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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가 준비될 동안, 남은 참가자들을 위한 아침이 준비되었다. 아침으로 온 것은 도시락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도시락 용기 하나와 둥근 일회용 용기 하나였다.
"한 사람당 네모난 도시락 하나, 둥근 거 아나씩 가져가. "
용기를 건네받고 뚜껑을 열어보니, 안에는 도시락 전문점에서 종종 봤던 반찬들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둥근 통에는 흑미밥이 들어있었다. 흔한 도시락이군, 생각하며 수저의 포장을 뜯고 아침 식사를 한다.
"라운드가 계속될수록 메뉴가 고급져간다 했는데... 이번에는 평범한 도시락이네요. "
"그러게요... "
식사를 마친 인원들은 쓰레기를 갈무리한 다음, 대회에 참가할 준비를 했다.
"총 한 정이랑 총알까지 받은 다음 저 쪽으로 가면 돼. "
진행 인원들은 사람들에게 총과 방호복을 나눠주었다. 방호복에는 카드 문양과 숫자가 쓰여있었다. 방호복을 주섬주섬 입은 사람들은 같이 지급받은 헬멧을 쓰고, 대회장으로 올라갔다.
"네, 여러분- 오늘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판데모니움 로열의 제 4라운드는 War입니다. 그럼 오늘의 참가자분들을 모셔보겠습니다! "
진행 요원의 지시에 따라 대회장으로 나가보니, 마치 서바이벌 게임장에서 볼 법한 필드가 펼쳐져 있었다. 필드 위에는 토끼 귀가 달린 둥근 구체가 군데군데 떠 있었다. 예전에는 동아리 동기놈들이랑 종종 서바이벌 게임을 하곤 했었지, 그는 잠깐 감상에 빠져 있었다.
"오늘의 게임 역시 시청자 참여형 게임입니다. 참가자 중 12명이 남을때까지 이번 게임을 진행할 예정이니, 부디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
군데군데 어딘가 사람과 비슷했지만 다른 참가자들이 보였다. 아마도, 시청자라는 건 이 사람들을 얘기하는거겠지.
"매 라운드마다, 카드의 문양이나 숫자가 표시될겁니다. 여러분들은 그 문양이나 숫자가 쓰여 있는 사람을 쏘면 되는 굉장히 간단한 게임입니다. 총알 한 발당 1점씩 점수가 부여되게 되고, 맞은 사람들은 1점씩 감점되게 됩니다. 그럼, 이번 라운드의 타겟을 정하기 전에 특별한 방호복을 입은 분들의 선언 시간이 있겠습니다. "
특별한 방호복이라니, 뭘 말하는거지? 어안이 벙벙한 그의 곁으로 구체 하나가 날아왔다.
"무늬와 숫자, 아무거나 얘기해봐. "
"엑? "
"너, 방호복에 조커라고 쓰여있잖아? 그건 특별한 방호복이라는 얘기야. "
"스페이드 에이스. "
"좋아, 이번 조커는 스페이드 에이스.잘 기억해두라고.? "
그의 방호복에 쓰였던 글자가 스페이드 에이스로 바뀌었다.
"이번 라운드의 타겟은- 클럽! 그럼 여러분, 지금부터 5분동안 도망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움직여주세요! "
전광판에 무늬가 표시되고 째깍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지자, 사람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클럽... 클럽이라... "
"참, 특별한 방호복에 대해 알려줘야 할 게 하나 있으니 움직이면서 듣도록. 너는 매 라운드마다 카드의 무늬와 숫자를 바꿀 수 있지만, 특정 무늬나 숫자를 공격하려면 숫자나 무늬가 일치해야 해. 안 그러면, 네가 감점이야. "
"그게 무슨... "
"요컨대, 너는 지금 라운드에서 클럽 에이스만 공격할 수 있다는 얘기지. 곧 시작한다. "
예전에 동아리 동기들과 서바이벌 게임장에서 하던 대로, 그는 근처 풀숲에 숨었다. 이번 라운드에는 공격을 당할 일이 없었기때문에 주변 상황을 살펴볼 심산이었다.
'보자...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있나... '
세트장은 꽤 그럴듯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나무도 실제 나무였고, 풀숲이나 나뭇가지들도 전부 실제였다. 세트장 치고는 꽤 정교하게 만들었다, 그는 생각했다.
-탕
어디선가 총성이 들렸다. 하지만 이번 라운드에서는 최소한, 본인을 타겟으로 할 이유가 없다. 그는 조심스럽게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있는 지 확인했다.
'저 쪽에 한 명 있군. '
멀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빨간 글씨인 걸 보면 하트나 다이아겠군, 그는 생각했다. 곧 그는, 조심스럽게 이동하기 위해 주변에 있는 나뭇잎과 나뭇가지를 그러모아 위장을 시작했다.
-제 1라운드가 종료되었습니다. 전체 참가자 중 6명이 참가했습니다.
라운드가 끝나고, 그에게 무전기로 통신이 들어왔다.
"네, 여보세요. "
"라운드가 끝났으니, 무늬를 변경할 시간이야. 어떤 걸로 할래? "
"다이아 7. "
곧이어 전광판에, 숫자 7이 표시되었다.
'이런... '
그는 최대한 방호복에 있는 글자가 보이지 않게 하면서, 다른 구역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탕
어디선가 또 다시 총성이 들려온다. 아마도, 그의 근처였던 듯 했다.
'서둘러서 안전한 곳으로 가야겠어. '
덤불에 숨어서 이동하던 그는, 멀지 않은 곳에서 방호복을 입은 사람을 발견했다. 등에 있는 것은, 자신과 똑같은 7 다이아였다. 그는 총을 겨눈 다음, 누군가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탕
무언가가 뒤를 돌아 소리가 난 방향을 확인하자, 그는 재빨리 몸을 낮췄다.
'같은 무늬여서 다행이군. '
이론상 세 번 같은 사람을 쏘면 될 것도 같지만, 총알을 전부 사용하면 탈락이다. 아쉽지만 그는 헬멧 위로 올려둔 나뭇가지 뭉치를 잡고 나무 뒤로 움직였다.
-제 2라운드가 종료되었습니다. 전체 참가자 중...
라운드가 끝났음을 알리는 방송과 함께, 또 다시 무전이 왔다.
"네, 여보세요. "
"무늬를 변경할 시간이다. 이번에는 어떤 걸로 할래? "
"클럽 Q. "
곧이어 전광판에 스페이드가 표시되자, 그는 나무 뒤에서 나와 움직였다.
'스페이드 Q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
주변 지역을 둘러보던 그는, 멀리서 사람 그림자를 발견했다. 그대로 근처 덤불에 숨어서 망원경으로 방호복을 확인했지만, 아쉽게도 그가 찾는 카드는 아니었다. 그는 멀리서 보이는 사람 그림자를 피해 근처에 있는 낡은 오두막으로 들어갔다.
'휴,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생각보다 힘들다... '
이제 예전같지 않네, 그렇게 생각하면서 한숨 돌릴 무렵이었다.
-탕
등 뒤에서 총소리가 났다.
"??"
"뭐, 뭐야, 스페이드였잖아! "
그가 뒤를 돌아봤을 때, 젊은 남자가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
"아, 안돼, 이러면 이번 라운드에 탈락인데... "
-제 3라운드가 종료되었습니다. 전체 참가자 중...
라운드가 종료되었다는 안내 방송이 울리자, 어디선가 진행 요원이 나타나 양쪽에서 그를 잡았다. 그는 도망치려고 했지만, 끝내 울부짖으며 끌려갔다.
"이번 라운드에서 시청자를 제외한 전체 참가자 중 13명이 탈락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게임은 여기서 종료하겠습니다. "
게임이 종료되었음을 알리는 방송과 함께, 남은 참가자들은 또 다시 밑으로 내려갔다.
"오, 오빠...? 오빠는? 오빠는 어디 있어요? "
밑으로 내려갔던 그가 본 것은, 반쯤 정신이 나간 채 울면서 누군가를 찾는 젊은 여자였다. 저번 라운드에서도 본 적 있었던 기억이 났다. 어딘가 낯이 익었던 그녀는, 저저번 경기에서 남자친구와 같은 팀이 되었다고 좋아했던 커플 중 여자였다. 아마도, 남자는 이번 라운드에서 탈락한 듯 했다.
'저런. '
누군가 진정시켜주겠지, 그는 울부짖는 그녀를 뒤로 하고 숙소를 확인했다.
"응? 이제 각방인가요? "
"인원이 많이 줄어서, 1인 1실로 정해졌습니다. 다음 라운드까지 편히 쉬세요. "
그가 방에 들어가고 한참동안, 남자친구를 잃은 자의 울음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엄마가 고지고 아빠가 성원숭인데 동생이 블레이범인 라이츄. 이집안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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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마드리갈
2023-01-30 14:53:06
진짜 전쟁 그 자체네요. 그리고, 생각해 보면 주최측의 경기운영이 현명하다는 게 느껴져요. 어차피 참가자 모두 이미 죽은 자들인데다 그들의 죄목 자체가 동정받을 여지없는 것이고, 참가자들이 서로에 대해서 벌이는 각축전으로 알아서 줄어들어 주는 것이니까요. 그런 자들에게 사실 호화로운 식사를 지급해야 할 의무도 없죠.
남자친구를 잃은 여자가 서럽게 울어도 연민의 마음은 전혀...국내산라이츄
2023-01-30 23:21:25
초기에는 식사가 갈수록 호화로웠었는데, 게임을 진행하다 보니 중반부에 아는 사람이랑 싸웠거나 여러가지 이유로 식사를 잘 하지 않는 사람이 생겨서 중반부 식사는 퀄리티가 약간 떨어집니다. 아울러 아침은 전원이 의무적으로 먹어야 하지만 중반부에는 원하는 사람에 한해 저녁을 간단한 식사로 대체하거나 거를 수 있게 됩니다.?
SiteOwner
2023-02-12 16:19:46
"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전쟁은 당신에 관심이 있다." 라는 러시아의 속담이 이렇게 잘 드러나는군요. 누군가를 사냥감 삼았던 사람들이 상황의 일변으로 사냥감이 되는 이것이야말로 지옥일 것입니다. 그래도 연민의 감정은 들지 않습니다. 그들이 선택한 길이었다 보니 이제 와서 누가 누구를 탓할지...
다음 라운드는 더욱 끔찍해지겠지요. 어떤 게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