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개인의 취향은 그 개인의 차원에서만 볼 때는 대체로 일관성이 강해요. 비유로 설명하자면 이런 것이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불쾌한 소음에 특히 민감하다든지,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스포츠에 관심이 많다든지 등등. 하지만 그렇게 예측가능한 것과는 크게 다른 취향을 가질 수도 있고, 취미활동 또한 그러해요. 이번에는 그런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좀 늘어놓아 볼까 해요.
저는 자극적인 음식을 그다지 즐기지 않아요.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터라 선호하는 것들도 대체로 자극이 적은 것들을 찾는데다 후각이 매우 민감하다 보니 상당히 쉽게 반응하기도 하죠. 하지만 예외가 두 가지 있어요. 마파두부와 홍어요리만큼은 상당히 좋아하고 잘 먹기도 하죠. 두 가지 다 올해에는 먹는 빈도가 크게 줄긴 했지만 일단 작년까지는 자주 먹었어요. 특히 홍어회는 집안의 특정 기념일에는 날이면 꼭 먹는데다 상반기가 끝날 무렵부터 그런 날이 많이 오니까 앞으로는 먹을 기회가 늘겠지만요.
홍어를 좋아해도 냉장고 내에 홍어냄새가 배는 건 역시 곤란하니까 구매할 때는 소포장으로 구매해서 냉장고 안에 오래 두지 않도록 하고 있어요.
스포츠에도 아주 열광적인 것은 아니고, 좋아하는 스포츠 중에는 야구가 포함되어 있어요. 야구야 향유층이 넓은 대표적인 대중적인 스포츠이다 보니 제가 야구팬인 것은 그리 별나지는 않지만, 야구 이외에 특히 좋아하는 스포츠로는 일본의 투기종목인 스모(相撲)가 있어요. 애니를 볼 때 선택의 중요 기준 중의 하나가 키비쥬얼일 정도로 미형의 캐릭터를 선호하는데다 투기종목에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 저의 성향을 감안할 때 스모를 좋아하는 것은 정말 신기한 일이 아닐 수가 없어요. 그것도 연간 1회 15일 연속으로 6회에 걸쳐 개최되는 스모의 정기대회인 바쇼(場所)의 경우 매일 경기 중계방송을 볼 수는 없더라도 NHK 뉴스를 통해 1부리그인 마쿠노우치(幕内)의 경기결과 정도는 항상 숙지하고 있어요. 게다가 중계방송을 볼 여유가 있으면 그냥 보는 수준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승패가 갈렸는지를 나타내는 키마리테(決まり手)를 맞추기도 하죠. 대체로 키마리테를 맞추는 정확도는 아직은 75% 정도지만요.
요즘은 좋아하는 타입의 선수는 없고, 좋아하는 선수는 제가 태어나기도 한참 전부터 현역에 있었고 전성기를 맞이했던, "울프맨" 으로도 불린 제58대 요코즈나(横綱) 치요노후지 미츠구(千代の富士貢, 1955-2016). 183cm로 운동선수 치고는 그다지 큰 키는 아니지만 군살이 적은 근육질의 체형에 빠른 스모를 구사한 선수로, 과거의 명경기에 대해서는 유튜브에서 찾아보고 있기도 해요.
애니의 경우 일상물, 학원물이나 연애물을 선호하고, 연애요소는 필수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아요. 이미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키비쥬얼을 선택의 주요기준으로 하죠. 보통 여자캐릭터들은 대체로 미형으로 묘사되긴 한데 남자캐릭터가 미형이 아닌 경우는 취향에 맞지 않다 보니 캐릭터의 외모가 성별에 관계없이 미형으로 다듬어진 쪽을 선호해요. 그렇다고 해도 한동안 이세계, 판타지, 배틀 등은 거의 선호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꽤 보게 되네요.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죠죠의 기묘한 모험.
죠죠의 기묘한 모험 3부의 주인공 쿠죠 죠타로에 대한 인상이 처음에는 과히 좋지만은 않았어요. 하지만 스모를 좋아하고 특히 좋아하는 스모 선수가 치요노후지 미츠구인 점에서 거부감이 크게 낮아졌어요.
여러분께는 어떤 의외의 취향이나 취미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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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마키
2022-05-20 23:20:45
스스로도 생각하는거지만 색감취향이 은근히 극단적이더라구요.
좋아하는 색을 크게 3가지 분야로 나누면 흑백의 모노톤 컬러, 양극단에 있는 인쇄용 삼원색인 시안 마젠타 옐로의 쨍한 원색 색감, 그 중간 즈음의 파스텔 톤 계통의 색도 좋아하네요.
예로는 일본의 현용 경찰차 도색을 따온 기동경찰 패트레이버의 주역기인 AV98 잉그램 이라던가, 옛날 니세코이 바탕화면의 심볼 컬러는 시안의 채도를 50% 정도 낮춰서 연한 파랑으로 적용한 색이었고, 산리오나 스밋코구라시 쪽의 따뜻한 파스텔 컬러도 좋아해요.
캐릭터 취향 쪽으로는 오드아이를 좋아하는 덕에 자작 캐릭터를 만들면 열의 일곱 쯤은 오드아이 였고, 건담 프라모델도 어느샌가 오드아이 커스텀으로 칠하는게 버릇이 되었네요. 지금은 아예 의학용어인 헤테로크로미아(heterochromia)를 비틀어서 쿠로미야 헤테로(?宮 ヘテロ) 라는 이름으로 자작 캐릭터에 쓰기도 하구요.
마드리갈
2022-05-21 16:14:48
극단적인 색감취향에서는 저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요. 사실 저 또한 그렇고, 저는 취미생활의 영역뿐만 아니라 학생 때 만들던 각종 과제자료나 개인 데이터베이스에도 선명한 색채를 자주 쓰고 있어요. 사물의 형태와 색 중에서 색을 더 먼저 인식하다 보니 그렇게 하는 편이 보다 시인성이 좋고 능률이 오르거든요.
마키님의 오드아이 선호는 역시 재미있어요. 게다가 헤테로크로미아를 변형한 이름인 쿠로미야 헤테로에서는 정말 감탄했어요. 그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애정이 깊다는 증거일 거예요.
저는 선호하는 여성캐릭터가 대체로 장신의 직장여성 캐릭터. 이를테면 사랑과 선거와 초콜렛의 시노노메 하즈키, 미루타이츠의 오쿠즈미 유이코, 힘내라 동기쨩의 오쿠즈미 마이코 같은, 많은 경우 정장차림이고 흔히 말하는 어른의 매력이 있는. 이에는 고등학생이지만 소설가로서도 활동하는 캐릭터인 시원찮은 그녀를 위한 육성방법의 카스미가오카 우타하, 대학원생 캐릭터인 이과가 사랑에 빠졌기에 증명해 보았다의 히무로 아야메 등도 해당되어요. 그런데 그와는 별개로 갸루 캐릭터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죠. 그래서 캐릭터설정에 갸루 캐릭터는 꼭 1명 들어가기도 해요. 현재 쓰고 있는 소설인 코마키 린 시리즈에도 등장할 예정에 있어요(코마키 린 시리즈 - 주변인물 일람 및 약력 참조). 아직 누가 갸루 캐릭터인지는 밝혀놓지 않았지만요.
실제로 갸루 스타일을 해 본 적은 없지만 청소년기를 같이 보냈던 롱헤어 치와와인 여우쥐의 이미지가 갸루를 연상시키는 것도 있다 보니, 비슷한 이미지의 캐릭터로서 가르쳐줘 갸루코쨩의 갸루코, 첫 갸루의 야메 유카나,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걸즈의 죠가사키 미카, 그 비스크돌은 사랑을 한다의 키타가와 마린 등을 좋아하는 것으로도 이어지고 있어요.
Lester
2022-05-21 17:23:18
짧게는 작년부터, 길게는 몇 년 전부터 취향에 급격한 변화가 생기긴 했네요.
?- 언제부턴가 매운 음식을 선호하게 됐습니다. (신라면, 짬뽕, 떡볶이 등. 다만 마라탕 등 작정하고 매운 것들은 못 먹어요)
?- 원래 좋아하는 색은 초록색이었는데, 요새는 보라색(혹은 자청색) 계열이 미치도록 끌립니다. 충동구매이긴 하지만 티셔츠도 틈날 때마다 입을 작정으로 보라색으로 두세개 샀어요.
?- 머리를 금발로 염색했습니다. 상경하기 직전에 살짝 갈색으로 염색하긴 했지만 그게 티도 별로 안 나고 질린다 싶어서, 이것도 작정하고 한 번 금발(살짝 짙은 바닐라색, 아마 이 정도)로 물들였네요. 저답지 않게 과감한 처사이긴 했지만 그래도 재미없게 반복되는 일상에서 가끔 기분 좋게 만들어 주더군요.
반면 스포츠나 애니에 관해서는 전혀 변화가 없는 상태입니다. 애니는 (청력이 안 좋아서 자막판을 선호하는 것도 있긴 하지만) 가면 갈수록 그 애니가 그 애니(특히 미소녀 범람 및 주제의 패턴화) 같아서 별로입니다. 차라리 원작격인 만화를 찾아서 읽는 게 더 느긋하고 집중이 잘 되네요. 아마 그래서 소위 모에 계열의 여캐는 잘 못 만드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접해본 경험이 있어야 비슷하게 따라가기라도 하지...
마드리갈
2022-05-21 21:24:37
선호하는 음식, 색이 달라진다든지, 염색으로 새로운 모발색을 택하신 등의 변화가 있었군요.
확실히 보라색은 매우 특별하죠. 게다가 금발도 그러하고...세계에 둘도 없는 사람이 자신인만큼 개성을 추구하는 것은 좋은 거예요. 그러다 보면 일반적이지 않은 것을 추구할 수도 있고 기존의 입장과 다른 입장을 취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그런데 애니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르네요. 사실 말씀하신 조류와는 크게 다른 것도 최근작에 꽤 있다 보니 말이죠. 대표적인 것으로는 여름 눈 랑데뷰, 백곰카페, 바라카몬, 우동나라의 황금색 털뭉치,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 히노마루 스모, 빈란드 사가, 닥터 스톤, 요괴아파트의 우아한 일상, 학원 베이비시터즈, 91 데이즈, 감옥학원, 데아이몬, 파티피플 공명, 히로인 되는 자, 스파이패밀리 등의 것들도 있어요. 특히 91 데이즈는 금주법 시대의 미국의 마피아 이야기인데다 캐릭터의 대부분이 남성이라서 말씀하신 조류와는 전혀 다르고 주제 또한 별개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