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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가 시작한지 아직 1주일도 되지 않은 시점인데 4월 3일에 대만에서 지진이 일어나는 등 올해도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어요. 1999년의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대만의 철저한 대책으로 인명피해는 크게 줄일 수 있었지만 그래도 대만 전역이 지진의 영향을 받았음은 물론 대만의 주력산업인 반도체 위탁생산은 모든 과정에서의 극도의 정밀도가 요구되는 터라 그 영향이 길어질 수도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후안무치한 태도는 대만을 분노시키고 있어요.
중국은 대만 지진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에 감사를 표명하는가 하면, 대만에 조력을 제공하겠다고도 제안하고 있어요. 대만에서는 하나의 중국 운운하면서 대만을 차별하는 중국의 태도를 믿지 않음은 물론, "중국은 무언가를 제안하면 늘 조건부였다" 라고 과거의 행태를 지적하며 경계하고 있어요. 당연히 조력제공은 대만측이 거부했어요.
전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기사는 바로 아래에 소개해 둘께요.
Taiwan condemns 'shameless' China's thanks for global sympathy on quake, 2024년 4월 4일 Reuters 기사, 영어
Why China Offered Earthquake Aid to Taiwan—and Why Taiwan Quickly Rejected It, 2024년 4월 4일 TIME Maganzine 기사, 영어
그러면, 이번에는 중국이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면서 대만을 절대로 중국의 일부로 인정하지 않는 사례도 하나 소개해 볼께요.
이미지 출처
Why the world’s flight paths are such a mess, 2018년 10월 1일 South China Morning Post 기사, 영어
서유럽과 대만을 잇는 국제선항공편의 경로에는 중국의 대만 차별이 아주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어요.
암스테르담-대북(台北/Taipei, 타이페이) 항공편인 KLM네덜란드항공의 KL087의 경우 중국의 영토를 가로지를 수 있어요. 그러나 대만의 두 항공사의 경우는 그렇지 못해요.
극권항로를 이용하는 차이나에어라인즈(China Airlines, 중화항공)의 CI73은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으로 가려면 일단 북동쪽으로 비행해서 대한해협 및 동해 상공을 지나 러시아 영공으로 진입해야 하죠. 반면 남회항로를 이용한 에바항공(EVA AIR)의 파리행 BR087은 해남도 상공을 지나기는 하지만 본토 상공을 지나지 못하는 것은 중화항공의 경우와 동일해요. 참고로 항공사의 편명의 표기방식에 대해서 첨언하자면, 알파벳 2글자와 수의 조합이면 국제항공운송협회(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IATA) 코드이고 알파벳 3글자와 수의 조합이면 국제민간항공기구(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ICAO) 코드인데 소개된 지도에는 에바항공만 다른 항공사와 달리 ICAO 코드인 EVA가 기재되어 있어서 일반인이 공항에서 바로 접할 수 있는 IATA 코드로 통일했음을 밝혀드려요.
두 대만 항공사의 항로설정은 하나의 중국 원칙이 철저히 거짓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산 증거.
네덜란드의 항공사는 중국 영공을 지나갈 수 있지만 대만의 항공사에게는 전혀 허용되지 않죠. 없는 것 취급도 아니고 아예 적극적으로 배척되는 것이죠. 게다가 갑자기 그런 것도 아니고 오랜 전통으로 굳어져 있어요. 대만의 항공사들은 유럽방면의 항로 운항에서 2-5시간 정도의 손해를 감수하고 있어요. 이렇게 대만을 동족 운운하면서 차별하고, 중국이 그렇게도 배격하려는 외세는 특혜를 입는데 뭐가 하나의 중국이라는 것일까요.
먹는 데는 남이고 궂은 일에는 일가친척이라는 속담은 역시 중국의 이런 처신에 딱 맞네요.
그리고 하나의 중국이라는 그 금과옥조(金科玉条)조차도 스스로 위반하는 거짓인 점에서 중국은 답이 없다는 것도 분명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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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시어하트어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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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도 있었죠. 누리꾼들이 '탈부착식 국가'냐며 조롱한 건 덤이고요.
참고로 저 배는 대만이 임차하기 이전에, 중화인민공화국의 일부인 홍콩특별행정구 선적의 배이니 중국의 배가 맞습니다.
마드리갈
2024-04-07 00:20:56
역시 모순과 자가당착을 빼놓으면 남는 게 없네요.
진시황(秦始皇)의 권위를 등에 업은 환관 조고(趙高)에서 유래하는 고사인 지록위마(指鹿偽馬)가 그냥 먼 옛날 이야기인 것만도 아니라는 것이 이런 데에서 잘 드러나네요. 정말 편리한 선택적인 하나의 중국 원칙이 얼마나 오래 갈지는 모르겠지만, 영원하지는 않을 거예요. 탈부착을 계속 하다가는 언젠가는 피로가 누적되어서 완전히 떨어질 것이구요.
다음에는 또 무슨 궤변이 이어질지 기대해 봐야겠어요. 늘 그렇듯이 놀랄 일도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