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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 목재수출국 하면 어떤 나라가 떠오르나요?
대체로 면적이 넓은 국가들을 떠올릴 것이고 열대지방의 국가 아니면 냉대-한대지방의 국가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워요. 그러나 그 상식이 반드시 사실에 부합하는 것만은 아니예요.
국제연합(UN) 산하의 식량농업기구(FAO)에서 요약해 둔 통계자료를 보면 의외의 국가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어요.
Forest product statistics, 식량농업기구 자료, 영어
2020년 기준의 각종 목재 및 가공품 수출 상위국가를 부문별로 정리하면 이렇게 되어요.
연료
- 에스와티니 (9%)
-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9%)
- 프랑스 (9%)
- 크로아티아 (8%)
- 라트비아 (8%)
- 스페인 (7%)
- 네덜란드 (5%)
- 리투아니아 (5%)
- 남아프리카 (5%)
산업용 통나무
- 뉴질랜드 (16%)
- 체코 (14%)
- 러시아 (12%)
- 독일 (9%)
- 미국 (5%)
- 캐나다 (4%)
- 호주 (4%)
- 폴란드 (3%)
- 노르웨이 (3%)
숯
- 인도네시아 (16%)
- 미얀마 (9%)
- 나미비아 (7%)
- 폴란드 (6%)
- 우크라이나 (5%)
- 멕시코 (4%)
- 나이지리아 (4%)
- 베트남 (4%)
- 인도 (4%)
- 쿠바 (4%)
- 파라과이 (3%)
- 필리핀 (3%)
- 벨기에 (3%)
목재펠렛 및 각종 집성물
- 미국 (23%)
- 베트남 (11%)
- 캐나다 (10%)
- 러시아 (8%)
- 라트비아 (8%)
- 덴마크 (3%)
- 에스토니아 (3%)
- 오스트리아 (3%)
- 독일 (3%)
각재
- 러시아 (21%)
- 캐나다 (17%)
- 스웨덴 (9%)
- 캐나다 (7%)
- 핀란드 (5%)
- 오스트리아 (4%)
- 미국 (4%)
- 벨라루스 (3%)
합판
- 베트남 (19%)
- 러시아 (12%)
- 캐나다 (11%)
- 중국 (9%)
- 가봉 (5%)
- 미국 (4%)
- 브라질 (4%)
- 우크라이나 (3%)
- 태국 (3%)
판재
- 중국 (14%)
- 캐나다 (8%)
- 러시아 (7%)
- 독일 (7%)
- 태국 (7%)
- 브라질 (4%)
- 벨라루스 (4%)
- 폴란드 (4%)
- 인도네시아 (4%)
- 오스트리아 (3%)
- 프랑스 (3%)
- 루마니아 (3%)
- 벨기에 (3%)
- 터키 (3%)
펄프
- 브라질 (25%)
- 캐나다 (14%)
- 미국 (11%)
- 인도네시아 (8%)
- 칠레 (7%)
- 핀란드 (6%)
- 스웨덴 (6%)
- 우루과이 (4%)
- 러시아 (4%)
재생지
- 미국 (32%)
- 영국 (9%)
- 일본 (7%)
- 프랑스 (5%)
- 네덜란드 (5%)
- 독일 (5%)
- 이탈리아 (4%)
- 캐나다 (3%)
- 벨기에 (3%)
종이 및 골판지
- 독일 (12%)
- 미국 (9%)
- 스웨덴 (8%)
- 핀란드 (7%)
- 캐나다 (5%)
- 인도네시아 (5%)
- 중국 (4%)
- 오스트리아 (3%)
- 러시아 (3%)
- 벨기에 (3%)
- 프랑스 (3%)
- 이탈리아 (3%)
이렇게 요약된 결과, 어떤가요?
제품군별로 수출상위권 국가가 각각이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어요.
그리고 면적이 좁은 국가라도 여기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이 드러남은 물론 재생지는 선진국들의 독무대인데다 종이 및 골판지 분야에서도 선진국들이 꽤나 강하다는 것도 드러나고 있어요.
그리고 또 눈여겨볼만한 것이 한국의 부재.
우리나라의 고도성장기를 이끈 산업 중에는 목재산업도 있었죠. 그러나 이제는 어느 품목에서도 우리나라가 상위를 차지하는 일이 없게 되었어요. 수입국의 지위에서는 산업용 통나무, 숯, 목재펠렛 및 각종 집성물, 판재 및 펄프 분야에서 상위권이지만...
여러모로 생각해 볼 게 많네요, 이 간단한 요약자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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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마키
2023-02-07 00:19:39
그러고보면 이미 진작에 문명화가 진행된 유라시아 대륙이나 아프리카 대륙과는 다르게 상대적으로 문명의 개입이 늦었던 북아메리카 대륙에서는 광활한 북미 대륙에 무성하게 자란 거목들과 그런 나무들을 베어 넘어트리는 벌목공에 대한 이야기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돌아 "폴 버니언(Paul Bunyan)" 이라는 거인 설화로 정착되었다고 그랬죠.
어디까지나 그렇다더라 라는 소문에 불과하지만 듣기로는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 1순위가 알래스카의 베링해 대게잡이 어선의 선원과 세퀘이아 등의 거목등을 벌목하는 벌목공이라고 하더라구요.
소개해주신 자료로 보면 1차적인 원재료 라고 할만한 목재 합판이나 숯 같은건 상대적으로 자연환경이 풍부하고 목재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라들(이를테면 동남아시아나 러시아), 2차적인 가공품 이라고 할만한 펄프, 재생지 같은건 상대적으로 공업력이 강세인 선진국(이를테면 독일이나 미국)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게 재밌는 점이에요.
마드리갈
2023-02-07 01:10:25
북미 개척시대 때 평원에 잔뜩 있던 밀림이 개간되면서 그 땅이 이미 19세기가 끝나기 전에도 거대한 미국의 빵바구니(Great American Breadbasket)라고 불리기도 했을 정도로 엄청난 생산력을 발휘하고 있죠. 그렇게 개척의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폴 버니언 거인설화는 어쩌면 개척민들의 강인함의 표상 그 자체가 아닌가 싶네요.
그러고 보니 폴 버니언이라는 이름은 1976년에 북한이 자행한 도끼만행사건에 대한 한미연합작전의 작전명으로도 쓰였죠. 그때 북한이 벌인 어처구니없는 만행에 미국은 그야말로 눈이 뒤집혔고 소련과 중국은 철저히 외면하고...결국 한미연합작전으로 문제의 그 미루나무는 제거되었고 북한은 일을 벌이기는 해도 수습은 정말 못하는 졸렬한 집단이라는 게 훌륭히 증명되었죠.
마키님께서 말씀하신 건 저도 들은 적이 있어요. 베링해는 정말 춥고 거친 바다라서 언제 사고가 나도 안 이상한데다 빠지면 즉사하는 극한의 어장인데다 거목의 벌목작업은 그 자체로도 위험한데다 그런 숲에 사는 동물에도 위험한 맹수가 많으니까 극한직업의 제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예요. 군인, 법집행기관 및 정보기관 등의 공직이 아닌 한 민간직업에서는 가장 위험하다고 봐도 이의는 없을 거예요.
확실히 산업의 구조에 따라 강국들이 판이하게 다르게 나타나죠. 임업이 발달해 있지 않을 것 같지 않은 벨기에나 네덜란드 같은 나라도 이름을 올리는데다 에스와티니(구 스와질랜드)나 라트비아나 가봉 같은 나라들도 어떤 분야에서는 이렇게 세계의 목재산업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것도 확실히 흥미롭게 보여요.
우리나라의 기업사에 등장하는 동명목재 및 그 회사를 중심으로 하는 기업집단인 동명그룹은 1970년대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수출기업으로 명성이 높았죠. 하지만 이미 1980년대에 정치적인 이유로 해체되고 나서는 목재산업도 사양화되고 부산의 경제도 침체하고 목재관련으로는 어느 품목으로도 메이저 국가에 들지 못하는 것에서 과연 이래도 괜찮은가 하는 생각을 안 할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