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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수면을 취하면서 꿈을 꾸는 일이 거의 없어요.
사실 2024년이 되면서 꿈을 꾼 빈도가 다섯손가락 이내 정도인데다 3월 들어서는 겨우 1번. 그만큼 숙면을 취하고 있다는 자체는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긴 하지만 일단 꿈을 꾸었다 하면 아주 기괴하게 전개되네요.
지난주에 꾼 꿈의 내용은 이러해요.
저는 일본의 어느 공항에 갓 도착한 상태. 그리고 시내로 들어가려고 공항버스를 탔어요. 참고로 저는 일본여행에서 선호하는 공항교통이 철도이고 공항버스는 단체여행 때 어쩔 수 없이 이용한 게 전부였어요. 그렇다 보니 일본에서의 공항버스는 별로 친숙하지도 않아요. 게다가 꿈 속에서는 공항과 도시가 그리 멀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공항버스는 계속 산 속으로 달리고 있었어요.
그렇게 도달한 산 속의 평지에는 환승터미널이 있었고 거기서 한번 더 버스를 타야 시내로 갈 수 있었어요. 다음 버스를 탔는데 그 버스에는 인도인들이 다수 타고 있었죠. 손에 들고 있거나 옷이나 모자 등에 부착하는 식으로 인도 국기를 갖고 있었다 보니 그들이 인도인이 아닐 확률이 낮을 것이고 파키스탄인이나 방글라데시인일 확률은 사실상 제로겠지만...
버스에 타기 위해 지갑을 열었는데 1만엔이 들어 있었어요. 그 안에서 2천엔을 꺼내서 지불하려고 하자, 운전석 근처의 좌석에 앉아 있던 인도인이 제 손에서 방금 꺼낸 그 지폐 2장을 그대로 낚아채네요. 그리고 한다는 말이 "당신은 나에게 돈을 냈다. 이 버스를 탔든 말든..." 이라는 이상한 말도 하면서.
저는 돌려달라고 말했지만 그 인도인이 능글맞게 웃으면서 왜 돌려주냐고 헛소리를 하네요?
그렇게 거부하는 인도인에 대해서 저는 그의 목을 팔로 감아서 조르고 꺾었어요. 그러더니 그가 겨우 돈을 돌려주네요. 그렇게 돌려받은 2천엔으로 버스 운임을 냈어요.
내리고 나서 지갑을 확인해 보니 8천엔이 들어 있어야 할 지갑에는 수십만엔의 지폐가 채워져 있었어요.
꿈이라는 게 합리성이고 뭐고 없다는 건 이미 잘 알고 있지만...
꿈의 빈도가 낮아진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지, 내용이 기괴해진 것을 우려해야 할지.
아무튼 별일 없으니까 그건 그것대로 좋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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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Lester
2024-03-11 03:27:26
음... 마지막의 반전이 좀 뜻밖이네요. 꿈이라는 게 무의식을 담는다지만 해석하기 나름이기도 해서... 대강 '나는 불공정과 불로소득을 증오한다. 이것은 나의 정당한 대가이다.' 정도로 이해하면 되지 않을까요. 마지막에 두둑한 현찰은 '이게 나야'라는 자신감으로 보면 될 것 같고요.
제 꿈 같은 경우에는 좁디좁은 원룸에서 3~4명과 같이 게임잡지 기사 작성 및 편집 같은 걸 하고 있었는데, 한 사람(꽤나 힙합스럽고 펑키한 스타일을 한 걸 크러시 계열의 누님?)이 들어와서는 벽걸이 달력 같은 종이를 펴서 보여주더군요. 이유인 즉 '이렇게나 지극정성으로 애독자 엽서를 보냈으면 뭔가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는 거였습니다.
하필 그 즈음에 배가 너무 아파서 꿈에서 깨는 바람에 뒷내용을 보지 못했지만요. 작업 끝난 데에 대한 보상이라고 치킨을 좀 시켜먹었는데, 몸이 안 받아주는 것인지 일요일 내내 복통과 변비로 고생했습니다. 뱃속은 찌르는 듯이 따끔따끔하고 화장실에서는 내보낼 때마다 불에 데인 것 같아서 죽는 줄 알았네요. 덕분에 일요일은 눕고 일어나고 화장실 가고의 반복이라 잠을 자기는커녕 뭘 했는지조차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습니다.
마드리갈
2024-03-11 11:52:27
지난 주의 꿈은 확실히 이상했죠. 게다가 결말이 꽤나 의외였고...실제로 로또는 안 맞았지만요.
레스터님의 꿈도 뭔가 기괴하네요. 역시 꿈에는 논리적 정합성이 같은 것을 기대하면 안되네요. 게다가 이미 벽걸이 달력만하면 엽서라고 할 수도 없는 수준이고...
고생 많이 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