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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teorite-arrowhead-l.jpg (259.9KB)
죠죠의 기묘한 모험에 나오는 기이한 물건인 화살은 3부 이후의 주요 캐릭터들의 특수능력인 스탠드를 발현시키는 도구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요. 그 제작자가 누구인지는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3부와 5부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쟝 피에르 폴나레프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수백년 전에 누군가가 우주에서 떨어진 운석에서 채취한 광물로 화살촉을 제작했다는 것 정도는 확실해져 있어요. 그리고 그 화살촉의 제조에 쓰인 운석이나 그 화살촉에 찔릴 경우에는 보통의 경우 죽게 되지만 죽지 않고 살아남은 인간이나 동물은 스탠드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꼭 창작물의 영역이 아니더라도 운석의 성분으로 만들어진 화살촉이 있다는 것이 알려졌어요.
스위스에서 발견된 청동기시대의 화살촉은 대략 기원전 900년에서 기원전 800년 사이에 존재했던 뫼리겐(M?rigen)이라는 청동기시대의 집단거주지에서 만들어진 물건으로 길이 39.3mm(=1.54인치)에 질량 2.9g(=0.1온스)의 작은 금속편이죠. 여기에는 외계에서 유입된 알루미늄의 동위원소인 알루미늄-26이라든지 운석에서만 발견되는 형태의 철과 니켈의 합금도 발견되어 있어요.
이미지 출처
Bronze Age Arrowhead Made From Meteorite Found In Switzerland, 2023년 7월 28일 IFL Science 기사, 영어
더욱 놀라운 것은 그 화살촉 제작에 쓰였던 운석이 출토지역 근처의 것이 아니라는 것. 유력한 후보는 체코의 보후밀리츠(Bohumilitz), 스페인의 레투에르타 데 브라케(Retuerta del Bullaque) 또는 에스토니아의 칼리자르프(Kaalijarv). 특히 청동기에 해당되는 기원전 1870년에서 기원전 1440년 사이에 운석충돌이 있었던 에스토니아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그곳에 떨어진 철질운석이 이후 1,600km(=1,000마일) 떨어진 뫼리겐으로 흘러들어가 저렇게 가공된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어요.
저 화살촉이 어떤 용도로 만들어졌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게 있어요.
운석은 상당히 좋은 소재이고 또한 아직 문명수준이 높지 않던 청동기시대의 유럽에서도 발견지에서 먼 지역에까지 유통될 정도로 유용했다는 것. 죠죠의 기묘한 모험에 등장하는 화살촉이 운석으로 만들어졌다는 설정도 결코 허무맹랑한 게 아니라는 것이 이렇게 고고학적 발견으로 증명되고 있어요. 제작자는 오래전에 생각을 그만두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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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마키
2023-08-03 23:12:26
그러고보면 기원전 1300년 경의 이집트에서 투탕카멘의 무덤에 부장되고 3천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발굴된 투탕카멘의 단검은 3천년 전의 유물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깨끗한 도신을 가지고 있어 오파츠(Out-of-place Artifacts, 시대를 벗어난 유물)로도 여겨졌지만, 현대에서 정밀조사를 한 결과 이 검은 운철로 벼려진 검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죠.
당시 이집트는 제철 기술도 부족했고, 철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기 때문에 이집트 외부에서 제작된 유물로 추정되고 있으며 재료가되는 철은 당시의 일반적인 철제 주조품에 비해 니켈의 함유량이 매우 높아 운석에서 유래된 철로 보고있죠. 말 그대로 신의 현신인 파라오를 위해서 그의 무덤에 부장하기위한 목적으로만 굳이 구하는 것조차 매우 까다로운 운철로 벼린 검을 만들었을 정도로 당시의 이집트에서 파라오가 얼마나 신성하게 여겨진 존재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구요.
같은 오파츠로 여겨진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도, 이미 청동기 시대에 광범위한 무력로와 국가간 유통망이 갖추어져 있었고 지식의 교류도 주고받았다는 증거로 여겨지고 있는 등, 고대인의 생활상은 사실 현대인의 생각만큼 그렇게 원시적인게 아닐지도요.
마드리갈
2023-08-03 23:32:37
역시 운석에 함유된 철은 좋은 재료라는 게 여러 방면에서 증명되네요. 그리고 영험함이 있다고 여겨졌고 그래서 부장품에 운철로 만들어진 검이 포함되었을 것도 충분히 추론가능해 지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고대인의 생활은 의외로 범위가 넓어서 꽤 먼 지역과의 교류도 활발했고, 사막을 건너는 실크로드라든지 대항해시대로 대표되는 해상무역 같은 게 사실은 고대인들의 지혜의 소산같네요. 그러고 보니 동양에서 쓰이는 여러 고사성어를 탄생시킨 시대인 춘추전국시대 또한 청동기시대의 끝과 철기시대의 시작이 묘하게 중첩되고 혼재되는 시대였죠. 제자백가도 그 시대의 산물이고. 역시 고대인의 지혜와 활동범위는 결코 얕볼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