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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탄치 않은 태국의 대마 방임주의노선 폐기

마드리갈, 2023-09-22 22:36:10

조회 수
215

동남아시아의 관광대국 태국은 대마에 관대한 나라로 잘 알려졌지만 그것도 과거형이 될 것이 정해졌어요. 태국의 스레타 타비신(Srettha Thavisin, 1962년생) 총리가 현지시각으로 9월 21일에 대마관련 법률을 정비해서 더 이상 자유방임에 두지 않고 철저히 의료목적에만 한정하겠다고 발표했어요. 대략 소요시간은 반년 정도로 예정되고 있어요.


이것에 대한 보도를 같이 소개해 놓을께요.

Thai Prime Minister Srettha rolls up changes: Strict revisions ahead for cannabis laws, 2023년 9월 22일 Thaiger 기사, 영어


태국은 2022년에 아시아 국가로서는 처음으로 대마를 합법화해서 수도 방콕을 비롯한 대도시의 어디에서나 대마를 팔고 있음은 물론 대마가 혼입된 식품도 공굥연하게 판매되고 있었죠. 알려진 것만 하더라도 대마 취급점은 6,000개 가까이 된다고 해요. 그리고 그런 대마 남용은 여가목적이용(For recreational purposes)이라는 완곡어법으로 정당화되고 있었는데 그 덕분에 태국의 상황은 상당히 좋지 않아요.


간단히 소개된 것만 하더라도 이런 정도죠.

Cannabis 'addictions' surge in Thailand after decriminalization, 2023년 1월 10일 Nikkei Asia 기사, 영어


2022년 6월에 대마 합법화가 단행되기 이전의 2022년의 첫 5개월동안에는 확인된 마리화나 중독자수의 월평균이 72명. 그런데 합법화 직후인 2022년 6월에서 11월까지 그 평균이 282명으로 뛰어올랐어요. 거의 4배 가까이를 기록하고 있어요.

게다가 태국의 대마 수요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폭 끌어올리고 있고 몇몇 판매상들의 말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의 수요가 80% 정도는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기도 해요. 이렇게 확산이 많을수록 관련 문제가 다발하는 것도 당연히 예측가능한 범위내에 있어요.


그런데 이걸 당장 실천하려 해도 문제가 있어요.

현재 태국의 내정상황은 연립정권인데 수상이 속한 당인 프아 타이(Pheu Thai, 태국공헌당)는 대마 불법화를 지지하는 반면 연정파트너인 붐자이타이(Bhumjaithai, 태국의 긍지)라는 정당이 대마 불법화를 반대하는 입장이라는 것이죠. 여기에서 권력인가 미래인가를 택해야 하는 아주 골치아픈 상황이 되었어요. 태국 의회 500석 중 프아 타이는 141석, 붐차이타이는 71석. 안그래도 취약한데 여기서 붐차이타이가 이탈할 경우는 권력이 없어지고 그렇다고 권력에 연연하다가는 대마로 인해 망가지는 태국의 상태는 더더욱 답이 없어지는데 2023년 8월 22일에 집권하여 이제 한달이 된 상황에서 어떤 결정이 가능한지는...


대마에 대해 인류의 경각심은 너무나도 느슨했어요.

그리고 얼마나 더 시행착오를 해야 궤도수정이 가능해질까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8 댓글

대왕고래

2023-09-22 23:37:03

그냥 담배나 술처럼 생각한 것인지... 결정 한번으로 엄청난 일들을 떠안네요.
좀 더 심사숙고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기도...

마드리갈

2023-09-23 01:12:52

사실 대마 합법화를 해놓고 나니 상황이 정말 엉망이 되었어요.

우선, 도시의 도처에 쓰레기 냄새가 많이 난다고 악평이 자자해요. 저야 대마를 접한 적도 없고 접할 생각도 없으니 대마의 냄새는 모르지만, 미디어에 알려진 것으로 볼 때 냄새가 매우 지독한 악취라는 것은 알고 있어요. 게다가 대마에 중독된 사람들이 온갖 분비물을 토한다든지 하는 것도 살풍경하죠. 합법화하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사람들은 이럴때만 조용하죠.


꼭 이렇게 겪어봐야 아는지...그리고 태국만이 아니예요. 합법화로 이행했던 국가들이 장기간 떠안아야 할 문제일 게 확정되었어요.

Lester

2023-09-23 00:44:22

기업에서 관리자로 올라가면 말단 시절의 초심은 잊고 설움만 기억에 남아서 이득을 취하려고 들듯이, 정치인도 입문 시절의 초심은 잊고 권력에 미쳐돌아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비슷하게 허모 '유사 정치인'도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이 너무 많은 것이다"라고 했죠. 참 맞는 말인게, 도둑은 부잣집 A가 망하면 B나 C를 털면 그만입니다. 정치인도 결국 그렇지 않을까요. 인터넷 댓글에서 정치인을 욕하는 패턴 중에 하나가 "어차피 가족들 다 해외로 보내두고 본인만 나랏돈 챙기다가 나라 망했을 때 도망가면 그만"이라고 하는데, 정말 그러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마드리갈

2023-09-23 01:28:07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죠. 특히 태국같이 정경유착이 고질적으로 심한 나라에서는.

대마 합법화도 그런 이해에서 시작되었을지도 모르죠. 저는 태국의 상황에 대해서 정통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동남아시아 각국의 문화적 특징이나 정치사조 등은 어느 정도 알다 보니 대마 합법화라는 게 모종의 정치적 목적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은 추론하고 있어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생각있는 사람이 상황을 바꾸려고 시도는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을 타락시키기는 쉽고 바로잡기는 매우 어려워요. 태국의 대마 방임주의노선 폐기도 그래서 갈 길이 멀어요.

마드리갈

2023-11-01 15:34:31

2023년 11월 1일 업데이트


아시아 최초로 대마를 합법화한 태국이 다시 대마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로 하자 오히려 대마업계에서 환영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요. 그렇게 규제를 하는 편이 공급과잉을 막을 수 있는데다 대마에 대한 오해를 줄일 수 있어서라는 것이 주된 이유인 것이죠. 즉 대마는 어디까지나 의약물질로 규정되어야 하는데 그것을 쾌락을 위해 마구잡이로 써도 된다는 오해가 대마를 약재로 써 온 태국의 전통을 훼손하는데다가 과포화된 대마시장에서 유통되는 것들은 제대로 검증되지도 않았다는 데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요. 이미 과포화된 시장으로 대마 합법화 이후 현재까지의 가격은 50-60% 하락으로 이어져 시장 자체가 대혼란 상태라는 것이죠.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What Thailand’s new coalition government means for the cannabis market, 2023년 10월 9일 CNBC 기사, 영어

마드리갈

2024-01-09 20:13:48

2024년 1월 9일 업데이트


태국의 신정부에서 여가용 목적으로서의 대마 사용을 금지하기로 방침을 굳혔어요.

이 방침에 따라 법제화가 완료되는대로 대마는 철저히 의료용으로만 한정되고 2022년에 단행된 대마 합법화조치는 폐기되어요. 게다가 판매점 또한 철저히 허가제로 운영되고 THC 함량이 낮은 부분에 한정되어 유통이 가능해져요.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이것으로 태국의 그간의 정책실패는 만회의 여지가 생겼어요. 그리고 대마합법화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태국의 이 실패를 제대로 봤으면 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Thailand's New Government To Ban Cannabis For Recreational Use, 2024년 1월 8일 Forbes 기사, 영어

마드리갈

2024-04-17 15:39:13

2024년 4월 17일 업데이트


태국에서 2024년말까지 여가용 목적으로의 대마사용을 금지할 방침을 확립할 것으로 추진하고 있어요. 이렇게 법제화되면 2025년부터는 의료용으로서의 대마 사용은 지속되지만 그 외의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는 합법화 이전 상태로 환원되어요.

태국에서는 2022년 중엽에 대마를 합법화된 이후로 오남용이 증가했고 특히 유소년층에 대한 피해가 심각해진데다 장기적으로는 다른 향정신성물질에 손을 대지 말라는 보장도 없으니 더 이상 상황을 주시할 수 없게 되었어요. 앞으로는 대마의 수출입, 경작 및 상업적 이용은 정부의 허가가 필요해지고 처벌 또한 대마 사용자에 대해서는 최대 60,000바트(=1,700달러)의 벌금, 판매자에 대해서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00바트(=2,786달러)의 벌금의 각각 부과 또는 병과조치가, 무허가 대마농장 운영자에게는 3년 이하의 징역과 300,000바트(=8,355달러)의 벌금 병과가 선고될 것도 예고되어 있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Thailand to Ban Recreational Marijuana Use By Year’s End, Minister Says, 2024년 3월 1일 The Diplomat 기사, 영어

마드리갈

2024-06-15 22:11:20

2024년 6월 15일 업데이트


태국의 대마초 허용정책은 기대와는 다르게 시행 이후 2년 동안 국가적인 재앙만 불러일으켰다는 결론으로 귀착되었어요. 대마를 전통의학에 쓰는 태국의 문화상 그렇게 논란이 될 일이 없었다가 1979년 이후 미국의 요구로 강력한 단속정책이 수반되었고 2000년대 전반까지 마약거래 용의자를 적절한 사법조치 없이 살해하는 일도 벌어졌던 역사 및 2018년에 정부의 엄격한 관리하에 의료용으로 합법화한 데에 이어 2022년에 아예 대마초를 완전히 마약류에서 제외하는 등 정책이 뒤집어진 것도 있고 한국, 싱가포르, 홍콩 등지에서 대마초 체험을 위해 태국으로 도항하는 등 대마초 관광특수를 일시적으로 누리기도 했지만 그게 오래 가지는 못했어요. 결국 유소년층 및 임산부의 건강 손상문제가 심각해졌고 대마초 관련의 정신병도 배증하는 등 그 자체로 문제가 된데다 더욱 강한 향정신성의약품을 찾기 위해 메스암페타민 등에 손을 댄다든지 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어요, 게다가 이제 와서 위법화한다지만 그것을 강제할만한 행정력이 태국에는 없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Marijuana was supposed to help Thailand. Why is the country planning to ban it again?, 2024년 6월 13일 Los Angeles Times 기사,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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