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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에 쓴 "마약", "핵" 등의 수식어에의 경계 제하의 글에서 지적했던 것이 있습니다.
경솔하기 짝없는 수식어인 "마약" 이라는 어휘는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요즘 들어서 특히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하면 높은 확률로 마약이 연관되어 있다 보니 그 어휘는 더욱 더 꺼려집니다. 그리고 이제 제도적으로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오늘의 이 기사가 바로 그 사안을 다루고 있습니다.

식품의약안전처가 식품 등의 명칭에 사행심을 조장하거나 음란한 표현으로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는 행위에 더해 마약 등의 유해물질에 대한 표현의 사용도 포함시켜 규제할 것을 추진중입니다. 이미 특허청이 2018년부터 상표등록에 각종 마약류의 명칭이 포함된 상표에 대해 등록거절을 하고는 있지만 상호는 사업자등록만 하면 자유로이 쓸 수 있다 보니 규제 밖에 있었습니다. 2022년 9월말 기준 영업중인 일반음식점 중에서 상호에 "마약" 이 든 식당이 199개소로, 가벼이 볼 문제가 아닙니다. 다른 곳도 사용한다, 교체비용이 든다, 홍보용 표현이다 등등은 모두 이유가 못됩니다. 애초에 그런 표현을 쓰는 자체가 문제인 건 인식에도 없다는 것일까요.

사실 문제의 어휘는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서 이렇게 퇴출 수순을 밟는다는데, 사실 성인인 저에게도 이 표현은 거부감이 듭니다. 그리고 그런 수식어가 들어간 상호의 음식점을 이용하거나 그런 이름의 음식을 사 먹어 본 적은 아예 없습니다.

만시지탄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규제가 추진되는 건 천만다행입니다.
이런 것을 그냥 놔두면 앞으로는 온갖 욕설 마케팅도 범람할 것입니다. 기우라고 하기에는 이미 한때 전국적으로 유행했지만 요즘에는 거의 보기 힘들어진 조개구이 전문점이라는 사례가 있습니다. 생각나는 상호만 하더라도 조까네, 조까삼 등 욕설 "좆까" 와 발음이 비슷한 것들 투성이입니다. 그리고 그것 말고도 아주 맛있다는 말을 속되게 표현한 "존나 맛있다" 를 줄이고 또 살을 덧붙인 "존맛탱" 이라는 말은 아예 언론에도 그대로 또는 JMT라는 표현으로 등장할 수준입니다. 그러니 경계를 안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런 뉴스도 있습니다.

프랑스의 파리 시내에 "존맛탱" 이라는 간판을 단 식당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표현의 어원이 어떤지를 물으면 과연 솔직하게 답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마구잡이로 선을 넘는 상황에 식품의약안전처의 규제 추진이 반갑게 느껴집니다.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22-10-24 01:11:12

생각해보니 음식 이름에 마약이 붙는 건 부정적으로 생각했어야 하는 사안인데, 다들 엄청 무관심했죠.

뒤늦더라도 제제를 가하는 건 좋은 자세라고 생각해요.

SiteOwner

2022-10-27 22:22:22

언어의 과잉과 오용에 이제라도 신경을 쓰게 되어서 천만다행입니다.

이전에 유행했던 "살인미소" 라는 표현도 상당히 껄끄러웠는데 그것에 대한 제대로 된 비판의 목소리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폭주하여 결국 마약이라는 문구가 버젓이 쓰이게 되었습니다. 이것조차도 비판하지 않으면 다음에는 무슨 끔찍한 표현이 나올지 모르는 일입니다.


담배에 모자이크 같은 거 하지 말고 이런 문제의 시정에 더욱 주력해 주었으면 하고 바랄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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