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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애니를 이해하는 나름대로의 방식

마드리갈, 2022-10-04 16:42:26

조회 수
119

저의 애니 취향은 대체로 현실세계 기반의 러브코미디가 주종이긴 해요. 그것 말고도 좋아하는 것으로는 연애요소가 전혀 없거나 있더라도 스토리라인의 중심을 차지하지 못하고 부수적인 차원에 머무르는 것도 있긴 해요. 그리고 원래는 이세계를 배경으로 한 애니는 반감도 없지만 딱히 호감도 없었다가 요즘에는 비중이 좀 늘고 있기도 해요.

이런 저에게 이세계 애니를 이해하는 나름대로의 방식이 있어요. 이세계에 등장하는 각종 장치를 경제사적으로 이해하는 것. 그걸 조금 풀어서 써 볼께요.


일단 모험가 시스템.

사실 조직의 운영에는 계속 비용이 들기 마련이죠. 필요한 시설이나 기자재의 구비라든지 필요한 인원의 고용이라든지.

게다가 이세계의 경우 대체로 사회의 발전수준이 현실세계의 전근대사회 수준에 오컬트의 영역이 첨가된 형태라서 기술수준도 경제의 규모도 모두 현실세계의 레벨에는 결코 미치지 못하죠. 그러니 조직의 운영에 필요한 비용이 확보될만큼의 유효수요가 발생하기도 힘들거나 아예 창출되지 못하는 것이죠. 이 상황에서 비용 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모험가 시스템이죠. 정보거점을 개설해 놓고 거기서 각종 의뢰가 거래되도록 하면 고위험 고수익을 바라는 모험가는 그 거점에서 의뢰정보를 입수하여 성공보수를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그런 것을 바라지 않는 사람들은 각자의 신분이나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따라 다른 업종에 종사한다든지 하는 것이죠.


그리고 동업자조합인 길드(Guild) 시스템을 생각해 볼 필요도 있어요.

사실 정보가 없이는 답이 없어요. 정보화사회인 현대사회의 경우는 물론이고, 전근대사회인데다 인간의 능력으로는 극복이 극히 곤란하거나 불가능한 위험이 여기저기에 도사리고 있는 이세계의 경우라도 결코 다르지만은 않아요. 이 경우 동업자조합인 길드가 있으면 정보의 수집, 축적, 분석, 전파 등에 여러모로 유리하죠. 물론 동업자들의 모임이다 보니 각 길드원들은 경쟁자의 관계이긴 하지만, 활동영역이나 능력 등이 다양하다 보니 자신이 갖추지 못한 것을 길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더욱 크니까 길드가 합리적인 선택의 결과라는 것이 보이죠.

물론 길드 자체가 실패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세계약국의 경우처럼 약국길드의 회원들이 경영부진을 최연소 궁정약사 팔마 드 메디시스의 이세계약국 및 체인점의 활약에만 돌리고 이견을 제시한 회원을 내쫓은 한편 그의 약국에 테러를 가한 등의 추태를 부리지만, 그 쫓겨난 사람은 팔마 드 메디시스가 새로이 만든 약국길드에 합류하여 새벽약국이라는 이름의 체인점을 내는 것으로 그 횡포를 극복하게 되죠.


주점이나 여관 또한 매우 중요한 시스템이죠.

사람은 먹고 자야 하죠. 그러니 주점도 여관도 이 기능에 충실하고 또한 수요가 꾸준히 확보되는 시설이기도 하죠.

또한 여기서는 여러 정보가 교류되기 쉬워요. 게다가 모험가 시스템이나 길드 시스템처럼 고수준의 진입장벽이 있는 것과는 달리 식사와 숙박은 연령에 관계없이 해야 하는 것이다 보니까요. 여러 사람들이 식사를 하는 주점은 사람들의 대화에서 뜻하지 않게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또 누군가의 헛소리에도 휘둘릴 수 있는 양날의 칼이긴 하지만...

실제로 미국의 골드러시 시대에 정말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은 금광을 찾아나선 모험가보다 그들을 따라다니면서 온갖 장사를 했던 사람들이라고 하죠. 모험가에게는 식사와 숙소와 의복과 도구가 필요하고 그렇게 채굴된 금의 취급을 위해서는 역시 제련, 은행, 수송 등의 여러 산업도 수반되어야 하니까요.


이렇게 조금 풀어서 써 봤어요.

여러분들이 이세계 애니를 감상하실 때에는 어떤 점에 주목하고 계시나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Lester

2022-10-05 17:16:24

사실 말씀하신 요소들은 이세계를 다루는 장르라면 애니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작품에서 등장하는 거의 기본기인지라 더 엿볼 것이 없긴 합니다. 오히려 해당 요소들의 체계화 수준을 토대로 이쪽 작품의 세계관은 가볍다/무겁다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는 것 같네요. 그리고 전자의 경우 그 모자란 부분을 캐릭터성을 극대화시켜서 메꾸는 측면이 있는데, 이마저도 대부분 비슷비슷한 경우가 적지 않고.


그래서 저는 이세계물 혹은 판타지의 경우 말씀하신 세부요소보다는 세계관 그 자체의 특징이나 차이점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당 세계관에서 가장 큰 문제(혹은 위험요소)는 무엇인가, 이에 대한 개개인의 판단이나 여론은 어떠한가, 주인공 일행의 특징이나 개성 및 직업군은 무엇이며 세계관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지는가 등등... 그래서 저는 세계관 그 자체로도 연구할 가치가 있는 만화 "베르세르크"나 게임 "블라스퍼머스Blasphemous" 같은 작품들을 좋아하나 봅니다.

마드리갈

2022-10-06 17:21:39

역시 관점은 다양하네요. 전 아무래도 전공이 사회과학계열인데다 사회시스템을 비용의 문제에서 접근하는 게 많다 보니 역시 경제사적인 접근이 익숙한 건가 싶네요.

레스터님께서는 그 자체의 특징을 중점으로 작중 내부사항을 관찰하는 경향을 지니시는군요. 역시 그렇게 보는 것도 좋죠. 저도 그렇게 보는 경우가 많지만 이세계물에서는 딱히 중시하지 않고 현실세계에 기반한 창작물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경향이 보다 강하다 보니까 그 점에서는 확실히 다르다고 할 수 있겠어요.


블라스퍼머스에 대해 찾아봤어요. 스페인에서 만든 게임이군요.

끔찍한 장면에 대한 내성은 여전히 부족하지만, 스페인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확실히 관심이 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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