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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율성 추모사업' 관련 기사를 보면서

시어하트어택, 2023-08-23 22:44:43

조회 수
141

오늘 뉴스 하나를 봤는데, 광주에서 정율성이라는 음악가의 기념사업을 하는데, 국가보훈부에서는 여기에 대한 예산은 줄 수 없다고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기사도 올라왔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783261?sid=100


이 기사가 나가기 이전에도, 정율성의 이름 자체는 많이 알려져 있었죠. 그때는 대중에게 '독립운동을 하다가 중국으로 간 비운의 음악가' 정도로만 알려져 있기도 했고, 그래서 광주와 화순을 중심으로 정율성 기념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죠.


그런데, 오늘 나간 이 기사들을 계기로 알게 된 분들도 있겠지만, 정율성은 6.25 전쟁 때 중공군에 복무한 사람입니다. 직접 참전은 하지 않았다지만 후방에서 군악을 연주하고 군가를 지었으며, 이를 통해 북한군과 중공군의 사기를 진작시킨 건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이를 보면, 해방 전이라면 몰라도 그 이후에는 우리 입장에서는 절대 좋게 평가할 수 없는 인물이기도 하죠.


광주에는 현재 정율성길과 정율성선생탄생지기념비가 있고, 정율성 음악회도 열립니다. 그에 더해 화순에는 한 초등학교에 정율성의 벽화가 큼지막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도 이 정도의 대접은 받지 않는 것으로 압니다. 광주시장의 해명으로는 위대한 음악가를 기리고 중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함이라고 하는데, 이게 진심인지는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제 사견으로는 정율성을 추모하는 일련의 행태 역시, 이전에 소개한 '낭만적 민족주의'와 큰 관련이 있지 않나 합니다. 같은 혈통이고 동향이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추켜세우려다 보니 저런 사달까지 벌어진 게 아닌가 합니다. 물론 전에 야당 의원들이 티베트에 다녀온 걸 보면 꼭 민족주의 때문에 이렇게 움직이는 것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요.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2 댓글

SiteOwner

2023-08-23 23:31:42

사실 멀리 갈 것도 없이 이 두 질문만 던져보면 됩니다. 이 중에 하나라도 대답할 수 있으면 정율성을 기념하든 어떻든 상관없겠습니다만...

  1. 친일예술가로 지탄받은 서정주 등의 인물에 대해서도 "시대의 아픔" 운운하는 논리로 복권시킬 수 있는가?
  2. 오래전부터 정율성을 기념해 왔는데도 중국이 수년간 한한령을 내렸으니 정율성 기념사업이 결과적으로 쓸모없는 게 아니었나?

 

말씀해 주신 낭만적 민족주의도 일리가 있어 보이는데 저는 좀 다른 그리고 좀 더 위험한 가설을 내세우고 싶군요.

그들이 추구하는 불복의 정치. 예전에 쓴 글인 가짜뉴스, 스토킹, 테러 및 불복의 정치에서 지적한 논리의 국제정치판 확장. 침략자 러시아와 그 침략자와의 동맹국인 중국이 국제정치에서 급속히 배제되고 있는 중이고 경제에서도 탈중국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것에 대한 불복심리를 가진 친중론자들이 "음악가 정율성" 을 어필하는 식으로 국면을 돌파해 보려는 시도같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을 위해 대한민국에 적대한 자를 기념할 거면 앞으로 이러지 말라는 법도 없겠습니다.

중국인 관광특구에 대한 공창제(公娼制) 특례라든지 한중우호를 위한다는 명목하에 특정 도서지역을 중국에 할양하는 조치 등등.

마드리갈

2023-08-24 18:42:04

작년부터 정율성 관련사업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예의주시하고 있었던 저는 이 사태가 언제 일어나도 일어났을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정율성 추앙사업의 진짜 목적은 무엇일까 참조). 그리고 정율성이라는 작곡가의 행적에 대해서는 세계 여러나라의 음악을 많이 듣는 터라 오래전부터 파악하고 있었어요.


중국인 관광객 유치는 그 사업을 추진하는 자들이 정말 그렇게 생각해서가 아니라 모종의 정치적 목적을 감추기 위한 속임수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여요.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국내 언론이 수년 전부터 유커 타령을 했을 때부터 중국인들이 광주로 몰려가서 정율성로나 정율성 생가 등 이미 오래전에 조성된 곳을 꼭 찾아간다고 보도가 안 될 수가 없었겠죠. 그런데 그랬던가요? 안 그렇잖아요?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박민식 국가보훈부장관과 온라인으로 언쟁을 하면서 유커 운운한 그게 전부였어요.

그리고 범진보계열에서 그렇게 비난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재평가를 해야겠죠. 대통령 재임시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 직접 참석해서 그 정율성이 작곡한 중국의 군가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최초로 현장에서 친히 감상했는데 비난하면 안되죠.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뭐, 그들의 정의는 언제나 선택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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