주한 것. 이것은 영국의 EMI 스튜디오에서 녹음되었어요.
각종 거인이 묘사되는 창작물을 여러가지 감상하다 보니, 왜 거인이라는 존재가 예술에서 빈번하게 묘사되고 또한 언어생활에도 깊이 녹아들어 있는지가 느껴지고 있어요. 그리고, 정말 거인이라는 존재가 눈앞에 나타난다면 무엇이 느껴지고 또 어떻게 반응할지를 상상해 보게 되네요. 확실히 삶의 경험이 쌓이다 보니 느껴지는 것도 전보다 더 넓어지는 게 실감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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