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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생활중에 병원 구내에서 간간이 들을 수 있었던 방송이 코드블루(Code Blue)였어요. 이를테면 벨소리에 뒤이어 "코드블루, 코드블루, 3층 수술실." 이렇게 나오는 것이었죠. 게다가 그 방송 뒤로는 사람들이 서둘러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는 경우도 있었어요. 입원한 병원이 대규모 종합병원인데다 수술직전에는 응급실에 있었고 수술 후 처음에 입원해 있던 병동 또한 응급병동이었다 보니 사람들이 급히 뛰는 발소리가 바로 근처인 복도에서 들리는 경우도 있었어요.
혼미하던 의식을 다잡아 웹검색을 할 수 있게 되자 이것저것 찾아본 게 있어요. 코드블루 또한 그 검색대상에 포함되어 있었고, 찾아보니까 심정지환자 발생의 상황을 말하는 것이었어요. 그것 이외에도 다른 코드도 있다는 것을 추가로 알았지만 입원기간중은 물론 이후 통원했을 때에도 코드블루 이외의 의료코드는 발령된 적이 없어요. 화재가 났을 경우의 레드(Red), 재난상황인 오렌지(Orange), 긴급대피상황인 그린(Green) 등과 같은 그런 것들은 실제로 접한 일이 없어서 천만다행이라 할까요.
입원생활중 22시(=오후 10시) 쯤 되면 대체로 잠들게 되는데 조명이 꺼진 후에 눈을 감기 직전 이렇게 생각하고 그랬어요.
"오늘은 코드블루가 없어서 천만다행이야."
그래요. 평온이라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당연할 수도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는 그렇지도 않아요.
그리고, 평온한 날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은 최고의 선물이 아닐 수 없어요.
스파이패밀리(SPY×FAMILY)의 캐릭터 실비아 셔우드가 말한 것처럼, "오늘이 평화로운 게 제일이지" 라는 말이 오늘따라 더욱 크게 느껴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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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Lester
2024-06-05 12:40:19
편도선이라든가 선천성이루공이라든가 하는 자잘한 수술 때문에 병원 신세를 진 적이 몇 번 있지만 장기입원까지는 안 해봐서 코드 블루 자체를 들어본 적이 없네요. 하지만 입원한 사람 입장에서 저 코드의 의미를 알고 있다면 아무리 자기와 상관없는 일임을 알아도 편히 있기는 힘들 것 같아요. 어딘지 모를 곳에 생사를 오가는 현장이 있다니... 극장에 공통된 감정이 번져나가듯이 뭔가가 넘어오는 느낌일 것 같거든요.
마드리갈
2024-06-06 12:04:46
보통 그렇죠. 종합병원이 아니면 들어볼 일도 거의 없는데다 그런 의료코드가 발동되지 않는 날도 분명히 있다 보니 장기입원하지 않는 한은 기회가 있는 게 이례적일 정도예요. 서울에서 생활할 때 종합병원을 찾은 게 건강진단이나 응급실 이용이나 간단한 수술 등의 사례가 있긴 했는데 그때는 들은 적이 없었고, 오빠가 예전에 장기입원했을 때에도 제가 늘 병원에만 있었던 건 아니었으니까 들을 기회가 없었거든요. 그렇다 보니 코드블루를 접하고 그 의미를 알게 된 이후로는 말씀하신 그런 감각을 좀처럼 피할 수가 없어요.
사실 퇴원후에도 들은 적이 있어요. 3월말에 진단결과 확인을 위해 방문했을 때. 확실히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