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정호승 시인이 썼던 시 중에 柳寬順?1이라는 제목의 것이 있습니다.
이 시는 "그리운 미친년" 이라는 표현이 유관순 열사의 유족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2013년에 시인 본인이 일간지에 사과문을 게제하고 이 시를 더 이상 자신의 시집에 넣지 않을 것을 다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 사건을 두고 "이 나라의 시는 죽었다" 라는 표현을 써가면서까지 비판하고 있지만, 서술되는 대상에 대해서 관계자들이 불쾌해 하는데다 창작자 자체가 공식폐기를 선언한 이상 이 시는 이제 폐기되었습니다. 물론 창작자의 의도도 전혀 전달되지 않았으니 문학의 기능 면에서도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이 폐기된 시를 인용했다 제대로 역풍을 맞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도 현직 국회의원이.
기사를 보겠습니다.
'그리운 미친년'…희한한 유관순 추모시 공유한 與의원 (2022년 3월 1일 한국경제)
유관순에 ‘그리운 미친X’… 與 이병훈, 논란 일었던 시 올렸다 삭제 (2022년 3월 1일 조선일보)
다른 문학작품을 인용할 때는 그것이 어떻게 읽히고 해석될지를 늘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의도는 전달되지 않거나 왜곡되거나 부정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으로 행해진 것은 자신이 책임져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역풍이 부니까 보좌관 탓을 하는군요. 여기서 좀 발칙한 상상을 해 봅니다. 만일 그의 의도가 제대로 적중해서 지금과 같이 역풍이 불지 않고 도리어 환호를 받게 된다면 그 공은 보좌관의 것으로 돌릴 것인지. 그렇게 할 것도 아니면서 보좌관 탓을 하는 것을 보니 의도는 짐작이 됩니다.
20세기의 끝자락에 천주교계에서 유행했던 "내탓이오(Mea culpa)" 슬로건까지 인용하면 좀 그렇습니다만, 이미 폐기된 시를 인용한 사람은 누구이고 그 보좌관을 고용한 사람은 또 누구인지를 묻고 싶어집니다.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목록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
2024-09-06 | 55 | |
공지 |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
2024-03-28 | 147 | |
공지 |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
2024-03-05 | 159 | |
공지 |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10 |
2023-12-30 | 348 | |
공지 |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612
|
2020-02-20 | 3835 | |
공지 |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2
|
2018-07-02 | 970 | |
공지 |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2 |
2013-08-14 | 5942 | |
공지 |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
2013-07-08 | 6554 | |
공지 |
오류보고 접수창구107 |
2013-02-25 | 11060 | |
5830 |
장수의학의 발전에 주목받는 동물에 대해 간단히
|
2024-09-20 | 10 | |
5829 |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라는 담론이 이렇게 표면화되었습니다
|
2024-09-19 | 12 | |
5828 |
무선호출기가 화제가 된 레바논의 동시다발 폭발사건4
|
2024-09-18 | 36 | |
5827 |
평온히 추석이 끝나가는 중에 2033년 문제2
|
2024-09-17 | 25 | |
5826 |
의외로 친숙한 페르시아어 어휘와 러시아2
|
2024-09-16 | 27 | |
5825 |
"시골" 이나 "경향(京郷)" 에서 느껴지는 거부감2
|
2024-09-15 | 28 | |
5824 |
멕시코의 판사직선제가 초래할 것들2
|
2024-09-14 | 31 | |
5823 |
당장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마당에 여름 날씨라니...4
|
2024-09-13 | 43 | |
5822 |
생각보니 어제가 9.11 23주기였습니다.8
|
2024-09-12 | 128 | |
5821 |
다른 언어로 접하는 사안에서 느껴지는 기묘한 감각
|
2024-09-11 | 45 | |
5820 |
9월에 섭씨 35도(=화씨 95도)의 더위
|
2024-09-10 | 47 | |
5819 |
제대로 시작도 못하고 망한 게임들 소식3
|
2024-09-09 | 94 | |
5818 |
관심사의 도약, 이번에는 양 사육에 대해서 간단히2
|
2024-09-08 | 52 | |
5817 |
이런저런 이야기4
|
2024-09-07 | 70 | |
5816 |
최근에 봤던 기묘한 고양이 이야기4
|
2024-09-07 | 69 | |
5815 |
츠미프라, 츠미프라4
|
2024-09-05 | 81 | |
5814 |
늦더워 속에서 생각난 지난 겨울의 축복의 말2
|
2024-09-05 | 57 | |
5813 |
여행해 오면서 후회한 것 2가지4
|
2024-09-04 | 73 | |
5812 |
양궁 말고 10연패를 달성한 종목이 있다?2
|
2024-09-03 | 64 |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