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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가 6월 4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전날은 6월 3일이고, 어제의 다음날인 오늘은 6월 5일.
그런데 어딘가에서는 6월 4일이 없습니다. 적어도 중국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날로 기념되어서도 안되고 잊혀져서도 안되는 애매한 위치에 있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5월 28일의 1주일 뒤라는 것에 착안해서 5월 35일이라고도 합니다. 1989년 6월 5일에 일어난 북경(北京)의 천안문사태(天安門事態)가 있었던 날이라서 철저히 금기시됩니다.
한편, 중국 관영언론은 미국의 IT기업 엔비디아(NVIDIA) 공동창업자이자 대표이사인 젠슨 황(Jensen Huang, 1963)의 "대만" 발언에 대해서 이상할 정도로 침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가 연설 중 대만을 국가로 거명했는데 평소같으면 길길이 날뛸 것이면서 왜 조용한지 모르겠습니다. 엔비디아와 젠슨 황에 대한 제재도 내려야 할 테고 엔비디아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도 벌여야 할 것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무엇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예전같지 않습니다. 중국이 사드(THAAD)를 도입한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아는데 이번에도 넘어갈지.
이럴 때만 조용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조용하면 좋겠습니다. 6월 4일에도 조용하고 대만 문제에도 조용한 중국이기를.
여기에 대해서는 따로 쓸 글이 있으니 일단 여기까지만 언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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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ter
2024-06-08 18:57:38
6월 4일이라 긁어 부스럼이 생기지 않도록 더더욱 신중(?)을 가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여력이 없어서 그러는 것인지는 도저히 모르겠네요. 다만 개인적으로는 전자라고 봅니다. 모든 중국인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중공이란 집단은 지도자만 다르지 그 집단 자체로 생존을 도모하려는 속성이 강하니까요. 공무원 조직 자체가 그런 성향이 있는데 관에 의한 통치를 중시하는 공산주의에서는 그게 당연히 강할 수밖에 없다고 해야 하나... 확신은 없지만 그런 생각이 듭니다.
SiteOwner
2024-06-09 13:06:02
대체로 맞게 보셨습니다. 게다가 저는 현재 중국의 딜레마가 극에 달했다고 봅니다.
6월 4일의 존재를 인정하면 천안문사태가 상기될 것 같고, 부정하면 바보가 금을 묻어놓은 자리에 "여기에 금 안 묻어놨음" 이라고 표지를 세우는 역효과가 나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합니다. 게다가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첨단기술 금수조치의 제재를 받는 중인데 엔비디아가 그 제재수준에 못 미치는 중국시장 전용칩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제재기준을 만족시키면서 일종의 숨구멍을 틔워주고 있는 상태라서 중국이 그것을 손대면 내일이 없고 방치하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폐기하는 꼴이 되니 결국 침묵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사태에서 확실해진 것이 있습니다.
공산주의자들은 강자에 비굴하고 약자에 잔혹하다는 것. 이미 중국이 2010년대에 희토류 분쟁으로 일본을 일시적으로 굴복시키기도 했지만 일본이 희토류 대체기술 개발이나 자체 희토류 조달방법 등으로 선회한데다 미국이나 호주 등도 희토류 광산을 재개발하기 시작하자 중국은 대외수출제한조치를 소리소문없이 푼 적이 있습니다. 게다가 대만에 대한 파인애플 금수조치를 단행했지만 일본이나 호주 등에서 대량구매하게 되어 대만 파인애플 업계가 제재 이전보다 더욱 높은 매출을 기록하자 그 금수조치도 슬그머니 해제했고, 호주산 석탄에 대한 횡포 또한 중국의 화력발전이나 제철공업의 가동률이 폭락하여 전력난까지 덮치자 결국 유야무야되고 말았습니다. 즉 호전적이고 용감한 척하지만 실상은 생존본능이 매우 강하고, 그 생존본능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얼마든지 비겁할 수 있다는 게 이렇게 속속 증명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