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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조작운운에 대한 간단한 수학적 검증

SiteOwner, 2023-03-12 17:55:54

조회 수
157

매주 토요일 로또의 추첨결과가 나오고 나면 조작이니 뭐니 하는 말이 많습니다.
그런데 과연 조작일까요? 간단한 수학적 지식으로 진위 여부를 검증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로또, 정확히는 동행복권 주관의 로또 6/45는 이름 그대로 1에서 45에 걸친 45개의 수에서 6개를 추첨하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 나오는 조합은 모두 8,145,060개가 되고 이것을 염두에 두면 문제가 해결됩니다.

2023년 3월 4일의 제1057회 추첨결과를 보겠습니다.
제1057회가 제대로 출력되지 않는 경우에는 우측 상단의 회차 바로가기에서 1057을 선택하면 됩니다.

여기에서는 2등 당첨게임수가 이례적으로 많은 664개입니다. 당첨금은 6,985,880원으로 평소의 수천만원대와 비교하면 턱없이 적습니다. 그래서 조작이니 뭐니 하는 말이 많습니다만 글쎄요. 총판매금액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해당 회차인 제1057회의 총판매금액은 112,523,887,000원입니다. 1게임의 가격이 1,000원이니까 발매된 조합은 112,523,887개라는 의미이고 이것은 가능한 조합의 개수 총합인 8,145,060개의 13.81배를 넘습니다. 이렇다 보니 추첨결과와 완전히 일치하는 조합이 (발매된 조합)/(가능한 조합)의 수와 비슷하게 나오는 것은 이미 증명되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조합이 빠져서 당첨조합이 안 나오는 게 더욱 어렵습니다.

물론 아주 재력이 많은 누군가가 특정 조합을 대거 사들이거나 권력자가 특정 조합을 조작한다든지 하는 경우도 가능하겠습니다만, 여기서 의문이 하나 남는 것은 물론 해결조차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해서 얻는 것이 무엇일까요?
누군가가 가능한 조합 8,145,060개를 모두 샀다고 가장해 보겠습니다. 1게임 1,000원이니까 그러면 들이는 비용은 8,145,060,000원이 되는데 그렇게 해서 1, 2, 3, 4, 5등이 나오더라도 당첨금은 들인 비용에 비해 턱없이 적습니다. 즉 그렇게 해서 몇십억원씩 손해보는 것을 어느 누가 하겠습니까?
그리고 권력자가 특정 조합을 조작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어서 모르겠지만 사실 돈이 목적이라면 로또에 손을 안 대어도 얼마든지 더 크고 더욱 안전하게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명동 사채시장 같은 루트를 필두로 각양각색 있는데 굳이 기획재정부 산하 복권위원회의 관리감독을 받는 로또사업에 뭔가를 해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득을 볼 지는 의문입니다. 저렇게 하면 위험은 위험대로 부담하고 얻는 건 정말 경미한, 하이리스크 로우리턴(High Risk & Low Return)이라는 최악의 선택지밖에 남지 않습니다.

그러니 조작 운운하기 전에 상황을 수학적으로 봐야 하고 또한 어떠한 행동이 낳는 득실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런 것만 제대로 해도 그럴듯한 일상이론(Alltagstheorie)이나 음모론(Conspiracy)에 속지 않습니다.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4 댓글

시어하트어택

2023-03-12 23:37:15

몇 년 전에는 빅데이터니 뭐니 하면서 TV광고도 한 예측업체가 있었죠. 귀에는 솔깃하게 들리겠지만 저는 그게 사기라는 걸 짐작했고, 아니나다를까 1년 정도 지나자 사기 기사가 뜨더군요.

SiteOwner

2023-03-15 01:02:47

예의 그런 업체들의 영업방식은 랜덤워크 가설 등 거창한 논리를 동원하지만 사실 그것밖에 없습니다. 만일 유료회원이 10만명이고 매주 10조합을 제공한다고 치지요. 그러면 매주 100만개의 조합이 나오는데 그렇게 발행된 조합이 운좋게 추첨결과에 부합하면 맞는 것이고 부합하지 않으면 빗나가는 것이고 그렇습니다. 그러니 별 의미가 없습니다.


수학과 논리학을 공부해야 최소한 그런 사기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게 안되면 그 대가는 자기가 져야겠지요.

Lester

2023-03-15 03:05:19

논리학 고전(?)인 "논리야 놀자" 시리즈에서도 어느 두 선비의 이야기를 통해서 주장(혹은 논리)의 대상을 멋대로 바꾸지 말라는 교훈을 보여줬던 게 기억납니다.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두 선비가 과거 시험을 보러 가고 있었는데 한 선비가 좋은 일에는 '나는' 재수가 좋다고 그러고, 안 좋은 일에는 '우리는' 재수가 없다고 하니 같이 가던 선비가 역정을 내고는 따로 갔다는 내용이죠. 이런 쉬운 예시들이 많아서인지 그 책을 달달 읽으며 논리(논리학 그 자체보다는 논법과 논리적 오류)에 대해 관심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이번 로또 사건도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애초에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도 있는 걸 보면 역시 자기중심적인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기도 합니다.

SiteOwner

2023-03-18 21:30:47

그렇습니다. 자기중심적인 태도에 논리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게으름까지 더하면 이번의 로또 논란같은 일이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이미 사고방식 자체가 고정되어 버려서 어떠한 논리적 설득도 통하지 않을 정도로 완고해져 있는 상태라서 도저히 답이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을 설득시키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되지 않도록 힘쓰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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