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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게모르게 책은 틈틈히 사모으고 있네요.
서점에서 구경하다가 제목과 표지가 본능적으로 끌리는 책(키나 치렌 저, <4.7인치의 세상에서 사랑을 했다> 등)을 골라오게 되는데, 대부분은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고 자평해보네요. 만화책도 가끔 용산 영풍문고에 들릴때마다 이것저것 집어오고 있구요.
일전에도 소개해드린바 있는 우라사와 나오키의 대표작 중 하나인 <20세기 소년> 완전판.
내용 전개나 결말에 대한 호불호는 여기서는 생략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꽤 좋아하는 작품이다보니 11권을 끝으로 겨우 다 모았네요.
초반권을 살때까진 몰랐지만 책등은 20세기 소년의 로고를 만드는 구성으로 의도한건 아니지만 어쩌다보니 책장 한 칸에 전부 맞춤으로 들어가게 되었네요. (결국 우라사와 나오키의 인터뷰 책은 공간 문제로 쫒겨났지만요.)
<몽인(夢印)>
몽인이라는 심볼의 인도에 따라 수수께끼의 남자를 만나게된 어느 부녀.
두 사람은 남자의 의도에 따라 루브르 박물관과 연계된 장대한 계획에 얽히게 되는데...
라는 내용을 기본 골자로 삼는 우라사와 나오키의 단편.
작중 수수께끼의 남자의 정체는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습니다만, 캐릭터 자체는 모 여섯 쌍둥이 만화의 인기 조역 그 자체.
<PLUTO> 때도 그랬지만 작가의 단점으로 꼽히는 흥미진진한 소재와 흡입력 있는 초반 전개와 대비되는 마지막 결말의 "이러고 끝이야!?" 라는 감상은 과연 우라사와 테이스트. 개인적으로는 재밌었지만 엔딩이 너무 뜬금없이 끝나서 뭔가 찜찜한 기분이었네요.
<17-21>, <22-26>
<파이어 펀치>, <체인소 맨>으로 이름을 떨치는 작가 후지모토 타츠키의 첫 투고작과 초기 단편 등을 묶은 단편집.
이 단편집에 등장하는 요소요소 들은 훗날의 만화가로서의 대표작이 되는 저 두 작품에 그대로 계승되죠.
체인소 맨을 꽤 읽어보고 싶었던 김에 작가 이름만 믿고 사본 책.
개인적으로는 작가의 B급 감성이 꽤 제 취향과 잘 맞아서 무척 재밌게 읽었네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 작품은 <17-21>에 수록된 첫 작품이자 작가의 만화상 첫 투고작인 <뒤뜰에는 두 마리 닭이 있었다.>. 외계인이 지구를 지배하고 인간이 가축이 되었다는 기반 설정으로 닭으로 위장(?)한 주인공과 여주인공이 결국 외계인에게 들키게 되는 이야기. 주인공이 사실은 인간으로 위장한 다른 존재였다는 뻔한 설정이 그래서 좋았던 작품이었네요.
지금은 작가의 현재 연재작인 <체인소 맨> 1부 11권 전권 세트와?2022년 이 만화가 대단하다! 남성 부문 1위를 차지한 단편 <룩 백>을 주문해서 기다리고 있네요.
서점에 갈때마다 이가 빠져있던 <귀멸의 칼날>은 마침 붐이 꺼진 시기이기도 해서 하현 5 루이와의 전투를 다룬 4권부터 무한열차 편의 중반 내용 까지를 담은 7권까지 사서 무한열차 편 까지 읽어봤네요. 언제나 유행 따윈 신경조차 안쓰고 마이페이스로 컨텐츠를 향유하고 있지만 이번만큼은 나만 빼고 모두들 이 재밌는걸 보고 있었던건가...! 하는 왠지 모를 분함이 느껴졌네요(?).
만화책 말고도 언젠가 영풍문고에서 우연히 보고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사고싶었던 박상민 저, <위험한 장난감> 등 일반 장르 소설이나 다른 장르의 책들도 흥미가 도는 것 위주로 한두권 틈틈히 사모으고 있구요.?
이렇게 책 이야기는 오늘도 느긋하게 굴러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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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댓글
마드리갈
2023-06-04 23:40:40
여러 만화를 즐기고 계시는군요. 좋아요.
우라사와 나오키의 대표작 하면 저는 마스터키튼 및 야와라부터 생각나네요. 둘 다 원작은 아직 읽은 적이 없고 애니로 시청했지만...20세기 소년은 아직 접할 기회가 나지 않았네요. 서가에 저렇게 전권이 꽂히니까 정발판 제호가 저렇게 나오는군요. 정말 센스만점이예요!!
체인소 맨은 유명하다 보니 여기저기서 들은 적은 많은데 정작 어떤 건지는 확실히는 잘 모르겠네요.
최근에 상당히 재미있게 읽은 만화라면 도산코 갸루는 참말로 귀여워(道産子ギャルはなまらめんこい)와 댄스 댄스 당쇠르(ダンスダンスダンス?ル)의 두 작품이 있어요. 도산코 갸루는 참말로 귀여워는 글자 그대로 홋카이도의 갸루 캐릭터가 중심인 것이고 애니화가 확정되었다고 하니 기대작이기도 해요. 댄스 댄스 당쇠르는 남자중학생이 발레의 세계에 매료되는 독특한 이야기로 이미 애니화되어 정말 만족스럽게 시청하기도 했어요.
마키
2023-06-05 16:39:59
21세기 소년도 산다고 하곤 깜빡했지만요.
책등의 20세기 소년 제호는 이 맛에 비싼 돈 주고 완전판을 사는구나 싶었네요.
체인소 맨 말고도 SPY x FAMILY도 읽고싶었는데 영풍문고에서 재고를 못 찾아 단념했네요.
귀멸의 칼날도 그렇지만 대부분은 인기작이 유행해도 저런게 유행하나보다 정도라 책을 사서 읽고싶을 정도면 어지간히도 마음에 든 모양이에요
Lester
2023-06-05 01:57:21
사실 몬스터 때도 본편만 진행하기보단 여러 인간군상을 등장시켜서 분량을 늘렸던 걸 보면, (마드리갈님께서 말씀하신 마스터 키튼처럼) 옴니버스에 특화된 작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나마 PLUTO 정도가 가장 군더더기가 없는 편인데 이건 원작이 이미 존재하니까 물을 더 탈 수가 없었다고 봐야 할지도 몰라요. 20세기 소년은 최근에 저도 정주행을 해봤습니다만 정주행하면 할수록 묘한 허술함이 느껴지는 신기한 작품입니다.
참고로 '할애하다'는 '아낌없이 내어주다'라는 뜻이기 때문에 문맥상 의도하신 뜻과는 정반대입니다. 아마 '생략하다'를 염두에 두신 게 아닐까 싶습니다만.
마키
2023-06-05 16:49:57
플루토도 개인적으론 후반가니 전개가 급진적인 느낌이 들었는데 그나마도 원작이 있어서 그정도라는게 참... 본문의 몽인은 기승전의 전에서 오 드디어 뭔가 나오나! 하는 타이밍에 뚝 끊기는 기승전완 같은 느낌이었네요.
할애는 사실 割愛에 생략하다 라는 의미가 있어서 그렇게 썼는데 아무래도 오해의 여지가 있으니 고쳐야겠네요. 지적 감사합니다.
SiteOwner
2023-06-10 22:23:41
용산에도 영풍문고가 생겼군요. 그것까지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주로 잘 가는 서점이 국내에서는 교보문고 계열이고 일본에서는 키노쿠니야 또는 마루젠 계열이라서 영풍문고 쪽은 몇년간 가 본 적이 없었고 그래서 모르고 있었습니다.
서가에 꽂혀 있을 때 저렇게 로고가 확연히 보이는 것을 보면 역시 꼼꼼한 센스가 엿보여서 좋습니다.
소개해 주신 몽인 및 후지모토 타츠키의 단편집도 흥미롭게 보이는군요. 어떨 때는 B급 감성도 확실히 끌리는 게 많다 보니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저도 취향이 매우 마이너한 편이라서 마키님께서 느끼신 것을 공감할 때가 많습니다.
마키
2023-06-28 01:52:41
몽인은 개인적으론 결말이 지나치게 허무했지만 도중까진 정말 흥미진진한 이야기였네요.
타츠키 작가의 단편집은 둘 다 재밌었고 체인소 맨도 2권까지 읽어본 바로는 완벽하게 제 취향이네요.
서점 하니 해당 서점에서 판매한 책이라는 표식(?) 같은 느낌으로 책을 구입할때마다 찍는 도장은 개인적으로는 썩 달갑지 않네요. 굳이 지적하거나 물어보기보단 여긴 그런갑다 하고 넘어가는 성격이기도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