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영상물이든 애니든 뱀이 나오면 확실히 꺼려져요.
게다가 예전에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다가 전역에 뱀이 대량으로 서식중인 섬이라든지 짧은 여름 동안 시베리아의 하천을 헤엄치는 큰 뱀 등을 보고 놀란 적이 있기도 했죠. 최근에는 애니에서의 뱀 묘사가 정말 정밀해서 기겁할 정도예요.
2022년에 나온 애니인 아케비의 세일러복(明日ちゃんのセーラー服)에는 작중 무대인 로바이학원(蠟梅学園)이라는 여자중학교에 뱀이 나타나는 소동이 일어난 게 나와요. 작중 무대가 산간지역이다 보니 뱀의 출몰가능성이 충분히 있어요. 어릴 때 살던 곳도 뱀의 출몰빈도가 많았다 보니 뱀을 보고 마냥 놀라서 소리를 지르는 레벨은 아니고 긴 막대기가 있으면 얼마든지 걷어내서 무해화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애니의 작화수준이 매우 뛰어나다 보니 뱀도 비늘 하나하나까지 아주 정밀하게 묘사된 게 실사영상보다도 더 뛰어난 수준이니...
같은 해에 나온 뻐꾸기 커플(カッコウの許嫁)의 경우는 동물카페가 나와요. 문제는 그게 고양이카페나 애견카페같은 평범한 게 아니라 파충류카페라는 게 문제이고 열대지방의 거대한 뱀이 있다는 건 더 큰 문제. 그나마 색이나 패턴이 실제의 뱀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덕분에 덜 놀랐다고 할까요.
올해인 2023년에 이세계 및 판타지 관련 애니를 보다 보니 애니에서 뱀 묘사를 접하는 빈도도 높아졌어요.
그런데 실제의 뱀같이 묘사되지 않았고 게다가 등장인물들에 비하면 말도 안되게 크다든지 보다 박진감 있게 등장하는 장면이 주인공에게 격퇴되어 해체되어 식재료로 쓰이는 정도로 한정된다든지 하는 터라 큰 감흥은 없어요.
문제는 아주 좋아하는 애니인 D4DJ All Mix에 또 정밀묘사된 뱀이 등장한다는 것.
작중의 DJ 유닛인 리리컬 릴리(Liyrical Lily) 및 포톤메이든(Photon Maiden) 합동합숙을 하는데 장소가 산골에 입지한 별장. 거기서 여자아이들이 직접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장면이 등장해요. 장작을 패서 아궁이에 불을 때서 가마솥으로 밥을 짓는 등 아주 본격적인. 그런데 그 아궁이가 있는 곳에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데 "또 이런 장난감을..." 이라고 누군가개 뱀을 손으로 들어올리는데, 평소에 장난을 잘 치는 여자아이가 "그거, 내가 한 게 아닌데?" 라고 반문해요. 장난감이라고 여겨졌던 그 뱀은 움직였고 그 다음 장면은 절규하는 소리가...
뭐랄까, 이런 생각마저 드네요.
애니 시청도 꽤나 담력이 요구되는 문화생활인가 싶어요.
예전에 쓴 글인 좋아하는 창작물 속에 나오는 싫은 요소를 같이 참조해 보셔도 좋아요.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목록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
2024-09-06 | 168 | |
공지 |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
2024-03-28 | 172 | |
공지 |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
2024-03-05 | 189 | |
공지 |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10 |
2023-12-30 | 360 | |
공지 |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612 |
2020-02-20 | 3863 | |
공지 |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2
|
2018-07-02 | 1001 | |
공지 |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2 |
2013-08-14 | 5973 | |
공지 |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
2013-07-08 | 6594 | |
공지 |
오류보고 접수창구107 |
2013-02-25 | 12088 | |
5895 |
오늘부터는 여행중입니다1
|
2024-11-21 | 9 | |
5894 |
멕시코 대통령의 정기항공편 이용은 바람직하기만 할까
|
2024-11-20 | 15 | |
5893 |
10세 아동에게 과실 100%가 나온 교통사고 사례
|
2024-11-19 | 17 | |
5892 |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1
|
2024-11-18 | 41 | |
5891 |
근황 정리 및 기타.4
|
2024-11-17 | 60 | |
5890 |
그럴듯하면서도 함의가 묘한 최근의 이슈
|
2024-11-16 | 24 | |
5889 |
이것이 마요나카 철도 사무국의 진심입니다!4
|
2024-11-15 | 61 | |
5888 |
홍차도(紅茶道)2
|
2024-11-14 | 32 | |
5887 |
예금자보호한도는 이번에 올라갈 것인가
|
2024-11-13 | 28 | |
5886 |
마약문제 해결에 대한 폴리포닉 월드의 대안
|
2024-11-12 | 38 | |
5885 |
이번 분기의 애니는 "가족" 에 방점을 두는 게 많네요
|
2024-11-11 | 39 | |
5884 |
방위산업 악마화의 딜레마 하나.
|
2024-11-10 | 41 | |
5883 |
"N" 의 안일함이 만들어낸 생각없는 용어들
|
2024-11-09 | 43 | |
5882 |
트럼프 당선 & 수능과 교육 이야기4
|
2024-11-08 | 107 | |
5881 |
있는 법 구부리기4
|
2024-11-06 | 70 | |
5880 |
고토 히토리의 탄식2
|
2024-11-05 | 47 | |
5879 |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로 가는 건 일단 맞게 보이네요3
|
2024-11-04 | 52 | |
5878 |
중국의 비자면제 조치가 도움이 될지?5
|
2024-11-03 | 80 | |
5877 |
아팠던 달이 돌아와서 그런 것인지...2
|
2024-11-02 | 51 | |
5876 |
"임기단축 개헌" 이라는 그 이타주의2
|
2024-11-01 | 55 |
2 댓글
대왕고래
2023-03-04 03:20:56
뱀이 싫으면 뱀을 피하면 되지만, 뱀을 들이밀면 곤란하네요. 그것도 평소에 보는 애니에서 그러면 정말 곤란한 일이에요.
그렇다고 애니마다 뱀 예고를 해달라고 할 수도 없고...
마드리갈
2023-03-05 13:59:38
그렇죠. 그래서 이제 애니의 작중 배경이 대도시를 벗어나는 경우에는 확실히 긴장하게 되어요. 최소한 대도시내라면 뱀이 등장하는 장면은 나올 여지가 없거나 극히 드물게 되고, 어차피 제작사나 방송사가 따로 그런 것들을 공지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적응해야죠.
정밀하고 아름다운 묘사가 이렇게도 독이 된다는 것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