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왜건의 무덤과 같은 국가라 생각합니다. 일찌기부터 세단 선호 사상이 강했고 SUV 붐이 일어나면서 SUV가 세단들과 함께 투톱을 달리고 있는 곳이다 보니까요. 그 일례로 한국의 90년대~2000년대 초에 등장했던 왜건들, 그러니까 기아 크레도스 왜건, 정확히는 2세대 크레도스를 베이스로 한 파크타운이나 대우 라세티 왜건 등이 어찌 되었는지 생각해 보면……
그런데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현대가 i40을 들여왔는데 의외로 롱런하고 있고(위에서 언급한 애들보다 길게 연명하고 있으면 롱런하는 거죠 뭐 ;ㅅ;) 비슷한 시기에 들어온 볼보 V60도 그런데다 그 뒤에 캐딜락 CTS 왜건, BMW 3, 5 시리즈 투어링, 메르세데스-벤츠 CTS 슈팅 브레이크가 줄줄이 들어왔지요.
그런데……과연 이들이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해서 이들을 들여오는 건지 아니면 일종의 도전 같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뭐, 저 어린시절~초중고 학창시절에 비교하면 드문드문 왜건들이 보이곤 있는데……흠, 역시 모르겠어요.
일단 한국 기업 중 다시 왜건을 들여온 데가 현대밖에 없는데 그나마도 i40 뿐이고(i30도 왜건이 있긴 있습니다.;;) 다른 기업들은 시도도 하지 않고 있으며(ex 쉐보레 크루즈 왜건) 나머지는 다 외국 기업이란 점에서도 뭔가 미묘하단 말이지요.
과연 한국 왜건계에도 볕들 날이 오긴 할까요? 이래저래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ps. 그런데 개인적으로 도시를 다니는 덴 SUV 보단 왜건이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SUV 자체가 원래 험지 주행용으로 탄생한 애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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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갈
2013-08-21 21:18:27
왜건이라는 차종은 상당한 기술력이 있지 않으면 만들기가 꽤 어려운 차종이예요. 왜냐면, 세단에 비해 차체 후방의 개구부가 커서 강성이 떨어질 수 있으니까 연비나 승차감, 조향성 등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한 구조설계 및 보강재의 배치에서 고도의 노우하우를 축적해 있을 게 필요하니까요. 특히 자재비를 줄여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일본 메이커의 경우 왜건을 제대로 만드는 기업은 스바루와 마츠다를 제외하고는 없어요. 토요타, 닛산, 혼다 모두 변변한 왜건 모델은 없어요.
게다가 한국에서의 왜건 선호는 아무래도 낯설 수밖에 없어요. 여행문화 자체도 사전에 준비해서 싸들고 가는 문화가 아니고 현지에서 해결하는 문화다 보니 큰 적재공간은 선택지에 들어있지도 않아요. 게다가 택배, 퀵서비스 등도 발달해 있으니까요. 그리고 수입차 위주의 왜건문화는 해외에서 왜건의 편리함을 깨달은 일부 계층만의 것이다 보니 이게 국내에서 확산되기도 참 어렵지요.
HNRY
2013-08-21 21:21:22
흠, 그렇다면 현재로선 소수의 캠핑족 이외의 사람들에겐 크게 확산되기 어렵다는 것일까요……역시 옛날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왜건의 무덤이라는 것에서 벗어나긴 어려워 보입니다, 한국은.
SiteOwner
2013-08-22 00:26:43
왜건 기피풍조에, 아무래도 과거의 포니왜건 같은 차종이 자영업자의 화물차로 많이 이용된 과거도 아무래도 있을 것 같습니다. 1980년대 후반에 잔존했던 포니왜건은 드물게 자영업자용 화물차나 경찰차 등으로도 남아 있었는데, 어린 눈에 보기에도 별로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게 기억나고 있습니다.
한국시장에 왜건이 안착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봅니다.
위에서 동생이 언급해 놓은 것도 있는데다, 한국이 유달리 광적으로 카탈로그상 연비에 집착한다는 점도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를테면 세단형의 연비가 10.0km/L인데 왜건형이 9.7km/L이면 무조건 왜건형을 기피합니다.
HNRY
2013-08-22 01:38:41
흠, 왜건을 천시하게 되었다 이것일까요? 자영업자를 천시하는 것도 좋은 현상은 아니지만……
연비라…사람들이 연비 참 많이 따지지요. 그것도 그렇지만 한국에선 왜건이 자주 사용될 법한 아웃도어 스포츠나 캠핑 등이 별로 성행하지 않기도 하고 말이죠. 여러모로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