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쪽 일은 질색인데... -베르=빈덴
----------
정말 지겹다.
왜 하필 내가 괴롭힘을 받고 있는거지?
다른 애들도 많은데 왜 하필 나일까?
"하아... "
"왜그래, 이번에도 잘 안됐어? "
"응... 그 사람도 임자가 있어... "
"하여튼, 너도 참 신기하다... 어떻게 유부남인 남자들만 콕 찝어서... "
"그러게 말이야... "
나를 괴롭히고 있는 건, 사람들이 아닌 신이다.
화살을 쏘아 사랑을 이뤄준다던가, 하는 큐피드라는 신은 나에게만큼은 이상하게 자비가 없었다.
왜 꼭 내가 큐피드의 화살을 맞고 반하게 돼는 사람들은 다 이미 임자가 있는거야?
하여 오늘도 쓰디쓴 소주를 들이켰다.
"하아... 진짜 큐피드는 나에게 자비거 없어요, 자비가... "
"혹시 아냐, 나중에 진짜 대박인 남자 만나라고 그러는건지... 맞다, 소원을 들어주는 사이트...라는 게 있다던데, 거기다가 한번 얘기해보지 그래? 사이트 주인이 들어줄지도 모르잖아. "
"어, 정말...? 헤에... 그런 곳이 있었다니...... "
"내가 주소 문자로 보내놨어. 나중에 한 번 들어가봐. 혹시 아니, 연애 카운셀링같은 것도 해줄 지... "
"오오, 땡큐! 역시 넌 좋은 친구야~ "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술기운도 어느정도 가셨겠다, 컴퓨터 앞에 앉은 나는 친구가 적어준 사이트에 들어갔다.
그냥 개인 홈페이지같다. 관리자가 검은색을 유독 좋아하는 것 같다...는 거 외에 딱히 별다른 특징은 없었다.
사이트를 이곳저곳 둘러보던 나는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잠들었다.
----------
"흠...? 애정 고민같은 거 들어줄 여유는 없는데... 뭐, 소원이라니 가야지... "
----------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으으, 대체 어제 얼마나 마신거지... '
급한 대로 두통약을 먹고 하루 쉬기로 했다.
어차피 약속같은 거, 잡힐 리도 없고.
"하아... 오늘은 하루종일 쉬어야겠는걸... "
-똑똑
그 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
이 시간에 찾아올 사람도 없거니와 보통은 종교인들이 많이 찾아오겠지.
"누구세요? "
"어제, 소원 빌지 않았어? "
"!!"
정말로 오는구나! 신기하기도 하고 반가워하면서 문을 열었다.
긴 생머리에 단정하면서도 까만 옷, 그리고 까만 날개가 어울렸다.
"에, 당신이 베르=빈덴씨인가요? "
"응. 시원한 물 한 잔만 줄래? "
"드, 들어오세요. "
집 안으로 들어온 그녀는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물잔을 건네주자 한모금 마신 그녀는 계속해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연애 얘기는 질색이지만, 소원이라니 올 수밖에... 그런데, 구체적으로 네 소원이 뭔지 알 수 있을까? "
"하아아... 어제 술김에 막 썼나봐요...... 미안해요. "
"...... 아니, 미안할 필요까지는 없어. "
"저, 사실은 좋아하는 사람마다 다 이미 애인이 있어요. 이게 몇번째 반복돼고 있다구요... 하지만, 이번에 만나는 남자만큼은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걸요... "
"음, 그러니까 네 소원은 네가 좋아하는 남자랑 이뤄지는건가? "
"네. "
"흠... 좋아, 알겠어. "
그녀는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이어갔다.
"네 소원은 이미 이루어졌는걸. 자, 그럼 좋은 사랑 하도록 해. 난 이만. "
"이...루어졌다고요? "
"응. 내가 여기에 온 시점에서 이미. 자, 그럼 난 이만. "
그녀가 돌아간 후, 전화벨이 울렸다.
그 사람이었다. 정말 소원이 이루어졌어!
오늘은 그럼 첫 데이트인건가? 그럼, 예쁘게 입고 나가야지~
맛있는 저녁도 먹고, 달콤한 얘기도 나눠볼까...?
----------
"너, 그 얘기 들었어? "
"무슨 얘기...? "
"ㅇㅇ이 말야... ㅇㅇ선배랑 그렇고 그런 사이래. "
"뭐...? 정말...? ㅇㅇ선배,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애인이랑 곧 1000일이라고 했었잖아. "
"응, 그런데 그 애인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다지 뭐야... "
"그 둘이 참 좋았는데... 그 언니는 어디로 갔을까...? "
"글쎄, 미국에 갔다는 얘기도 있고... "
----------
다음날, 그녀는 신문에 나왔다.
그녀의 소원인 그와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그녀는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고 한다.
엄마가 고지고 아빠가 성원숭인데 동생이 블레이범인 라이츄. 이집안 뭐야
목록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채색이야기] 면채색을 배워보자| 공지사항 6
|
2014-11-11 | 7231 | |
공지 |
오리지널 프로젝트 추진에 대한 안내| 공지사항 |
2013-09-02 | 2345 | |
공지 |
아트홀 최소준수사항| 공지사항
|
2013-02-25 | 4690 | |
2572 |
2024년 일본 여행기 - 6일차| 스틸이미지
|
2024-11-23 | 1 | |
2571 |
[그 초능력자가 수상하다!] 42화 - 뜻밖의 손님(3)| 소설
|
2024-11-22 | 1 | |
2570 |
[그 초능력자가 수상하다!] 41화 - 뜻밖의 손님(2)| 소설 2
|
2024-11-20 | 43 | |
2569 |
[설정자료] 진리성회| 설정 2
|
2024-11-18 | 40 | |
2568 |
2024년 일본 여행기 - 5일차(식사편)| 스틸이미지 4
|
2024-11-17 | 50 | |
2567 |
2024년 일본 여행기 - 5일차| 스틸이미지 4
|
2024-11-16 | 47 | |
2566 |
[그 초능력자가 수상하다!] 40화 - 뜻밖의 손님(1)| 소설 4
|
2024-11-15 | 38 | |
2565 |
100년 전 지도로 보는 세계 18. 미국본토편| REVIEW
|
2024-11-14 | 32 | |
2564 |
[그 초능력자가 수상하다!] 39화 - 어수선한 주말의 시작| 소설 4
|
2024-11-13 | 51 | |
2563 |
100년 전 지도로 보는 세계 17. 카리브해 중심의 중미편| REVIEW
|
2024-11-11 | 76 | |
2562 |
2024년 일본 여행기 - 4일차(식사편)| 스틸이미지 4
|
2024-11-10 | 43 | |
2561 |
2024년 일본 여행기 - 4일차| 스틸이미지 4
|
2024-11-09 | 45 | |
2560 |
직접 그려본 APT. 패러디 그림| 스틸이미지 4
|
2024-11-09 | 53 | |
2559 |
[그 초능력자가 수상하다!] 38화 - 이상한 전도자| 소설 4
|
2024-11-08 | 57 | |
2558 |
[그 초능력자가 수상하다!] 37화 - 저녁은 물 아래에서| 소설 4
|
2024-11-06 | 49 | |
2557 |
2024년 일본 여행기 - 3일차(식사편)| 스틸이미지 4
|
2024-11-03 | 56 | |
2556 |
2024년 일본 여행기 - 3일차| 스틸이미지 4
|
2024-11-02 | 60 | |
2555 |
[그 초능력자가 수상하다!] 36화 - 불청객 아닌 불청객| 소설 4
|
2024-11-01 | 53 | |
2554 |
연습이니까 담담하게. (4)| 스틸이미지 6
|
2024-10-31 | 72 | |
2553 |
[그 초능력자가 수상하다!] 35화 - 소리없는 아우성| 소설 4
|
2024-10-30 | 59 |
2 댓글
마드리갈
2020-01-12 23:38:53
누군가를 사랑하는 그 자체는 죄가 없다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한없이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그게 바로 현실의 문제. 그리고 그것을 건드린 결과는, 이미 타인의 행복을 말살하고 자신의 행복까지도 말살하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지기 마련이죠. 그렇다고 해서 단적으로, "당신 혼자만 불행해지면 세계의 누구든지 평화롭게 살 수 있으니 그렇게 불행해져라!!" 라고 강요할 수도 없고...
결론적으로는 자신의 마음이 문제겠죠. 아무리 봐도.SiteOwner
2020-01-26 23:25:30
갑자기 사라진다는 것은 여러모로 무섭습니다.
이것이 독재정권 차원의 음험한 것들이 아니더라도 그렇습니다.
게다가 문제의 그녀의 행동은 바로 그것의 원인.
정말 씁쓸하군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것이 현실이 아니고 창작물이라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