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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하다 보니 문득 드는 생각.

시어하트어택, 2022-12-28 23:13:52

조회 수
197

이전에 오너님의 글에 댓글로 제가 읽던 <신양반사회>라는 책에서 보인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사고방식이 현재 586의 사고방식과 매우 유사하다는 내용을 게재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책에 이어서 지금 읽고 있는 <사림, 조선의 586(이다미디어, 2021)>에서는 사림파와 586의 사상과 행태의 유사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기억나는 것만 해도, 명분론에 대한 집착과 그로 인한 실무에 대한 무지, 도통과 민족주의, 그리고 거기서 파생되는 계보에 대한집착, 겉과 속이 다름, 서원과 시민단체, 군자-소인론과 선악 이분법 등이 있습니다. 특히 전까지는 훈구파는 대지주, 사림파는 중소지주 정도로 알고 있었지만 사실 두 세력의 출신은 별 차이가 없었고, 사림파 출신의 유희춘이 복권 이후 재물에 집착하는 모습은 나름대로 충격적이었습니다. 거기에다가 조광조의 군자론 때문에 국방을 그르치게 되는 것까지 보니, 그림이 또 하나가 그려지더군요.


그렇다면 왜 계보에 집착하게 되는 것인지 의문을 품던 중, 어느 블로그의 포스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낭만적 민족주의란 무엇일까? 그리고 왜 나쁠까?


물론 이 포스팅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하나의 실마리는 되겠죠. 그리고 왜 지금의 586이 '민족'에 집착하고 북한이 그렇게 도발함에도 '유화적인' 태도를 유지하려 하고, 일본은 현실적으로는 중국에 함께 대처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자꾸만 반일 기조를 유지하려 드는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보니 2019년의 일본 상품 불매운동과 17세기의 북벌론도 은근히 겹쳐 보이더군요.


또 책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점이 있으면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6 댓글

SiteOwner

2022-12-29 17:38:30

말씀하신 것은 예전에 썼던 그 글이군요. 가짜뉴스, 스토킹, 테러 및 불복의 정치 제하의.


역시 조선의 사림과 현대의 586은 상당히 비슷합니다.

현대의 586의 행태 중에는 이런 게 있습니다. 제 대학생활 때에는 없어진 풍속입니다만 수도권 주변의 흔히 말하는 MT촌에서는 흔히 말하는 명문대에 다니는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에게 학생증을 보여주면서 섹스를 요구하는 경우도 간간이 있었습니다. 대학가는 물론 사회가 전반적으로 서열의식이 강하게 잔존하고 있다 보니 그런 요구에 응하는 여학생들도 꽤 많았다고 하지요. 그것은 나중에 1996년의 한총련 주도의 연세대 사태에서는 고립된 한총련 구성원들이 여학생들에게 남학생 간부들에게 "성적 봉사" 를 강요하는 일로도 이어집니다. 이런 식으로 욕망에 아주 충실하면서 늘 이미지는 "행동하는 양심" 내지는 "불의에 맞서는 용기로운 청년" 등으로 포장되었고 1996년 상반기까지는 이런 이미지에 대한 이의제기 자체가 금기로 여겨졌습니다. 대학 첫 학기 때 그들을 비판했던 저는 당연히 반동분자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연세대 사태 및 그 다음해인 1997년 한양대에서 일어난 납치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난 이후에는 그런 운동권들을 최소한 반대하지는 않거나 애국하는 방식이 다르다면서 옹호하는 목소리는 나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는 1996년 상반기 당시에 저를 비난하던 사람들을 찾아가서 "지금은 왜 옹호 안하느냐. 당신들의 신념은 이것뿐이었나?" 라고 일갈했고 그들은 아무 대답도 못했습니다.


이야기할 게 많다 보니 코멘트를 분할해야겠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마드리갈

2022-12-30 00:47:00

낭만적 민족주의에 대해 소개해 주신 포스트에서 노래 한 곡이 생각났어요.

Was ist des Deutschen Vaterland? 라는 제목의 독일어 가사의 노래. 제목의 의미는 "독일인의 조국은 무엇인가?" 로 번역되어요. 이 노래는 1813년에 독일의 역사학자이자 문인인 에른스트 모리츠 아른트(Ernst Moritz Arndt, 1769-1860)가 발표한 시를 가사로 채택하여 구스타프 라이하르트(Gustav Reichardt, 1797-1884)가 작곡한 노래로 19세기 전반의 대독일주의에 대한 열망을 나타내고 있어요. 바로 이것이 그 노래.



음원에는 빠져 있지만 상당히 심각한 성격의 가사가 있어요.

이게 그 문제의 가사.


Das ist des Deutschen Vaterland, - 그것이야말로 독일인의 조국,
Wo Zorn vertilgt den welschen Tand, - 분노가 외국인 쓰레기를 쓸어내는 곳,
Wo jeder Franzmann heißet Feind, - 모든 프랑스인들이 적으로 불리는 곳,
Wo jeder Deutsche heißet Freund. - 모든 독일인들이 친구로 불리는 곳,
Das soll es sein! das soll es sein! - 그래야 한다, 그래야 한다!!
Das ganze Deutschland soll es sein! - 독일 전체가 온전히 그래야 한다!!


대학생 때 저런 자들을 본 게 참 많았죠.

이건 나중에 링크를 추가해 둘께요.

Lester

2022-12-30 10:26:53

그냥 미국을 배제할 합당한 이유가 도저히 없으니까 민족에 의지하는 것이죠. 사실 북한도 북한이지만 현재 중국이 더 심하다고 봅니다. 특히 중국은 이웃 나라의 문화를 집어삼키면서까지 중국 민족으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이 대놓고 보이니까요. 실제로 이를 바탕으로 중국의 사고방식을 생각해보면 "'어쨌든' 뭉쳐야 미국을 이길 수 있다" 외에는 명확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보통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면 당근과 채찍을 같이 쓰는 편인데 채찍만 휘두르는 거죠. 내밀 당근 자체가 없고, 있어도 자기들끼리 먹어야 하니까요. 낭만식 민족주의가 십중팔구 독재로 이어지는 게 그 증거라고 봅니다.


또한 북한과 중국이 똑같이 미국을 욕하는 것도 미국이 그 '단일민족'에서 가장 벗어난 국가여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 하면 바로 나오는 표현이 '민족의 용광로'이며, 이런 여러 민족의 융합성 때문에 민주주의가 굉장히 발전한 측면도 있으니까요. 실제로 '단일'이라는 표현 자체에 "단 하나로 되어 있음. 다른 것이 섞여 있지 않음. (표준국어대사전)"이라는 뜻이 들어 있더군요. 결국 다원성을 뜻하는 민주와는 태생적으로 상극인 것입니다.


과거 김용옥이 "차이나는 도올"에서 중국 공산당에 대해 강의할 때 "다당제보다 때로는 일당제가 민주적일 수도 있어"라고 말하자 미국 유학을 다녀온 조승연(+알베르토)이 굉장히 충격받은 표정을 짓는 장면들(링크)을 본 적이 있습니다. 비단 중국만이 아니라 '단일민족' 내지 '독재'가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다시금 깨닫는 계기가 된 것 같네요.

마드리갈

2022-12-31 16:19:51

그러면 링크를 좀 소개할께요.


우선은 제가 쓴 글.


참 나쁜 사람들의 헛된 망상...음모론과 괴담을 무기 삼으면서 표현의 자유에 숨는 비열한 자들에 대한 비판.

존경하지 못할 사람...북한의 무장간첩이 애국통일열사로 추앙받는 현실.

이런 정당이 있다면 어떨까요...이 글은 대학생 때 봤던 운동권들의 모습을 투영한 정당에 대한 것.

현충원의 인공기...남북화해 운운하면서 이루어진 이상한 사건에 대한 것.

대학생 때 보았던 어떤 학생의 논리...대학생 때 수업시간 중의 토론회에서 일어났던 일.

대학생 때 봤던 어떤 사람들의 자기모순...망중한에 대한 무조건적인 마타도어를 일삼는 자들이 초래한 이율배반.

누군가가 꿈꾸었던 세계...운동권, 페미니스트 등등의 기만적인 사정에 대한 종합정리.

생활권 내에서 만났던 공산주의자들에의 기억...대학생 때 공산주의자를 표방하던 사람들의 구체적인 발언 소개.


그리고, 오늘 읽은 기사 중 상당히 좋은 것이 있으니까 이것도 소개해 두려구요.

캐나다 맥매스터대학의 송재윤 교수가 조선일보에 연재하는 칼럼인 송재윤의 슬픈 중국 시리즈. 이번에 소개하는 건 제60회예요.

중국, 아직도 마르크스를 떠받드는 이유는?, 2022년 12월 31일 조선일보 기사

SiteOwner

2022-12-31 21:11:35

운동권들이 왜 그렇게 재물에 집착하는지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재물에 집착하는 것 자체는 인간의 당연한 본성 중의 하나이고 운동권들도 인간이다 보니 그것을 그 자체로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욕망충족을 정치적으로 하려는 것. 타인의 욕망은 억압하고 자신의 욕망은 극한적으로 추구하고, 그리고 경제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듭니다. 그런데 사회가 그들의 그런 부당한 요구를 들어줄 하등의 이유가 없지요. 그래서 강탈하든지 강탈할 수 없으면 파괴해 버리는 등의 비합법전술을 구사하거나 대학가에 빌붙어서 매학기 시작마다 교내에서 주점을 열거나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사람들을 명예훼손 소송으로 어떻게 하려는 등의 합법전술을 구사하거나 정권을 잡아서 과거의 비행을 합리화려는 반합법전술을 구사하거나.

그리고, 정상적인 경로로의 취업이 막힌 운동권들 중에는 학원업에 진출하거나 해서 선동기술을 잘 확용한다든지 신재생에너지 붐을 타고 태양광발전 관련사업으로 돈을 끌어담는다든지 등등 이런 게 있습니다.


그들은 자본주의 체제를 파괴해야 한다고 믿고 대한민국은 정통성 없는 괴뢰반동국가라고 그렇게 떠들지만 그렇게 자본주의의 돈을 갈구하고 대한민국의 제도에 집착합니다. 이런 모순이 바로 정치적으로 재물을 뜯어내기 위해서 그들이 벌이는 온갖 전술에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시어하트어택

2023-01-08 20:12:31

오너님과 마드리갈님, 레스터님이 잘 지적해 주셨듯 운동권의 말과 행동에서 모순점을 상당히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선악 이분법, 조선시대의 군자-소인론과 상당히 닿아 있죠. 자신들은 군자당, 혹은 정의이니, 흠결이 어느 정도 있는 건 용인될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러다 보니 모순적인 행태가 계속 발생하는 거고요.


동양철학자 임건순이 지적했듯, '서로를 소인으로 보고 인정하는 사회'에서는 그런 게 덜합니다. 나도 소인, 너도 소인이니, 자연히 명분론에서 탈피할 수밖에 없는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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