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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수사대] 외전 20. 어서오세요, 메피스토 상담실에

국내산라이츄, 2022-05-16 00:50:17

조회 수
119

ID: Faust_0oXlehzW
Title: 시험 성적때문에 고민이예요.
시험 성적이 생각보다 잘 나오지 않아서 고민이예요. 항상 열심히 공부하는데도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꼭 진학하고 싶은 대학교가 있어서 노력중인데, 매번 안타깝게 등급컷에 들지 못 하고 있습니다. 기를 쓰고 해봐도 안 되네요...

ID: Mephisto
Title: [RE] 시험 성적때문에 고민이예요.
굳이 성적에 목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목표가 있으시다고 하니 몇 가지 도움이 될 만한 어드바이스를 드리겠습니다. 첫번째로, 자주 틀리는 유형의 문제가 있다면 오답 노트를 만들어서 해당 문제를 틀리게 된 원인을 분석하고 복기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두번째로, 길을 갈 때는 달리기를 할 수도 있고, 걸을 수도 있고, 차나 자전거를 탈 수도 있지요? 여유가 있다면 그런 것처럼 당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서 공부해보시길 바랍니다.

당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원하는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ID: Faust_lB3fUoPW
Title: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죠?
안녕하세요, 메피스토 씨. 저에게는 사귄 지 2년정도 된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본가는 가깝지만 여자친구는 지방에 있는 대학을 다니고 있어 매일 만날 수는 없고, 주말에 제가 내려가거나 여자친구가 올라와서 데이트를 합니다.

최근 여자친구의 연락이 뜸해진 것 같습니다. 핸드폰을 숨기려고 하고, 저와 있을 때 전화나 문자가 오면 뭔가를 숨기듯 나가서 전화를 받습니다. 만나자고 해도 바쁘다고 회피하고, 만나도 저에 집중하기보다는 다른 곳에 집중하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정말 바람을 피는 게 맞는거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여자친구에게 보증금으로 2천만원을 빌려주었는데, 돈은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ID: Mephisto
Title: [RE]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죠?
아직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여자친구에게 이전처럼 자연스럽게 대하면서 확실한 증거부터 수집하시는 게 좋습니다. 여자친구가 계시는 곳 주변에 지인이 있다면 지인을 통해서 알아보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상대가 바람을 피우는 것이 맞다는 전제하에, 상대는 당신과 다른 남자(편의상 바람남이라고 하겠습니다만) 사이를 저울질하고 있을겁니다. 어느쪽이 더 잘생겼는가, 어느쪽이 더 마음이 가느냐일 수도 있고 물질적인 측면에서 저울질 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쪽이든 상대가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고 먼저 이별을 선언할 수도 있지만, 끝까지 숨기다가 비굴해질 수도 있습니다.

보통 당신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비굴해진다는 건 당신과 바람남 사이에서 저울질했을 때 어느 측면에서든 당신이 바람남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물질적인 측면이건 심적인 측면에서건, 당신이 더 우위에 있다면 그녀는 당신을 붙잡기 위해 온갖 달콤한 말을 하겠지만 말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신뢰가 깨져버린 관계는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으니까요.

돈을 빌려줬다는 증거가 있으면 변호사와 상담해서 받을 수는 있을겁니다. 보증금의 경우 월세를 내지 않으면 월세만큼의 액수를 보증금에서 제한다는 것은 알아두세요.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받는 돈의 액수가 적어지는 것은 아닙니다만.

ID: Faust_letSvkUn
Title: 직장 선배때문에 힘듭니다...
직장에 사수가 한 명 있는데, 힘든 일은 다 저에게 떠넘겨놓고 나중에 공은 자기가 다 가로채는데 정말 미치겠습니다. 마음같아서는 증거 다 모아뒀다가 그만두면서 폭로하고 싶은 심정이예요. 회사에서도 평판이 되게 안 좋은데, 본인만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ID; Mephisto
Title: [RE] 직장 선배때문에 힘듭니다...
어딜 가나 그런 사람은 있기 때문에 대처를 잘 하셔야 합니다. 그나마 파우스트씨가 다니고 있는 회사의 경우 파우스트씨를 괴롭히는 선배라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도 평판이 좋지 않아 대처하기 용이한 편입니다.

다른 요인이 있어서 이직을 하실 생각이라면 이직 자리를 알아보시고 그만두시면서 폭로하고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군요. 이직을 고려하는 요인이 그 선배때문이라면, 장담하건대 그 선배는 당신보다 먼저 나가게 될 겁니다.

업무 중에서도 분명 쉬운 일과 어려운 일이 있을테고, 어려운 일은 말 그대로 난이도는 어렵지만 일을 해결하면서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그런 기회를 전부 날려버리거나 잔꾀를 부리게 되면, 제대로 배우지 못 하게 됩니다. 그렇다 보면 나중에는 파우스트씨가 직급이 더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어딜 가든 사람과 사람 문제가 제일 힘들지요.

ID: Faust_DYUbGxRW
Title: 회사에 다니는 것이 힘듭니다.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만, 일도 어렵고 친하게 지내고 있는 사람도 없어서 힘듭니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힘든 게 있어도 얘기를 할 사람이 없어요. 점심도 혼자 먹고 있지만, 아무도 제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밥은 먹는지 신경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크게 아파서 며칠 쉬었을 때도 저에게 몸은 좀 어떠냐고 물어봤던 사람은 손에 꼽고요.

그만두게 되면 언제 또 직장에 다니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ID; Mephisto
Title: [RE] 회사에 다니는 것이 힘듭니다.
파우스트씨의 글을 읽었을 때는 일단 퇴사하고 잠깐 쉬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금전적인 걱정때문에 계속 다니다간 파우스트씨의 정신건강이 악화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희로애락을 나눌 사람이 있을 때는 고난을 겪더라도 무게가 줄어드는데, 파우스트씨는 주변에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거기다가 파우스트씨가 어떤 상태이건 관심을 가지지도 않고 물어봐주는 사람들이라면, 억지로 다가간다고 해서 좋을 것 없어 보입니다.

언제 다니게 될 지 모른다 하더라도, 파우스트씨가 일할 의사가 있다면 직장은 다시 구할 수 있습니다. 보다 더 좋은 곳으로 갈 수도 있지요.

ID: Faust_vAab5nes
Title: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저에게는 만난 지 1년이 조금 안 된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저를 배려해주고 다정다감한 성격을 가진데다가,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어서 마음이 가기 시작했고, 제가 먼저 고백한 다음 사귀게 되었지만...

사귀고 나니 뭔가 켕기는 게 있어 알아봤고,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거짓말이라는 게 들통났습니다. 고급차가 있다고 했던 것과 달리 차도 가지고 있지 않고, 세무사라고 했었지만 세무사 공부중인 상황이고, 집이 부잣집이고 아버님이 건물주라고 했지만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저는 이 사람을 더 이상 믿을 수가 없어서 헤어지고 싶은데, 남자친구는 너도 결국 내 돈을 보고 만난거냐고 하며 저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ID: Mephisto
Title: [RE]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싶습니다.
파우스트씨의 남자친구가 헛소문을 내기 전에 파우스트씨가 공통된 지인에게 먼저 알리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소개로 만난거라면 남자친구를 소개해 준 사람에게 말씀드리는 것도 좋고, 입이 가벼운 사람이 있다면 저에게 질문 주셨던 내용으로 상담하고 싶다고 접근해서 말씀하시는 것 만으로도 순식간에 일파만파 퍼질 것입니다.

이미 신뢰가 깨져버린 관계는 억지로 잇는다고 해도 언젠가 끊어지게 마련입니다. 실을 끊었다가 다시 잇게 되면 매듭이 생기는 것처럼 말이지요. 남자친구분이 그 사실을 모른다면 이번 일을 계기로 체감하셨으면 좋겠군요.

그걸 알면서도 일부러 그러는거라면, 그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상황도 본인이 책임질겁니다.

ID: Faust_ogzqQmxt
Title: 친구가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교 3학년입니다.

같은 반에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말수도 줄어들고 계속 혼자 있으려고 하는겁니다. 무엇때문에 힘든지는 말해주지도 않고요.

하루는 우연히 핸드폰을 봤는데, 자살 관련된 검색어가 있었어요. 그 때 이게 뭐냐고 물었을 때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둘러대긴 했는데, 뭔가 불안합니다...

ID: Mephisto
Title: [RE] 친구가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의외로, 힘들어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듯 하다가도 자기 얘기를 하거나, 요청하지도 않은 조언을 해 오히려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아마 친구가 파우스트씨에게 얘기하지 못한 건, 타인에게 얘기할 수 없는 사정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에 상담실이 있다면 그 쪽을 방문해보는 것을 권해보세요.

ID: Faust_Lac7fQEv
Title: 친한 동료가 스토킹을 당했습니다.
저는 몇달 전 퇴사했고, 친한 동료도 그 뒤로 한달쯤 후에 퇴사했습니다. 그 뒤로도 간간이 연락은 하고 있었는데, 글쎄 그 사람이 퇴사한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업무 관련으로 연락을 한다는거예요. 그래서 업무 관련 매뉴얼은 남기고 왔느냐고 물었더니, 매뉴얼도 다 작성하고 왔다고 했습니다. 제가 중간중간 봤는데, 경력이 아예 없는 사람이 오더라도 조금만 알아보면 바로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세하게 썼더라고요. 그런데도 계속 연락이 와서, 상당히 힘들어했어요.

그 분도 직장을 새로 구하셨으니 이제 연락은 안 받는게 좋겠다고, 수신차단을 권했더니 집까지 찾아와서 난리를 치고 갔다네요. 주소는 이력서에 적혀있는 것을 보고 알아낸 듯 합니다. 그 분 말로는 꼭두새벽부터 경찰을 불렀다고 하네요...

이게 말이 되나요? 어떻게 인수인계를 해줬음에도 대표라는 사람이 이럴 수가 있죠?

ID: Mephisto
Title: [RE] 친한 동료가 스토킹을 당했습니다.
스토킹... 그러니까 대표라는 사람이 동료분을 계속해서 찾아오는 게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면, 괴담수사대나 고키부리 사무실로 찾아가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경찰에 신고한다고 하더라도 직접적으로 피해자가 물리적인 상해를 입지 않는 이상 법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으니까요.

인수인계를 해 줬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명목으로 퇴사한 사람을 괴롭히는 걸 보면, 대표라는 사람 인성이 어떨지 짐작이 가는군요. 이력서에 기재하는 주소는 회사에서 지원자의 거주지까지 대략적으로 얼마나 걸리는지와 어느 곳에서 사는 지를 표시하기 위한 목적이지, 수틀리면 보고 찾아가라고 있는 게 아닙니다.

ID: Faust_KCPRxWNR
Title: 왜 나쁜 녀석들은 벌을 받아야 하는걸까요?
왜 나쁜 사람들에게 벌을 줘야 하는거죠? 나쁜 사람들이 세상을 어지럽히면 저희는 오히려 좋은데.

ID: Mephisto
Title: [RE] 왜 나쁜 녀석들은 벌을 받아야 하는걸까요?
질문의 내용을 보아하니, 당신은 인간이 아닌 듯 하군요.

나쁜 사람들에게 벌을 준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당신도 재미있기 위해서 그 사람이 했던 걸 똑같이 따라하면서 괴롭힌다고 생각해보세요.

ID: Faust_dpzqb6zL
Title: 친구가 많아야 좋은걸까요?
저는 친구가 많지는 않지만 절친한 친구 몇 명이 있습니다. 다들 희로애략을 함께 해 온 오랜 친구죠. 그런데 이 얘기를 들은 직장 동료가 '친구가 적은 걸 보면 주임님도 인생 헛사셨네요'라고 하면서, 자기는 친구만 3~400명은 된다고 자랑을 하더라고요. 그 자리에서 다른 사람들이 한 소리 하긴 했지만...

친구가 없다고 이런 말을 들어야 하는건가요?

ID: Mephisto
Title: [RE] 친구가 많아야 좋은걸까요?
타인의 인생을 단순히 그 사람이 친구가 많은가, 적은가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 당장은 친구가 많더라도 그 사람이 힘들 때 절교당할 수도 있습니다. 친구라고는 하지만 자기가 불리할 것 같은 상황이 되면 손을 털어버리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오히려 친구가 많다는 이유로 파우스트씨에게 그런 얘기를 한 직장 동료야 말로 인생 헛사신 것 같네요.?

국내산라이츄

엄마가 고지고 아빠가 성원숭인데 동생이 블레이범인 라이츄. 이집안 뭐야 

4 댓글

마드리갈

2022-05-16 22:18:25

메피스토 상담실의 메피스토의 존재가 어떠한지 알 길은 없지만, 그래도 존재 자체만으로도 참 든든해지네요.

게다가 제시하는 솔루션 또한 매우 난해하거나 어지간해서는 찾을 수 없는 그런 게 아니라, 기본에 충실하고 또한 정론인 것. 이런 것도 좋아요. 각종 고전에 나오는 지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옛날 것, 다 아는 것 운운하며 무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게 정론이 아닌 것은 그들의 경험을 통해 매우 아프게 다가오기 마련이죠.


마지막 문장이 참 마음에 들어요. 제가 위기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이 어쩔 수 없음을 탓하며 조용히 뒷걸음질치고 결국 멀어져 버린 "친구" 의 사례도 있었다 보니.

국내산라이츄

2022-05-17 00:17:22

메피스토 상담소의 메피스토는 괴테의 파우스트에 등장한 그 메피스토펠레스입니다. 메피스토 상담소의 질문자 아이디(Faust_랜덤 아이디)와 질문자를 지칭하는 말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마드리갈

2022-05-17 19:58:08

그렇죠. 그 파우스트의 메피스토텔레스에서 유래한.

제 의도는 그것이었어요. 그 상담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메피스토의 정체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다면 어떻게 생각할까에 대한 것이었어요. 정론이 옳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작 그렇게 정론을 항상 조리있게 말하는 사람은 그리 흔하지 않다 보니까요.

SiteOwner

2022-05-22 13:41:57

메피스토 상담실은 이렇게 운영되는군요.

그리고, 상담의 내용을 읽어 보니 1943년 이후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어왔던 Ask Ann Landers가 생각나기도 해서 반갑기도 합니다. 초기의 Ask Ann Landers를 담당한 에피 레더러(Eppie Lederer, 1918-2002)는 이미 20년 전에 고인이 되었습니다만...

이렇게 소개해 주신 메피스토 상담실도 그리고 Ask Ann Landers도, 말해야 할 사안에 대해서는 철저히 단호한 것이 마음에 듭니다. 바로 이런 것이 상담의 본분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메피스토 상담실의 운영자는 메피스토는 현실의 에피 레더러와는 달리 수백년 이상이라도 활동가능하겠군요. 얼마나 많은 게 쌓일지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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