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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러시아 사회의 비능률과 경직성을 상징하는 말로 "모스크바의 살수차" 가 있습니다.
수도 모스크바의 살수차는 차량이나 운용인원이나 물 등에 심각한 문제가 없는 한은 어떠한 상황하에서도 매일 정해진 시각에 물을 뿌리고 돌아갑니다. 설령 비가 오든 눈이 오든간에 말이지요. 비가 오는 날씨에는 굳이 살수차가 시내의 도로를 다니면서 물을 뿌릴 이유가 없는데 그 살수차의 운용인원들은 자기판단을 하는 대신 상부에서 지시한 대로 일단 일을 마쳐놓기는 합니다.
분명 이러한 상황은 지독한 경직성의 상징인데다 한때 제2세계의 수장이었는데다 잠깐이나마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었던 소련이 붕괴 후 출범한 신생 러시아가 나날이 쇠퇴한 주요 원인 중의 하나가 경직성이라는 것을 강화시켜 주는 기제이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주에 끝난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현장이었던 새만금의 야영장 상황을 보면 그런 소련-러시아를 비웃을 입장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적어도 모스크바의 살수차는 일은 꼬박꼬박 하지 않았습니까.
정치권에서 이런저런 말이 많습니다.
이것이 박근혜 정부의 탓이니 문재인 정부의 탓이니 윤석열 정부의 탓이니 등등. 각 주장마다 타당성과 한계를 가지는데다 그 내용도 방대하다 보니 일일이 다루지는 못하겠습니다. 게다가 이것은 더 파헤치면 새만금 개발의 시작은 박정희 시대로까지 소급하다 보니 이 분야의 전문가도 아닌 저에게는 판단이 버겁습니다. 하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있습니다. 그 야영장 부지가 2022년 10월에야 겨우 조성이 끝나서 다른 계획이 아무리 잘 추진되었어도 실재하는 토지 위에 만들어지는 설비를 충분히 갖추기에는 시간 자체가 부족했고 그 이전에 흐른 시간은 결국 허송세월했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게다가 이미 대회 자체의 완수도 실패해 그 자체로 용도폐기된 시설은 계속 공사중으로 앞으로 시간이 더 지나야 완공된다는 기막힌 사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의 살수차는 그래도 꾸준히 변함없이 일을 하기라도 했습니다.
그런데 새만금 잼버리는 아무것도 안하다가 급조하기 시작하여 결국 완성도 못한 상태에서 용도폐기되어 아예 안한 것보다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저 방관하다가 막상 상황이 닥쳐도 운영주체가 자체적으로는 전혀 대응하지 못하다가 중앙정부가 만기친람해야 하는 이런 "새만금 잼버리" 가 무능의 대명사로 쓰이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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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3-08-19 21:23:29
잼버리 건은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죠. 나라 망신이에요.
제대로 건설되지 못했다면 무슨 문제점이 일어날지 분석이라도 할 수 있고 대비라도 할 수 있는 일인데 아무것도 안하다니...
SiteOwner
2023-08-21 23:38:53
그렇습니다. 정말 다시 일어나서는 안될 사안이지만 그러한 우려도 배반당할 것 같습니다.
사실 저런 게 한두가지가 아닌데 말이지요. 그리고 여기에 대해서도 진영논리가 횡행하는 것이 기가 막히고 전라북도측이 계속 통하지도 않을 변명이나 잔뜩 늘어놓는다는 데에서 아연실색하게 됩니다.
사실 이것은 의외의 사안과 매우 밀접하게 엮여 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따로 다루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