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하소연성 글이 될 수도 있겠지만 혼자만 담아둘 수는 없어서 여기에라도 올려 봅니다.
며칠 전에, 민원 일을 보던 중 어느 분이 방문을 했습니다. 해당 일을 처리하려면 서류가 구비되어야 하는데, 그 중에 미비된 게 몇 개 있어서 그 자리에서는 처리하기 힘들다고 하고 돌려보내려고 했죠. 그런데 갑자기 그 분이 목소리를 높여서는 '여기 문자메시지에 그런 서류가 없는데 왜 안 해주냐'라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법에 따라서 그런 서류는 다 받게 되어 있다고 해도 소용없었습니다. '어디 서류가 써 있느냐. 거기서 조회해서 다 하라' 그런 식으로 나오니, 저도 해당 법조문을 보여드리고 했지만 들은 척도 안 하니, 방도가 없었죠.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 목소리만 높이고, 저는 설명을 함에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다른 직원들이 도와 주고 나서야 거기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보니까 그 사람은 심지어 공무원이었더군요. 지자체 소속의.
그 사건으로 인해서 몇 가지 생각해 본 게 있습니다.
우선 진상은 자기가 진상인 줄 모른다는 것. 제가 서류가 미비하다고 하는 시점에서 멈췄으면 그러려니 했을 겁니다. 거기서 자신에게 과실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해달라'라고만 했으니, 진상이 괜히 진상이 아닌 겁니다. 그리고 그 사람 자신도 공무원이었으면서 법령에 따른 업무 진행 대신에 소위 '빠른 길'을 요구했지요. 거기서 제 '공무원이나 공무원 출신은 비교적 예의바르고 관련 사항도 숙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깨졌고요. 또 제가 진상 같은 행위를 한 적은 없나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저도 텔레마케터들이 업무 시간 중 전화를 걸어 오면 목소리부터 높였던 적이 있었다가, 언제부턴가 정중하게 전화를 끊게 되었으니까요.
휴가 중이라도 이렇게 글을 쓰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짧게라도 썼습니다.?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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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마드리갈
2022-08-29 22:51:11
공무원 출신으로 그 내부사정을 잘 알고 그걸 노려서 일부러 공무원 괴롭히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는데, 시어하트어택님께서 목격하신 문제의 인물도 그런 사람으로 보이네요. 그리고 그렇게 무례한 사람들은 자신의 무례함은 전혀 모르고 그게 자신의 정당한 권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지배적이기도 해요.
사실 그런 사람을 침묵시키는 데에는 설득도 무용지물이예요. 경찰이 나타났을 경우 경찰 앞에서도 그렇게 당당할 수는 없으니까요.
시어하트어택
2022-08-31 20:32:57
일종의 격언처럼 여겨지던 '손님은 왕이다' 같은 말은 정작 그 말이 나온 곳에서는 이미 폐기된 지 오래입니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그런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남아 있는 모양입니다. 갑질하는 사람들이 한번만 더 생각해 본다면, 저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겠죠. 참으로, 고객다운 고객만이 대접받을 가치가 있는 겁니다.
SiteOwner
2022-08-31 23:10:44
그 상황에서 설득까지 하시려 했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제 경우에는 그 경우는 경찰을 부르던지 하긴 해도 원칙적으로 직접 돕지는 않습니다. 예전에 군복무 때 겪은 일이 계기가 되어서 그렇습니다. 객차 내의 어떤 노인이 현역군인들이 좌석에 앉아간다고 그들을 막 때리고 행패를 부리는 일이 일어났고, 당시의 저는 휴가중으로 사복을 입고 있어서 화를 면한 적이 있었습니다. 말을 듣고 이전에 그냥 겉으로 보이는 것을 근거로 행패를 부리는 사람은 통상의 방법으로 절대로 막을 수가 없다는 것도 그때 알았습니다.
시어하트어택
2022-09-04 23:03:05
저도 확실히 깨달았죠. 그런 종류의 진상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요. 사실 전에도 몇 번 이런 유형의 사람들을 본 적은 있었습니다만 몸으로 이렇게 처절하게 느낀 건 처음이다 보니, 그래서 더 잊혀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