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근위(近衛)" 라는 어휘에 대해 조금

마드리갈, 2022-04-19 23:06:12

조회 수
129

일본어를 공부할 때 상당히 신기하게 여겼던 것에 근위(近衛)라는 어휘가 있어요.

이것의 일본어 발음은 한자를 보면 "킨에이" 같이 보이지만 언제나 "코노에(このえ)" 가 되어요. 사실 "킨에이(きんえい)" 로 발음되는 단어 중에 문제의 근위와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것이 있어요. 그것은 금위(禁衛). 근위든 금위든 둘 다 군주의 신변을 지키는 군사력이라는 의미로 쓰이긴 하지만 읽는 방법이 상당히 다르다는 게 눈길이 가고 있어요.


사실 문제의 "코노에" 발음은 원래 고대일본어에서는 발음이 달랐다고 하죠.

고대의 발음은 "콘에(こんえ)" 였다는데 이것이 발음이 변해서 오늘날에는 "코노에" 로 정착했다고 하고, 고대의 일본의 관청 중에 "코노에후(近衛府, このえふ)" 로 명명된 근위병 운영조직도 있었다고 하니 문제의 "코노에" 발음은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유지되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어요.


과거의 소련군 및 현재의 러시아군에도 근위 칭호를 받는 군대가 있다고 하죠. 러시아어로 그바르찌야(Гвардия)라고 부르는 것들. 그런데 반드시 국가원수의 신변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제정러시아 시대의 전통에 따라 최정예부대라는 찬사의 의미로 주어지는 것이기도 하고, 2016년에 새로이 조직된 러시아의 내무군조직인 국가근위대(Росгвардия)처럼 대통령 경호, 국경경비, 테러리즘이나 조직범죄 등에의 대처를 담당하는 러시아 대통령 직속의 준군사조직의 위상을 가진 것도 있는 등 이름과 실제가 반드시 일치하는 건 아니라는 게 드러나고 있어요.


이런 일도 있었어요.

자세한 것은 이하의 기사를 참조해 보세요.

Putin honors brigade accused of war crimes in Bucha, 2022년 4월 19일 The Washington Post 기사, 영어


블라디미르 푸틴(Владимир Путин, 1952년생) 러시아 대통령이 바로 어제 제64차량화여단을 제64근위차량화여단으로 명명했어요.

문제는 그 부대가 러시아 대통령의 찬사에서처럼 용기, 인내 및 불굴의 영웅집단인 것도 아니고 조국수호도 국익보전에도 활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21세기 들어 유럽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집단학살인 부차 학살의 주범 중의 하나가 문제의 그 부대.

대체 무엇을 어떻게 정의하면 학살 등의 전쟁범죄를 저지른 집단이 찬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근위라는 어휘의 의미와는 더욱 멀어지는 것만은 확실하게 보이고 있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22-04-22 00:12:14

학살을 저지르는 부대가 근위부대... 제가 한자는 모르지만 근위라는 단어는 "가까이서 중요인물을 지킨다"는 의미라고 생각하는데 맞죠?
러시아에서 저 부대를 근위부대로 정했다면... 러시아에서는 근위라는 단어의 의미가 다르거나, 아니면 그냥 세상이 잘못 돌아가고 있는 거 같네요.?

마드리갈

2022-04-22 00:45:20

그렇죠. 근위의 원래 의미는 가까이에서 중요인물을 지키는 것. 그리고 근위대에는 주군을 위해 목숨을 던질 수 있는 절대적인 충성심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투력이 요구되는 것인데, 러시아에서의 근위의 의미는 아주 심하게 왜곡된 것이죠. 과연 그게 얼마나 오래 갈 수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잘못되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도 없어요.

북한에도 근위 칭호가 부여된 군부대가 있어요. 6.25 전쟁 때 남침의 주력이었던 부대들이 그렇게 근위 칭호를 받았죠. 이렇게 나쁜 역사가 참 오래도 이어지고 있어요.

Board Menu

목록

Page 1 / 292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 new
SiteOwner 2024-09-06 55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 update
SiteOwner 2024-03-28 147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159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48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2
  • update
마드리갈 2020-02-20 3835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970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942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54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1060
5830

장수의학의 발전에 주목받는 동물에 대해 간단히

  • new
SiteOwner 2024-09-20 9
5829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라는 담론이 이렇게 표면화되었습니다

  • new
SiteOwner 2024-09-19 10
5828

무선호출기가 화제가 된 레바논의 동시다발 폭발사건

4
  • new
SiteOwner 2024-09-18 33
5827

평온히 추석이 끝나가는 중에 2033년 문제

2
  • new
SiteOwner 2024-09-17 25
5826

의외로 친숙한 페르시아어 어휘와 러시아

2
  • new
SiteOwner 2024-09-16 27
5825

"시골" 이나 "경향(京郷)" 에서 느껴지는 거부감

2
  • new
마드리갈 2024-09-15 28
5824

멕시코의 판사직선제가 초래할 것들

2
  • new
마드리갈 2024-09-14 31
5823

당장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마당에 여름 날씨라니...

4
  • new
마드리갈 2024-09-13 43
5822

생각보니 어제가 9.11 23주기였습니다.

8
  • new
Lester 2024-09-12 128
5821

다른 언어로 접하는 사안에서 느껴지는 기묘한 감각

  • new
SiteOwner 2024-09-11 45
5820

9월에 섭씨 35도(=화씨 95도)의 더위

  • new
SiteOwner 2024-09-10 47
5819

제대로 시작도 못하고 망한 게임들 소식

3
  • file
  • new
대왕고래 2024-09-09 94
5818

관심사의 도약, 이번에는 양 사육에 대해서 간단히

2
  • new
마드리갈 2024-09-08 52
5817

이런저런 이야기

4
  • new
국내산라이츄 2024-09-07 70
5816

최근에 봤던 기묘한 고양이 이야기

4
  • new
마드리갈 2024-09-07 69
5815

츠미프라, 츠미프라

4
  • file
  • new
마키 2024-09-05 81
5814

늦더워 속에서 생각난 지난 겨울의 축복의 말

2
  • new
마드리갈 2024-09-05 57
5813

여행해 오면서 후회한 것 2가지

4
  • new
SiteOwner 2024-09-04 73
5812

양궁 말고 10연패를 달성한 종목이 있다?

2
  • new
시어하트어택 2024-09-03 64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