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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부가 수상하다!] 116화 - 한밤의 게임방송(2)

시어하트어택, 2023-08-25 07:29:21

조회 수
121

셰릴은 자신의 메시지를 무시한 그 사람이 누군지는 알고 있지만, 여기서 그냥 곧이곧대로 말할 수는 없다. 지금은 방송 중이기에, 단지 그냥 ‘누가 한 짓이냐’라고 중얼거릴 수만 있을 뿐. 셰릴이 그렇게 중얼거리자, 어떻게 다들 용케 알아들은 건지, 채팅창에 시청자들의 반응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그 녀석 혼내줘요]
[누가 감히 무시해]
[에이, 안 본 거 가지고 그러냐]

채팅창을 보던 셰릴은 시청자들의 반응에 고무되었는지, 그 문제의 장본인에게 전화통화를 해 보려고 전화를 들고 잠시 있다가, 문득 다른 생각이 든다.
‘가만 있자, 그러고 보니 슬레인에게 한번 전화는 해 봐야겠는데... 지금 하면 또 안 되지. 에이, 하필 왜 방송 중에 이런 생각이 다 드는 거냐...’
그런데 바로 셰릴이 그렇게 온갖 생각을 다 하던 그때, 누군가가 영상 메시지를 띄운다. 닉네임으로 보니 팬 같은데, 셰릴이 수신 버튼을 누르자마자, 곧바로 30대 정도로 되어 보이는 안경 쓴 남자의 얼굴이 나타난다. 그 남자는 대뜸 얼굴을 찌푸리더니 마치 준비해 온 것 같은 말을 뱉어내기 시작한다.
“내가 보다보다 답답해서, 응? 이렇게 해도 되는 거야? 후원해 줬던 거 다 끊어 버린다? 이번에도...”
하지만, 그 남자의 말은 거기서 더 이어지지 못한다. 셰릴이 다음과 같이 말하며, 무언가 묘한 것을 화면 너머에 있는 남자의 얼굴에 대고서, 자기 능력을 주입했기 때문이다.
“좀 보고만 계세요, 그만 그건 좀 잊어 주시고요.”
그렇게 말하고 나서 몇 초 후.
“어...? 내가 왜 이걸 켰지? 분명히, 나는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는데... 그래, 맞아! 응원을 위해 후원을 좀 해 주려고 했지.”
그렇게 그 남자는, 자신이 뭘 하려고 했는지조차 잊어버린 채, 후원을 셰릴에게 넣어 준다.
“오, ‘파스칼’님? 후원 왔네요, 감사합니다!”

한편 그 시간, 민의 집.
“가만 있자, 아까 그 누나가 메시지를 보낸 게 맞는 거지...”
민은 메시지 차단 목록에 셰릴을 추가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좀 지켜보기로 하고 일단 보던 게임 방송을 계속 보는데...
“오, 너 이런 것도 다 봐?”
“아, 깜짝이야!”
민의 뒤에는 어느새 반디가 서서 구경하고 있었다. 그것도 새까맣게 잊은 채로 방송에 집중했으니, 꽤나 재미있었다.
“메시지 보니까, 웬 방송국 이름이 다 있냐? 그 녀석, 보나 마나 그냥 스트리머잖아? 그 스트리머가 너한테 왜 메시지를 보내? 너는 그냥 시청자일 뿐이잖아.”
“아니, 그러니까 누나,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
그렇게 민이 하는 말을 다 들은 반디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한마디 꺼낸다.
“왜 메이링이 말하는 인플루언서 중에 그렇게 이상하게 관심을 끌고 싶어 하는 그 문제의 누군가였나 했는데, 또 아니었나 보네.”
그러고 보니 저번 주말에 민도 들은 적이 있다. 아니, 이미 봤다. 메이링이 지나가자 자기 초능력이 영문도 모르고 해제되어 버려서 당황했던 사람이 한 명 있었다. 셰릴은 분명히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얼굴 모양도 다를뿐더러, 양갈래 머리도 아니었고, 머리 색깔도 달랐다.
“그런데, 그런 애들, 다 공통점이 있더라.”
“공통점?”
“비상하게 누군가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지. 집에서 사랑을 못 받았나 하고 생각될 때도 있고. 네가 봐도 안 그러냐?”
“어... 그런 것 같네.”
생각해 보니 다들 그랬다. 토마나 로니, 토오루는 다들 비상하게 관심을 받고 싶어했다. 물론 토마는 코믹 페스타 때 크게 혼이 나고 나서 좀 누그러든 것 같지만.
“네가 만난 애들이 다라고 생각하면 안 돼. 얼마든지 특이한 부류의 사람들은 널려 있어. 세상은 넓고, 이상한 사람은 많은 법이지. 그런 사람들 중에 혹시 토마 같은 애들보다 더 강한 초능력자가 있을지도 모르고. 뭐, 너 정도라면 쉽게 이길 수 있겠지만, 또 절대적인 우열 같은 건 없는 법이고.”
반디가 조금 장황하게 말했고, 또 어려운 말이 섞였기는 하지만, 그래도 민은 알 것 같다. 아니, 안다고 하기에는 이런 상황을 좀 많이 겪어 왔다. 어느새, 반디는 민의 방에서 나가고 있다.
“나 자러 간다.”
“응? 지금 9시 조금 넘었는데 벌써 자? 레포트 같은 거 쓰다가 자는 건 아니고?”
“아, 내일 아침 일찍 학회에서 교수님 발표 도와야 해서 그래. 학교 잘 갔다 와!”
반디는 그 말을 마치고 그대로 민의 방을 나가서 자기 방으로 간다. 반디의 말에 잠시 멍하니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반디의 말은 말이고, 지금 보는 방송은 방송이다. 반디와 이야기를 하다 보니 5분 정도가 흘렀다.
“어... 아, 다행이다. 그냥 대기 시간이었잖아.”

한편 그 시간, 그리핀은 꽤나 만족스럽게 집에 돌아가는 길이다. 그리핀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비록 당초에 계획했던 장소는 아니라고는 하나 오늘도 마왕성을 잘 구현해 내는 데 성공했고, 또 사람들을 놀래키는 것도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고, 라시드와 토오루 역시 잘 도와 준 덕분에 만족스러웠다. 거기에다가 상황을 꼬아놓아 비난을 슬레인에게 뒤집어씌우는 데에까지 성공했으니, 이 정도면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90%는 넘게 만족할 만하다.
“오늘은 이만 됐고... 내일은 또 어디다 해 볼까?”
그리핀은 그렇게 즐거운 상상을 하며 발걸음을 재촉하려는데...

♩♪♬♩♪♬♩♪♬

“에이, 집에서 온 전화잖아.”
그리핀은 내키지는 않지만, 전화를 받아 본다. 지금은 귀가하기에 좀 많이 늦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찾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여보세요...”
“그리핀! 오늘은 좀 많이 늦네.”
“아, 친구들하고 농구를 하기로 해서요. 조금 더 있다가 들어갈게요.”
그리핀은 그렇게 둘러댄다. 아직 부모님도 완전히 늦은 시간은 아니라고 생각했던 건지, 그리핀의 말에 수긍하고는 더 신경 쓰지 않으려는 듯하다.
“너무 늦지는 마.”
“아... 알겠어요.”
그렇게 그리핀은 전화를 끊는다. 그리고 전화를 끊자마자, 그리핀의 표정은 180도 바뀐다.
“하, 이걸로 됐어! 1시간 동안 이제 또 뭘 하지?”
그리핀은 그로부터 다시 또 다른 재미있는 무언가를 할 생각에 가득 빠져 있다. 이번에 생각하는 건 마왕성은 아니지만, 사람들을 놀래주거나 할 수 있는 또 다른 무언가인 건 확실하다. 그리핀의 능력 정도면 어렵지도 않다. 마왕성을 만들 때처럼 이미지를 생각해낸 다음 투사하면 된다. 이미 마왕성을 만들기 전에도 다른 것도 만들어 본 적도 많다. 마왕성이 본격적으로 이슈가 되기 전, 가족들과 어느 열대의 해변 마을에 놀러간 적이 있는데, 바위섬이 하나 있었다. 그 옆에 똑같은 모양의 바위섬의 허상을 하나 더 만들어 놓고 사람들이 거기에 올라가서 휴식을 취하려다가 당황하는 모습을 즐겼던 적이 있었다.
“어디, 이번에는 뭘 해 볼까...”
그러던 중 그리핀의 눈에 띄는 게 있다. 공원 출입구 옆에 소용돌이 같은 게 하나 보인다. 원래 공원에 있던 장식물은 아닌 모양이다. 좀더 가까이 가본다. 소용돌이 너머로 통할 수 있는 건지, 손가락을 넣으면 그리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고, 또 그 너머에는 말 그대로 언덕 위에 하얀 집이 보인다.
“뭐냐, 저긴...”
그리핀은 문득 궁금증이 든다. 아무래도 이런 호기심은 들면 들수록 더울 주체할 수가 없다. 마침내, 저 소용돌이 안으로 안 들어가 보면 안되겠다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된다.
“한번 들어가 봐야겠는걸... 안 들어가지 않고는 못 배기겠어!”
그렇게 말한 그리핀은, 뒤돌아볼 새도 없이, 그 소용돌이 속으로 몸을 던진다.
“어? 아니... 뭐지?”
그리핀은 알 수 없는 자신을 감싸는 무언가에, 빨려들어간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6시, 한 아파트단지 7층.
“하...”
집 현관에 서 있는 그리핀은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머리는 온통 헝클어져 버리고, 입에서는 거친 숨을 잔뜩 내쉬고 있다. 사실 지금 막 집에 들어온 참인데, 최대한 조용히 들어오려던 참이다. 부모님이 여태 자신을 찾지 않은 게 이상하기는 했지만, 부모님은 요즘 들어 일찍 잠자리에 드니 그런가 보다 한다.
하지만, 그리핀의 그런 생각은 한순간에 깨져 버린다. 신발장에 신발을 넣으려는데, 신발에 무슨 귀신이라도 들린 것처럼, 갑자기 신발이 미끄러져서 바닥에 떨어진 것이다.
쿵-
“하... 망했다.”
그리핀의 입에서는 탄식이 저절로 나온다. 이제 들키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다. 거기에다가 추궁이 뒤따를 것이고, 또 거기에 더해서...
“어, 그리핀?”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 신발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막 깬 모양이다.
“아, 엄마...”
그리핀은 순간 뇌가 정지라도 해 버린 듯, 눈을 끔벅거리기만 한다. 어머니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꽤 난감하다. 뭐라도 할 말을 하기 위해 이리저리 눈을 굴리고, 입을 움직이려는데...
“어, 너 설마...”
“그, 그, 그러니까...”
하지만, 어머니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의외다.
“이렇게 일찍 학교에 가는 거니? 이야, 다시 봤는데?”
“어, 네... 그러니까...”
그리핀은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배가 고프다. 뱃속에서 주는 신호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대놓고 말하기는 뭐하니, 은근히 입을 연다.
“엄마, 혹시 간단히...”
하지만 어머니는 그 뒤의 말은 듣지 못한 건지, 오히려 큰 소리로 말한다.
“그럼 오늘도 잘 다녀와!”
“어, 엄마...”
하지만 그리핀의 그런 말을 듣지 못한 건지, 어머니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다시 현관에 홀로 선 그리핀은, 어쩔 수 없이 집을 다시 나선다.
“에이... 편의점에서 먹어야겠다.”
그렇게 푸념에 가까운 한 마디를 내뱉고서, 그리핀은 다시 집을 나선다. 들어온지 겨우 5분도 안 되는 시간 만이다. 그렇게 집을 나서니,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또 한편으로는 피곤함이 조금씩 그리핀의 머리를 덮어버리는 듯, 두 발이 바닥에 끌리기 시작한다.
“에이... 왜 나가니까 이렇게 졸리냐.”
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집에 들어가기도 마음에 걸린다. 이미 부모님께 다녀오겠다고 하고 집을 나선 이상, 만약 다시 집에 돌아간다면 분명히 부모님이 이상하게 여길 것이다.
“에이... 어디서 그냥 앉아 있다 갈 데 없나...”
그렇게 중얼거리며, 그리핀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다. 엘리베이터가 이윽고 1층에 이르자, 문득 그리핀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이 난 듯, 무릎을 탁 친다.
“그래! 학교에 가기까지는 2시간도 더 넘는 시간이 있어. 그렇다면...”
그리핀은 이윽고 결정을 한 듯,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피곤함은 저 멀리로 제쳐놓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4 댓글

마드리갈

2023-08-26 14:38:36

세상은 넓고 이상한 사람은 많다...

역시 그렇죠. 셰릴처럼 그걸 자신의 수익원으로 삼는 사람도 있고 그리핀처럼 마왕성같은 이상한 것을 출몰시켜 사람들을 놀래키는 것을 자신의 사명이나 살아가는 의미처럼 삼는 사람도 있고 말이죠. 그렇게 관심을 받아야 할만큼 관심에 굶주렸는지는 몰라도 측은한 마음이 안 들 수가 없어요.

셰릴의 저런 태도, 그야말로 좌표찍기 그 자체네요. 하긴 저런 짓 하는 사람이 셰릴같은 스트리머뿐일까요. 기성 창작물에도 저런 사례가 있죠. 첫 갸루(はじめてのギャル)의 카시이 유이(香椎結衣, 이미지 바로가기)가 저런 짓을 하죠. 겉보기에는 모범생이자 정통파미소녀이지만 자신의 인터넷방송에서는 완전히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다 보니 꽤 끔찍하게 보여요. 게다가 애용하는 장신구가 뱀 모양이니...

그리핀이 저러다가 진짜 난처한 상황에 빠지더라도 그때는 답이 없겠죠. 그가 뿌린 씨앗이니 그가 거둘 차례. 그때는 후회해도 소용없겠지만 자신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정말 그렇게 믿는 걸까요.

시어하트어택

2023-08-27 22:19:19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정말 많습니다.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그런 사람들이 더 많이 보이는데, 그 이전에도 나름의 방식대로 자신의 그런 관심에 대한 수요를 충족했겠죠. 셰릴은 자신의 인터넷 방송이라는 수단을 얻으니 더욱더 그러는 것일 테고요. 실제 몇몇 인터넷 방송인들의 행태에서 참고한 점이 있습니다.


그리핀의 일화도 실화에서 따 왔죠. 어느 학교 선배의 일화를 살짝 변형했는데, 원본(?)보다 더 재미있어진 듯합니다.

SiteOwner

2023-09-16 16:33:49

셰릴의 이상한 행태는 초능력과 결합하니 정말 무섭게 여겨집니다.

초능력의 투사가 온라인 상황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이 더욱 끔찍하군요. 현실에서 저런 사람을 만나지 않은 게 천만다행입니다.

역시 반디가 연장자인만큼 확실히 잘 이해하는군요. 동생인 민도 자신의 경험이 있다 보니 표현은 좀 어렵더라도 확실히 납득하고 있고, 경계해서 나쁠 건 없습니다.


그리핀의 일화, 실화에 기반한 것이군요. 역시 세계는 넓고 이상한 사람은 많습니다.

시어하트어택

2023-09-18 23:06:31

저게 바로 관심을 구걸하고 또 거기에 맞게 행동하는 몇몇 인터넷 방송인들의 행태에서 유래한 거죠. 그 방송인들에게 이런저런 초능력이 있었으면 셰릴보다 더한 짓도 했을 겁니다. 메이링에게 한번 무력화된 이름 모를 인플루언서 역시 비슷한 것을 하고 다녔겠죠.


그리핀의 에피소드의 모태가 되는 그 일화는 들은 바로 그때는 별로 큰 생각은 안 들었는데, 나중에 한번 써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뒤로부터 언제 쓸지 고민하다가, 바로 지금 써 보기로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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