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세계문화유산 스톤헨지에 ‘물감 테러’한 환경단체
[한국경제] 관광명소가 어쩌다…환경단체, 이번엔 '주황색 물감' 테러
...보기만 해도 한숨이 나오는 헤드라인입니다. 기사를 요약하자면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위해 구속력이 있는 협약을 요구하는 환경단체 저스트스톱오일이 스톤헨지에 주황색 물감을 뿌렸다고 합니다. 그들의 자세한 목적은 기사에 있습니다만 어차피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진 않기 때문에 더 언급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게다가 '해당 물감은 옥수수가루로 만들었기 때문에 빗물에 씻겨내려갈 것이라'라고 했는데... 참 황송하기 그지없는 배려이십니다그려. 절이라도 해야 하는 걸까요? 이 단체는 불과 올해 1월에 모나리자에도 수프를 뿌리는 테러를 벌인 적이 있으나, 다행히 모나리자는 예전부터 유리로 보호되고 있기 때문에 심각한 피해를 입진 않았습니다(한국경제). 같은 단체라는 언급은 없으나 이미 최신기사에서 '세계적으로 이름난 작품에 수프를 끼얹어'라는 언급이 있으니 더 찾아볼 것도 없죠.
모나리자에 이어서 한때 불가사의에도 이름을 올렸던 문화유산에까지 훼손이라니, 갈수록 자신들이 테러리스트임을 입증하네요. 에코파시스트라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물론 갈수록 바빠지고 더워지는 요즘 세상에 가두행위로는 사람들이 관심도 주지 않죠. 그렇다고 이런 행위가 정당화되겠습니까? 이미 조롱거리로 전락한 PC나 BLM처럼 '나는 목적이 옳으므로 행동 또한 옳다'라는 저차원적이고 단순무식한 논리, 아니 소위 '무데뽀(사전상으로는 이 표기가 맞다고 합니다)'와 다를 게 없습니다. 게다가 진짜로 협약 체결을 촉구하는 게 목적이라면 정말로 노려야 할 곳은 다우닝가 10번지겠지만 그럴 생각일 있을지도 의문이네요. 말이 나온 김에 언급한 BLM도 과거 마틴 루터 킹이 살아 있을 때는 워싱턴 행진을 통해 인권법을 통과시켰던 것과 달리 공공기물 파손을 비롯한 폭동이 고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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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술한 마틴 루터 킹의 운동이 워싱턴 대집회인지 워싱턴 행진인지 헷갈려서 검색하다가 찾은 동아사이언스 기사인데, 그 중에 적절한 내용이 있는 것 같아 인용합니다. 원문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심리학자 디르크 오에게마(Dirk Oegema)와 베르트 클라이더만스 등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한 바 있습니다. 종종 새롭게 형성된 정체성이, 기존의 정체성과 충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회사의 직원이나 노조원인 사람은, 시위 중에 자신의 직장을 비난하는 구호에 갈등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갈등이 어느 정도 선을 넘게 되면, 즉 회사 기물을 부수는 등의 행동이 시작되면, 이들은 집단 행동에서 이탈하게 됩니다. 아무리 분노가 끓어오른다고 해도, 경찰을 쳐부수자든가 국기를 불태우자든가 하는 식의 행동이 반복되면, 이중적인 정체성(dual identity)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람들은 점점 빠져나가게 됩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일본 시민 운동은, 총리 및 내각을 사퇴시키기도 하는 등 큰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그러나 그 끝은 좋지 않았습니다. 1968년 니혼 대학의 막대한 회계부정사건이 드러나자, 이른바 전공투(全共闘. ぜんきょうとう) 투쟁이 시작됩니다. 수많은 대학에서 학생들이 학교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강력한 투쟁을 1년 이상 지속했습니다. 하지만 점차 투쟁의 목적이 불분명해졌습니다. 내부 분열이 심해졌고 심지어는 파벌 간의 살인사건도 일어났습니다. 이탈자가 속출하면서, 결국 스스로 소멸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분노는 집단 행동을 일으키는 힘이지만, 종종 그 안에 내재한 폭력성과 극단성으로 인해 스스로를 파괴하고 맙니다.
(중략)
저널리스트 스코트 스틴슨(Scott Stinson)은 이에 대해서 몇 가지 원인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 중 중요한 원인은, 바로 “불명확한 시위의 목적과 너무 많은 메시지”였습니다. “99% 대 1%”라는 간단한 구호로 모였지만, 점차 은행을 국유화하라든가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든가 심지어는 911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라는 등 이런저런 주장이 많아지면서 정작 무엇이 진짜 목적인지 알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두번째 문제는 ‘시위를 끝낼 시점’을 정하지 못한 것입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너무 많은 주장을 내세우면서, 과연 무엇을 얻으면 성공을 외치며 집회를 종결할 수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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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다행히 옥수수가루라서 인류적 문화유산이 훼손되지 않은 것은 다행이나, 다른 문제점도 있다고 봅니다. 바로 '이 따위 짓도 시위입니다' 하는 인식을 심어줄 것 같다는 거죠. 저런 테러리스트들도 '환경운동가' 칭호를 받고 폭동도 BLM의 일환이라는 이유로 '정당한 분노' 운운하는데, 다른 사람이라고 정의의 가면을 만들어서 쓰면 안 된다는 보장이 없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너도나도 들고 일어서면 결국 남는 것은 '이긴 자가 정의'라는 단순하지만 엄청나게 파괴적인 결론뿐이죠.
여러모로 후세에 '격동의 20년대'로 남을 것 같습니다. 후세라는 게 있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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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새로 추가한 소식은 같은 테러긴 한데 전혀 예상치 못한 물건이, 어느 의미로서는 예상되는 지역에서 퍼진 사건입니다. 바로 불과 2일 전에 벌어진 '중국인에 의한 제주도 똥 테러' 사건이죠. 제주 연동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일행으로 추정되는 아이가 대로변(그것도 사진에 얼추 10명 이상 보이는 것으로 보아 번화가)에서 똥을 눴지만 역시 중국인 관광객이자 보호자로 보이는 여성이 팔짱을 꼈을 뿐 방관했고, 제보자가 중국어를 몰라 영어로 제지했지만 무시했다는 내용입니다. 자세한 것은 한국경제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해당 사건을 다룬 기사는 많지만 한국경제 기사가 중국 관광객의 영향력에 대한 내용도 같이 다루고 있어서 선정했습니다.
요즘 유튜브에 중국 일반인들의 무너지는 사회상(물건 종류를 가리지 않고 공공장소에서 대놓고 쓸어담기라든가)을 다룬 채널을 봤길래, 누가 이 사건을 언급한 걸 보고 중국 이야기를 착각했겠지 싶었는데... 진짜 제주도에서 그럴 줄은 몰랐네요. 물론 제주도도 과거 유커 붐을 탄 영향인지 같은 한국인에게까지 바가지를 씌우는 작태를 보였다보니 누가 누굴 나무라냐는 반응도 있지만, 이건 공중도덕과 상식과 예의의 문제라 훨씬 심각합니다. 한편으론 돈 써줬으면 고마운 줄 알아라, 라는 암암리에 계급의식과 금전숭배가 결합된 듯한 중국인의 민낯을 본 것 같아 씁쓸합니다. 상술한 채널에 나오는 중국인들이 직접 촬영한 영상에서는 자기들도 피해자라고 대성통곡을 합니다만... 그들 역시 입장이 바뀐다면 집단만을 믿고 가해자로 돌변하지 않을까요. 자기 자식이 공공장소에서 똥을 눠도 주변 인식을 아랑곳하지 않는 저 모습 자체가 중국에서는 일상일테니 말입니다.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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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댓글
마드리갈
2024-06-22 21:47:22
에코테러리즘이 조용하나 싶었는데 역시 본색을 드러내내요.
옥수수가루를 사용했다고 변명은 하는데, 글쎄요. 솔직히 의미없어요. 사실 현대사회에서 생산되는 옥수수의 대부분이 기계화된 농업이라든지 비료라든지 농약 등의 화학기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거든요. 가정내 수요충당을 위해 소규모로 재배되는 경우 기계화의 적용대상이 아니라지만 그래도 후자의 경우는 피할 수 없는데 뭐가 변명이라는 건지. 안한 것보다도 못해요. 그리고 세계 각지에는 그렇게 관철될 리도 없는 에코테러리즘을 위해 버려진 옥수수가루가 없어서 굶주리는 사람도 있는데 뭐하는 짓인지. 게다가 스톤헨지를 그렇게 한 것은 영국인들의 분노를 사기에 딱 좋아요.
이전에 쓴 글 중 에코테러리즘이 내놓은 잘못된 해답 제하의 것이 있어요.
그 중 영국에서 일어난 사건에는 흔히 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라는 라틴어 명칭으로도 잘 알려진 존 왕의 대헌장에 대한 테러시도도 업데이트되어 있어요. 물론 그 시도는 보기좋게 실패한데다 현행범 2명이 현장에서 잡히는 것으로 끝났어요. 게다가 영국 정치사의 중요 문화유산에 대한 반달리즘이라서 큰 분노를 일으킨 것도 피할 수 없게 되었어요.
중국인의 저 몰지각한 행태는 노선이 다르고 에코테러리즘이라기보다는 공중도덕의 부재이지만, 사실 위의 에코테러리즘 건과 놀랍게도 비슷한 게 있어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른 건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는 이기적인 것만큼은. 하긴 그런 것을 생각하면 저런 짓은 실행 이전에 뇌를 떠나지 못하겠지만요.
Lester
2024-06-22 22:05:50
말씀을 듣고 보니 옥수수 중에선 GMO라고 해서 유전자 변형을 가한 것도 있다보니, 비료나 농약 같은 화학물질 외에 더 무서운 무언가를 남겼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게다가 식량으로 쓰지는 못할 망정 저런 범죄에나 쓰다니... 설마하니 환경을 위해서 인구를 조절해야 한다는 진짜 미치광이같은 생각을 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스톤헨지 말고 마그나 카르타까지 봉변을 당할 뻔했군요. 이러다가 빅 벤에다가 끼얹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사족을 추가한건가 싶었는데 역시 별개의 글로 작성할 걸 그랬네요. 다음부터는 주의하겠습니다.
SiteOwner
2024-06-23 21:29:53
그렇게 석유를 증오한다면 당장 오스트리아 비엔나 소재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나 주요 산유국들의 정부기관을 공격해야 할텐데 그건 후환이 두려워서 못하고 저항할 수 없는 미술품이나 문화재나 유적 등에나 폭력을 저지르는 행태가 어지간히도 설득력이 있겠습니다. 그들의 주장이 진정 지지를 받으려면 환경을 위해 자신들이 먼저 죽겠다고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인데 당연히 그럴 용기 따위는 전혀 없을 것입니다. 에코테러리즘의 미래가 보입니다. 1990년대 후반의 한총련같이 몰락해 버리면 좋겠습니다.
에코테러리즘을 벌이는 자칭 환경운동가는 극소수이지만 중국인들은 다수이지요. 그래서 더욱 답이 없습니다.
Lester
2024-06-28 23:40:36
1대1로 비교하기는 힘들겠지만 종교계에는 순교라거나 소신공양이라거나 하는 식으로 자신의 신념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명확한 사례가 있건만, 환경보호에서는 그런 걸 보기가 힘드네요. 물론 환경보호 주장가들에게 정말로 소신공양하라는 소리는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환경보호와 관련해서 가장 흔한 패턴이 후원금을 걷거나 에코제품을 만드는 경우인데, 전자는 그 돈이 정확하게 어디에 쓰이는 건지 알 수 없고 후자는 그 제품이 자원낭비 혹은 환경악화를 유도하는 게 아닌가 의심되니까요. 즐겨보는 사기만화 "검은 사기"에도 '환경투자 사기'와 'ECO 사기'라는 에피소드로 다뤄진 바 있고요.
제주도 관련 뉴스는 악화일로로 빠지고 있더군요. 어느 뉴스에서는 "우리나라(=중국)에서는 괜찮은데요"라고 적반하장으로 나왔다는데, 얼른 봐도 "중국에게 대들 수 있으면 대들어 봐라"라는 속뜻이 느껴져서 불쾌합니다. 중국인들이 제주도 땅을 산다든가 하는 식으로 경제적으로 복속시키려고 하는 게 아닌가 싶긴 한데, 오늘 나온 뉴스인 "간첩설 필리핀 여성 시장, 중국인과 지문 일치 (KBS)"를 보고 "제주도에 거액을 투자해서 영주권 획득 → 뉴스에 나온 것처럼 한국인 국적을 위조하거나 화교 후손 행세를 하면서 위장 → 제주도 시청이나 도청 입성" 같은 시나리오가 정말로 현실화되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SiteOwner
2024-07-01 20:13:18
말씀하신 그 필리핀 시장의 사례는 중국이 얼마나 집요한지를 잘 알 수 있는 산 증거였습니다.
백그라운드 자체를 전혀 알 수 없었던 필리핀 밤반(Bamban) 시장이자 사업가인 앨리스 구오(Alice Guo)라는 중국계 필리핀인이 사실은 중국인 곽화평(郭華萍, Guo Hua Ping)인 것이 검증되었는데, 사람들의 외모에서 차이가 많이 나는 필리핀에서도 구사한 이 전술을 사람들의 외모가 더욱 비슷한 한국이나 일본 등에서 쓰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그럼, 저도 보도기사를 하나 소개해 놓겠습니다.
Mayor Alice Guo is also Chinese woman Guo Hua Ping, NBI confirms (2024년 6월 27일 INQUIRER.NET, 영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