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에는 게임 스토리로 돌아온 HNRY라고 합니다.
이번 주제는……일본의 오락실. 즉, 게임 센터의 점포수의 변화를 알아보고 이를 통해 일본 아케이드 산업의 전망을 유추해 보는 시간을 내보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아케이드 산업에 관해선 별로 좋은 소리가 안나오고 있지요. 사실 과거부터 오락실이라 하면 비행 청소년들이 다니는 불건전한 유해 업소라는 인식이 박혀있었고(저도 그 영향으로 초등학생 시절에는 오락실을 거의 안다녔죠.) 시간이 흘러 지금은 아직도 현역으로 쌩쌩히 돌아감에도 없어진 추억의 장소 취급하는 사람들도 있지요.(뭐, 동네 오락실 같은 곳들은 많이 없어졌습니다마는;;)
실제로도 극소수의 업체를 제외하면 한국 아케이드 사업은 하양세나 다름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 한창 오락실이 인기있던 시절에는 각종 아케이드 게임이 쏟아져 나왔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대비되는 상황이지요.(물론 그 중 반수 이상이 특정 장르의 인기에 편승하여 나온 표절 내지 아류 게임들이었단 것도 감안해야 하지만 말이죠;;) 물론 파칭코, 파치슬롯의 변종 게임인 바다이야기가 결정적인 타격을 맞는 데 어느정도 한몫하긴 했지만……
여튼 이런 상황과 반대로 일본의 아케이드 업계는 어떨까요? 일본은 매년 새로운,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아케이드 게임들이 쏟아지고 있지요. 게다가 한국의 웬만한 대형 오락실들은 명함도 못내밀 정도로 크게 운영하는 게임 센터들도 굉장히 많습니다.(레이싱 게임들을 2인 1조도 아니고 4인 1조로 돌리는 것을 비롯하여 각종 대형 게임들을 기본 2대 이상씩 들여와 운영하는 오락실들이라든가……)
그렇다면 일본에 가면 주변에 오락실이 흔할 것 같은가요? 안타깝지만 그렇진 않답니다.
일본 위키백과에는 1987년~2011년판 경찰백서에 오락실들에 대한 통계가 기록되어 있는데 일본의 오락실은 경찰, 정확히는 국가공안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운영을 할 수 있기에 꽤 믿을만한 통계지요.
일단 해당 경찰 백서는 그 전년도의 전체적인 통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통계는 1986년~2010년의 통계로 집계되어 있습니다.
1986 년 (쇼와 61 년) 26,573 개.
1987 년 (쇼와 62 년) 25,435 개.
1988 년 (쇼와 63 년) 23,616 개.
1989 년 (헤이세이 원년) 21,929 개.
1990 년 (헤이세이 2 년) 20,803 개.
1991 년 (헤이세이 3 년) 19,812 개.
1992 년 (헤이세이 4 년) 19,540 개.
1993 년 (헤이세이 5 년) 19,766 개.
1994 년 (헤이세이 6 년) 19,406 개.
1995 년 (헤이세이 7 년) 18,893 개.
1996 년 (헤이세이 8 년) 18,125 개.
1997 년 (헤이세이 9 년) 16,790 개.
1998 년 (헤이세이 10 년) 15,748 개.
1999 년 (헤이세이 11 년) 14,836 개.
2000 년 (헤이세이 12 년) 13,734 개.
2001 년 (헤이세이 13 년) 12,742 개.
2002 년 (헤이세이 14 년) 11,499 개.
2003 년 (헤이세이 15 년) 10,759 개.
2004 년 (헤이세이 16 년) 10,109 개.
2005 년 (헤이세이 17 년) 9,515 개.
2006 년 (헤이세이 18 년) 9,091 개.
2007 년 (헤이세이 19 년) 8,652 개.
2008 년 (헤이세이 20 년) 8,137 개.
2009 년 (헤이세이 21 년) 7,662 개.
2010 년 (헤이세이 22 년) 7,137 개.
딱 봐도 감이 오지 않나요? 그랬습니다. 일본 역시 오락실 점포수는 정확한 조사가 시작된 86년(쇼와 61년)을 기점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2만 개가 넘던 오락실이 약 15년만에 8천 개 이하로 확 줄은게 보이지 않나요?
사실 냉정히 따져보면 어떤 의미에서 이건 필연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선 한국에 온라인 게임이 있다면 일본에는 콘솔 게임이 있지요. 오락실까지 찾아가서 동전을 쏟아부으며 몇 판을 하는 것보단 집에서 게임 소프트를 사다가 하는 게 좀 더 경제적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일단 한 번 게임을 하면 거기서 끝인 아케이드 게임과 영구적으로 할 수 있는 콘솔 게임과는 격이 꽤 크지요. 거기에 일본의 경우 원래부터 모바일 산업도 발달해 있었으나 요즘은 스마트폰을 위시로 한 모바일 게임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발전해 나가는 중이니까요.
거기에 아무리 일본이라도 오락실 업주 입장에서 대형 오락기들을 유지하는 건 꽤 벅찬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곳에 들어가는 전기비라든가 점검 및 수리에 들어가는 비용은 또 얼마일까요? 거기에 여러 오락실이 다닥다닥 붙어있을 경우 필연적으로 경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데 거기서 단골손님 유치 및 최신 소프트의 도입, 위에서 언급한 유지보수 등 어느 하나에서 밀리면 결국 그 오락실은 도태될 수밖에 없지요.
이런 복합적인 요소로 인해 아케이드 산업이 축소되어 가는 것은 해당 아케이드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회사들에게도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여러 게임 회사들은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손님을 끌어모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실정이랍니다. 우선 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통하여 자신의 기록을 저장하고 같은 오락실을 넘어 다른 오락실(일부 게임의 경우 타국의 오락실)의 유저들과 대전을 할 수 있게 하고 있는 점이지요. 게다가 이 네트워크 시스템을 필수적으로 사용하게끔 하여 네트워크 연결이 안되어 있으면 컨텐츠의 이용을 어렵게, 또는 불가능하게 만들어버리기까지 했지요. 좀 더 나아가서는 기존에 행해졌던 아케이드 게임의 콘솔 이식까지 중단하여 반드시 오락실에 오지 않으면 해당 게임을 즐길 수 없게 만들기까지 하였습니다.(ex 코나미의 비마니 시리즈, 세가의 이니셜D, 남코의 완간 미드나이트, 기타 등등)
그리고 오락실 업주들의 부담을 덜어낼 방법을 강구하기도 했는데 대표적으로 기기 대여 시스템이 있습니다. 기존에는 어마어마하게 비싼 비용의 기기를 오락실 업주들이 자비로 구입해야 했다면 이 시스템은 기존보다는 좀 더 저렴한 가격에 기기를 구매하되 오락실 유저들의 플레이 횟수에 비례한 요금을 걷어가는 형식의 과금제로 운영되는 방식이지요.
이외에도 각 회사별로 끊임없이 오락실로 새로운 유저들을 끌어들이고 그 유저들을 유지시키며, 오락실 업주들의 부담을 덜게 하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강구하고 있는 것이 일본 아케이드 업계의 현실이랍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앞으로 일본 아케이드 산업의 미래가 어떻게 될 진 쉽게 짐작할 순 없지만 단순 통계상으로 봤을 땐 일본 역시 하양세라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케이드 게임의 천국이라 생각하는 일본 역시 그 흐름을 피할 순 없는 것이겠지요.
그럼 오늘의 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NR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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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마드리갈
2013-08-04 04:06:58
24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게임센터가 1/4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격감했군요. 역시 일본도 사정이 쉽지만은 않은가봐요.
저런 퇴조에는 게임콘솔의 보급에도 원인이 있지만, 버블붕괴에 따른 부동산시장의 경착륙, 청년층의 실업률 증가 및 구매력 감소, 그리고 핸드폰의 보급도 엄청난 악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어요.
사실 게임센터와 같이 면적을 많이 차지하는 매장은 단위면적당 수익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예요. 다른 고수익 사업장을 복수 유치하는 게 더욱 이득이고, 특히 부동산의 가치가 버블붕괴 전 1/5 수준으로 격감한 이후로는 보다 고수익을 노려야 하니 게임센터는 설 자리를 잃게 되지요. 게다가 게임을 즐길만한 청년층의 평균소득 자체가 급감하는데다 핸드폰 요금으로 지출되는 돈에 게임, 코믹스 등에의 지출도 동반추락하게 되었어요. 게다가 자동차시장도 큰 변화를 겪어서, 스페셜티카라고 부르는 쿠페 차종이 대거 퇴출되어요.
HNRY
2013-08-04 04:22:05
버블 경제의 붕괴가 일본 사회 곳곳에 큰 영향을 끼쳤군요. 역시 아케이드 시장 역시 이 여파를 피해가긴 어려웠나봅니다. 사실 이런 여파로 일본 아케이드 업계는 불황을 타파하고 좀 더 많은 고객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답니다. 물론 통계상으로 보면 점차 시장의 축소화는 쉽게 막기가 어려워 보이지만......
SiteOwner
2014-04-09 20:12:00
일단 외출을 하게 되면 필수적으로 드는 비용이 있습니다. 도보의 범위를 넘어서면 교통비가 들고, 꽤 장시간 있게 되면 식음료비도 추가로 지출됩니다. 그러니 아무래도 좋은 직장이 줄어들어 구매력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청년층이 지출을 줄이면서 엔터테인먼트 컨텐츠를 줄이려면 방법은 역시 콘솔게임으로 가는 수밖에 없게 됩니다. 게다가 부동산업계의 사정도 좋지 않으니 대규모의 사업장을 운영하기에도 채산성이 급격히 나빠질 수밖에 없어집니다.
2000년대 전반에 일본인들을 만나면 게임센터 관련 이야기가 자주 나왔지만 이제는 그걸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전반적으로 관심 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 같습니다. 일단 연령대가 올라간 것도 있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