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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부가 수상하다!] 110화 - 오락실에서(3)

시어하트어택, 2023-08-04 07:18:47

조회 수
118

한편 이곳은 오락실 한가운데에 있는 에어하키 필드. 민과 미아가 하는 에어하키 경기를 다른 친구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마치 강 건너 불구경이라도 하는 듯한 분위기다. 점수는 17대 18, 지금은 미아가 앞서게 되었다. 퍽을 보내기 전 점수판을 잠시 올려다본 민은 혼자 나지막이 중얼거린다.
“에이, 이러다가는 내가 지겠네... 만약에 여기서 내가 진다면, 다들 여기 아이스크림을 하나라도 사 줘야 하는 건가.”
“아이스크림?”
그러면서 막 퍽을 친 민에게, 경기를 보고 있던 아이란이 불쑥 끼어들며 말한다.
“그걸로는 안 되지. 역시 이 대결에서라면 맛있는 디저트가 더 어울리겠지?”
“아니, 그러면 또 하루 용돈이 다 나가 버린다고...”
“하루 용돈?”
카일은 퍽을 계속 쳐내고 있는 민에게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말한다.
“네 하루 용돈이면 여기 있는 사람들한테 아이스크림 하나씩 쥐여 주고도 남는 거 아니었어?”
“야, 카일! 나 이거 하고 있는데 말 걸지 마라.”
그러면서도 퍽을 열심히 쳐내지만, 결국 미아가 날린 퍽을 하나 더 놓치고 만다. 점수는 이제 17대 19가 되었다. 이제 하나만 더 뺏기면, 꼼짝없이 민이 져 버릴 판이다.
“그러니까, 내가 왜 여기 있는 사람들한테 아이스크림을 사 줘야 하냐고...”
그렇게 말하는 순간, 퍽 하나가 또 민에게 날아온다.
“우왓!”
퍽을 겨우 쳐냈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토마와 카일은 민에게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뭐라고 말을 해 보려다가도, 아니면 힘으로 눌러 버릴까 생각하다가도 그만둔다.
‘에이... 생각 같아서는 확 어디론가 보내 버렸으면 좋겠는데...’
그러는 사이, 또 퍽이 민을 향해 날아든다. 그것도 민이 다른 생각을 하느라 방심한 틈이다.
“아니... 왜 꼭 이럴 때 오는 거냐고!”

그리고 그 시간, 차논과 MI스터리 부원들은 올리버가 부탁한 걸 하기 전, 어디라도 들러서 식사나 할까 하고 적당히 먹고 갈 수 있는 식당을 찾는 중이다.
“오늘 정도면 그냥 국수만 먹어도 딱인가?”
“국수요? 에이, 국수 가지고는 안 되죠.”
차논의 말에, 라인하르트가 반쯤은 정색한 듯한 얼굴을 하고서 말한다.
“국수 가지고 될 것 같아요? 저기 수제버거집에 가서 먹으면 될 것 같은데...”
사실 라인하르트는 자신이 말한 그 수제버거집에 가고 싶어서 차논과 다른 의견을 내려는 것이었는데, 그게 너무 속이 보이는 것 같았는지, 라인하르트 자신도 그 말을 하고서 피식 웃는다.
“야, 왜 웃냐? 네가 말한 그 수제버거집에 가면 무슨 미스터리한 거라도 있어?”
“어... 딱히 그런 건 아닌데요...”
“그래...”
차논은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이윽고 다시 입을 연다.
“좋아, 오늘은 라인하르트가 바라는 대로 그 수제버거집에 가 보자고. 거기에 무슨 환상종 같은 거라도 사는 건 아니겠지.”
“어, 정말요? 감사합니다!”
라인하르트는 그렇게 겉으로는 껌벅 죽을 것 같은 모습을 보이지만, 속으로는 마치 어느 콘서트 같은 곳에서 금방이라도 달려나가서 떼창이라도 불러야 할 것 같은 미소를 짓고 있다.
‘그래, 이거야! 내 생각대로 되고 있다고!’
그렇게 마치 라인하르트가 무슨 기운을 불어넣기라도 한 것처럼, MI스터리 부원들은 일제히 라인하르트가 말한 그 수제버거집으로 향한다.

한편 안젤로는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향하는 길이다. 아까 민과 친구들, 그리고 미아와 다른 여학생들에게 말했던 건 모두 그곳을 빠져나가기 위한 나름의 임기응변이었고, 그냥 집에 가고 싶어서 그런 것뿐이었다. 그런데 안젤로가 번화가를 지나 아파트 단지로 가기 전에 나오는 소공원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쯤.
“응? 뭐냐?”
안젤로의 눈에, 무언가 보랏빛으로 빛나는 게 분수대 쪽에 보인다. 안젤로가 보는 게 맞다면, 그건 틀림없이 안젤로가 어제 보고 가슴을 졸였던 바로 그것과 흡사한 것일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얼른 이곳을 빠져나가는 게 상책이라고 판단한다. 또 무슨 일이 일어나기 전에 말이다. 그렇게 빠른 걸음으로 그곳을 벗어나려는데...
“우왓!”
순간, 누군가와 부딪친다. 한 명도 아니고 무려 두 명, 총 세 명이 동시에 부딪친 것이다.
“아으... 도대체 누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안젤로가 자신과 부딪친 두 사람의 얼굴을 보니, 둘 다 어디서 많이 봤던 얼굴이다. 다만 많이 본 얼굴은 아닌 것 같고, 그냥 인사 정도만 나누고 자주 보거나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아... 도대체 누가...”
안젤로가 얼굴을 보니, 한 명은 3학년 C반의 그리핀, 또 한 명은 1학년생 재연이다. 재연은 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는 것 같고, 그리핀 역시 어딘가에 정신이 팔려 버린 것 같다. 안젤로는?
“너희들... 똑바로 앞에 안 볼래?”
“어... 으...”
그리핀과 재연은 머리를 부딪친 건지, 아니면 다른 데를 세게 부딪친 건지는 몰라도 잠시 말이 없다. 이윽고 잠시 후, 재연이 일어나서 안젤로에게 고개를 숙인다.
“어... 죄송합니다, 선배님.”
그리고 그리핀은 주위를 돌아보더니, 뒤도 안 돌아보고 그대로 모른 척하고서 자리를 벗어난다. 안젤로는 재연의 공손한 자세에 멋쩍었는지, 고개만 끄덕이고서는 그냥 갈 길을 가기로 한다. 그리고 안젤로가 보니, 어느새 분수대 쪽에 보였던 보랏빛의 무언가도 사라져 버렸다.
“내가 본 건 뭐였지...”
재연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본 게 뭔지 확신하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그저 이 시간대에는 분수대에 조명을 많이 켜니까, 그냥 좀 특이한 조명 정도로 생각한 듯, 고개를 이리저리 갸우뚱거리고는, 다시 갈 길을 간다. 하지만 셋 다 아직은 모른다. 자신이 마주친 사람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말이다. 그리핀은 그리핀대로, 안젤로와 재연은 각자대로.

그 시간, 오락실.
“후... 뭐 이렇게 어렵게 이기냐.”
민은 점수판을 보더니 에어하키채를 내려놓고 조금 전, 16대 19로 뒤지던 상황에서, 내리 4점을 내며 겨우 이긴 상황이다. 그 점수를 내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민에게는 마치, 축구선수가 뻘밭이나 배수가 되지 않은 축구장에서 축구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미아가 에어하키 필드 위에 무슨 수작을 부려 놓은 건지는 몰라도, 퍽이 내내 매끄럽지 않게 민의 쪽으로 날아왔다. 거기에다가, 마치 무언가를 빼앗아 버리는 것 같은 기분은 덤이었다. 생각해 보니 이긴 것만 해도 기적 같은 일이었다.
“후...”
민은 꽤나 숨이 찼던 건지, 거친 숨을 내뱉으며 말한다.
“이제 제가 이겼으니 뭘 해 줄 거죠?”
“어, 그건...”
민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미아는 잠시 얼버무리는 듯한 눈의 움직임을 보인다. 그러더니, 자기 폰을 꺼내서 몇 번 손가락으로 넘기더니 잠시 후 민의 눈앞에 사진 하나를 보여준다. 그걸 본 민은 곧바로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당연히 안 되죠. 이런 걸 제가 왜 해요?”
옆에서 보고 있던 유와 토마도 그 사진을 보더니 실실 웃는다. 미아는 옆에 있는 언주를 돌아보며 말한다.
“그래도 의외로 좀 어울리는 것 같은데...”
언주 역시 고개를 좌우로 흔들자, 미아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마침내 무언가 결심이라도 한 듯 민에게 말한다.
“좋아! 그럼 다른 걸 제안하지. 이건 어때?”

그리고 이곳은 라인하르트가 말한 그 문제의 수제버거집.
“오, 선배님을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는데...”
막 자리를 잡고 앉은 MI스터리의 부원들에게, 한 명의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다른 부원들은 그냥 모른 척하고 자리에 앉아서 주문을 막 하려는데, 라인하르트는 그 선배가 눈에 안 띌 수 가 없다. 그것도 그런 게, 자리 위치가 바로 마주보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경품 준비는 잘 되어 가죠?”
“어? 너희들은 왜 여기서 먹는 거야?”
“뭐, 그런 일이 다 있죠!”
“어딜 가길래 그렇게 다들 아웃도어 브랜드를 주렁주렁 달고 다녀?”
“어... 그런 데가 있는데요...”
라인하르트는 대충 얼버무린다. 어차피 지금 어디를 가는 걸 알려 줘봤자 별로 많이 이야기를 나눌 거리도 없고, 또 이번에 가는 건 조금은 비밀스럽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야영이라도 하면서 괴담이라도 수집하게?”
“야영... 까지는 아니고요...”
아멜리는 MI스터리 부원들의 옷에 붙은 로고를 훑어보더니 말한다.
“내가 아는 로고는 없잖아.”
“어... 정말요?”
“그럼. 우리 친척 중에 아웃도어 브랜드 하시는 분이 있어서 안다고.”
그리고 어느새, MI스터리 부원들이 주문한 수제버거가 테이블에 도착한다. 모두 딱 봐도 먹음직스럽게 생겼다. 패티는 조금씩 달라도 말이다.
“오, 이제 먹자고요, 선배님!”
“잠깐...”
그렇게 말하며 차논이 햄버거를 몇 번 훑어본다. 마치 햄버거 안에 뭐라도 있는 듯, 이리저리 보는 시선은, 마치 햄버거가 못 먹을 물건이라도 되는 것같이 보인다.
“햄버거에 무슨 문제라도...”
라인하르트는 그렇게 물어 보려다가, 한 가지를 떠올린다. 곰팡이를 만들어내는 문제의 누군가가 혹시 여기서 자기 능력을 사용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라인하르트 역시 햄버거를 이리저리 훑어본다. 그걸 보던 아멜리가 고개를 이리저리 갸우뚱거리더니 말한다.
“너희 뭐 하냐?”
“네...?”
아멜리의 말을 들은 차논이 어색하게 웃더니 말한다.
“하, 하하하... 선배님! 이건 햄버거가 얼마나 맛있나 보려고...”
“너희 혹시 햄버거에서 괴담을 찾는 건 아니겠지?”
“아, 아니죠! 당연히...”
그리고 차논은 햄버거를 들여다본 끝에, 곰팡이 같은 건 없음을 확인한다. 라인하르트를 비롯한 다른 부원들도 마찬가지다. ‘후’ 하고 안도의 큰 숨을 내쉰 부원들은, 이윽고 햄버거를 한 입씩 베어물어 먹기 시작한다.

그리고 오후 8시쯤 되는 시간의 미린 중앙공원. 여느 날처럼 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각자 산책이나 데이트, 아니면 피크닉 비슷한 무언가를 즐기고 있다. 마침 수요일 저녁이기도 해서 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공원 한쪽에서는 식품 회사 같은 곳에서 나왔는지, 민트색으로 칠해진 트럭으로 팝업스토어를 차려 놨다.
지온과 세훈 역시 집에 돌아가는 길에 이곳을 지나가는 중이다. 서로 의도를 했다든가 하는 건 아니다. 지온은 학원에 갔다가 돌아가는 길이고, 세훈은 미린역 지하 아케이드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다. 서로 만나려고 만난 건 아니어도, 가는 길이 비슷하다 보니 이렇게 마주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서로를 확인한 지온과 세훈은, 잠시 서로를 훑어보며,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동시에 말한다.
“오, 너 C반에 지온이지?”
“G반 조세훈. 맞지?”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4 댓글

마드리갈

2023-08-04 18:01:32

민이 겨우 이겼네요. 그런데 미아가 보여준 사진은 무엇이었을까요. 설마 코스프레?

역시 음식에 곰팡이 같은 게 보이는 건 싫죠. 그것도 갓 만들어진 음식에 그런 게 있으면. 작중의 배경이 따뜻한 곳이라도 그렇게 바로 변질이 일어날 리는 없으니 역시 그런 게 갑자기 생긴다면 누군가의 초능력이 원인일 것인데 수제햄버거집 구내 및 근처에는 그런 장난을 칠 자는 일단 없다는 건데...


역시 세상 좁네요. 여기저기서 어떤 식으로든 엮이는...

시어하트어택

2023-08-07 07:25:58

미아가 보여 준 사진이 무엇이었을지는,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죠.


그 곰팡이 역시 현재로서는 누군가의 장난일 가능성이 있으니, 다들 저렇게 긴장을 안 할 수는 없을 겁니다.

SiteOwner

2023-09-01 23:32:26

민은 고전하고 있고, 라인하르트는 자신의 계획을 관철시킬 수 있어서 득의만면하고...한 세상에 천국과 지옥이 공존합니다.

뜻하지 않은 만남이 나중에 큰 사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지요. 안젤로와 그리핀과 재연의 충돌도 바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3명이 동시에 그렇게 부딪치기도 절대 쉽지 않은데 말이지요. 교통사고의 경우는 다중충돌이나 추돌도 꽤 잦지만 행인 3명의 동시충돌은 확실히...


라인하르트는 그 가게에 가보고 싶은 이상으로 뭔가 노리는 게 있어 보이는데 대체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지온과 세훈은 마주쳐서 서로의 신원을 확인...참 기묘하군요.

시어하트어택

2023-09-17 23:00:54

그래도 라인하르트의 저 계획은 부원들과 같이 맛있는 것을 먹으려는 의도이니 나쁘다고는 할 수 없죠. 저건 적어도 자신이 아는 맛집을 데려가려는 것이니까요.


저렇게 3명이 동시에 충돌하는 건 분명히 흔한 일은 아니죠. 그리핀이 이상한 일을 꾸미고 있으니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것일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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