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일로부터 75일째를 맞는 오늘, 그간의 건강상태를 회고해 보고 있어요.
사실 건강상태에는 기복이 있기 마련이라서 회복중이라고 해도 항상 전날보다 반드시 나아지는 건 아니거든요. 어제는 특히 많이 힘들었다 보니 여러모로 비참해지는 게 많네요.
수술자국이 다시 아프게 느껴진다든지 하는 것은 통상적으로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의사에게 미리 들은 터라 알고는 있어요. 그런데 허리를 똑바로 펴기 힘들어서 눕거나 앉은 상태에서 일어나서 정확히 직립한 자세가 되려면 최소한 수초 걸린다든지, 무의식적으로 손에 익은 일상생활 속의 동작에서 유달리 실수가 잦다든지, 걷기가 힘든데다 몸의 균형을 순간적으로 잃어버려서 위태로운 상황에 빠진다든지 하는 일이 연속되니 의욕도 떨어지고 그래서 더욱 비관하게 되네요.
오늘은 오늘의 태양이 다시 뜨겠지만, 그때까지의 걸리는 시간을 견뎌야겠죠.
자고 일어나면 더 나아져 있어야겠죠. 지금 바라는 것은 이것 정도.
생각나는 음악 한 곡을 소개해 볼께요.
프랑스의 바로크시대 작곡가 쟝 밥티스트 륄리(Jean-Baptiste Lully, 1632-1687) 작곡의 오페라 알체스테(Alceste)에 수록된 전사의 행진곡(Marche des Combattants). 스페인을 대표한 정격연주의 거장 조르디 사발(Jordi Savall, 1941년생)의 지휘로 르 콩세르 데 나시옹(Le Concert des Nations)이 연주했어요.
그럼, 오후에 다시 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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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Lester
2024-03-14 06:39:33
저도 주말에 음식을 잘못 먹었더니 장 쪽에 문제가 생겨서 끙끙 앓았네요. 음식이 위 아래쪽이랑 장에 남아 있는 건지 배가 아파서 화장실 가다 방바닥에 드러눕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아파보니까 정말 당분간은 일이고 뭐고 확실히 쉬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쾌차하시길 빌겠습니다. 그리고 일이나 특기사항에서의 능력이 떨어진 게 아니니 일상생활 정도는 쉽게 예전처럼 하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링크하신 음악은 잘 들었습니다. 딱 군대 행진곡스럽네요. 지휘자 륄리에 대해서는 발등 찍힌 것밖에 모르겠지만...
마드리갈
2024-03-14 10:20:07
휴식은 정말 중요하죠. 그리고 휴식을 통해서 건강과 생산성과 삶의 품질이 향상되니까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중시되어야 해요. 행복해지기 위한 인생이니까요.
지금은 꽤 좋아졌어요. 앞으로는 생활권역을 벗어나는 장거리 이동도 해 봐야죠. 2020년 이후로는 장거리 이동 자체를 해 본 적이 없다 보니 이것도 재개해야겠죠. 좋은 말씀에 감사드려요.
륄리는 상당히 독특한 음악가였죠. 이탈리아 출신으로 프랑스에 귀화한 인물이었고 특히 루이 14세의 총애를 받아 궁정작곡가면서 궁정관현악단의 지휘자이자 루이 14세가 즐기던 무용의 파트너이기도 했어요. 특히 바로크 무용음악이 프랑스에서 집대성되는 계기를 마련했고 프랑스풍 서곡의 형식을 완성했다든지 오늘날에는 상식으로 여겨지는 프랑스 오페라의 필수요소로서의 발레도 역시 륄리의 업적이기도 하죠. 륄리에 대해서는 2000년에 나온 프랑스 영화 왕의 춤(Le Roi danse)을 감상해 보셔도 좋아요. 문제의 그 발등을 찍은 장면도 충실히 재현되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