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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만, 군인 비하에는 이제는 상하가 따로 없습니다.
운동권들조차도 몸을 사리는 경향이 있었던 호국 보훈의 달인 6월이라도 상관이 없는가 봅니다. 정치권에서는 정치권대로 현직 장성들을 비하하기에 바쁘고, 어떤 스트리머는 군필자를 비하하지 않으면 죽을 병이라도 걸렸는지 이상한 영상을 제작했다가 역풍을 제대로 맞고 있습니다만, 그 어느 쪽이든 개선될 여지는 전혀 안 보입니다.
지난주인 6월 21일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입법 청문회에서 온갖 추태를 보였습니다. 국방부의 전직 장차관이나 해병대 장성들에 대해서 10분 퇴장 명령을 반복해서 내린다든지 "한 발 들고 두 손 들고 서 있으라" 라는 모욕성 발언을 일삼거나 대통령실 내선 전화번호가 7070이라고 "천공천공" 운운하는 등 진지한 청문회의 목적은 이미 온데간데없고 비하 경쟁에만 열을 올리는 꼴이 되었습니다. 이 사태가 공개되어 역풍이 불고 있다고 하지만, 글쎄요. 진정으로 책임지는 사람들만큼은 본 적이 없습니다.
이 사안에 대해서는 기사 2건을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해병대원 청문회 증인들 "수사 중" 답변 거부...野 위원장 "10분간 퇴장" (2024년 6월 24일 조선일보)
해병대원 청문회 후폭풍… "조롱과 모욕, 코미디 본 듯" (2024년 6월 24일 조선일보)
그리고 이번에는 스트리머의 건.
언론보도를 하나 인용합니다.
'군인 조롱 논란' 138만 유튜버, 결국 사과... "깊이 생각 못했다" (2024년 6월 24일 조선일보)
코미디 유튜브 채널 싱글벙글이 공개한 영상(vimeo 바로가기)이 공분을 사자 이 영사을 공식채널에서 비공개처리하고 사과했다는데, 제대로 책임진 것인지는 의문스럽습니다. 저런 스트리밍이 돈이 꽤 되고, 비록 역효과가 났다지만 영상 도중에 특정기업의 안마기 광고도 들어간 이상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으니 그런 사과로 지불할 비용은 사과 1개 값도 안될 듯합니다.
두 사안 모두 여론이 모두 안 좋다지만 글쎄요. 그냥 여론만 안 좋겠지요. 군인 비하에는 상하가 따로없고 확실하게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것까지도 완전히 똑같습니다. 또 여기서 과거 군대가 자행한 원죄 어쩌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수평적 정권교체가 가능해진지도 꽤 오래되는데 그러면 지금까지 뭐했냐고 반문해 드리고 싶습니다.
군대가 제공하는 국가안보유지라는 서비스가 누군가의 향유를 배제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는 게 이런 면에서는 좋은지 나쁜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오늘이 6.25 전쟁 발발 74주년의 날이라서 그런지 여러모로 입안에 쓴 맛이 남습니다.
2017년에 쓴 글인 명진버스의 추억에 인용해 둔 찰스 M. 프로빈스(Charles M. Province)의 시 이것이 군인이다(It is the Soldier)를 다시 읽고 있습니다. 여기에 다시 옮겨봅니다.
It is the Soldier, not the minister
Who has given us freedom of religion.
It is the Soldier, not the reporter
Who has given us freedom of the press.
It is the Soldier, not the poet
Who has given us freedom of speech.
It is the Soldier, not the campus organizer
Who has given us freedom to protest.
It is the Soldier, not the lawyer
Who has given us the right to a fair trial.
It is the Soldier, not the politician
Who has given us the right to vote.
It is the Soldier who salutes the flag,
Who serves beneath the flag,
And whose coffin is draped by the flag,
Who allows the protester to burn the flag.
그렇습니다. 운동권들이 데모를 할 자유도 시위자들이 국기를 불태우는 자유도 군인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인데, 그렇게 군인을 비하하는 자들은 대체 희생을 얼마나 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6월 25일의 밤은 깊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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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ter
2024-06-26 04:06:01
해당 유튜버의 영상은 열받아서 보지는 않았지만 요약본을 봐도 군데군데에 작정하고 비꼬는 요소가 숨어 있는 것 같아 악의가 느껴지더군요. 가령 '군대 가면 다리 아프니까 안마기 가져가면 좋겠지만 정작 군대에서 못 쓴다' 같은 홍보 슬로건 자체가 잘못됐다는 식이죠. 차라리 '군대에서 구르다 오느라 고생했으니 이제 푹 쉬는 김에 이런 거 써보면 어때'라고 하면 훈훈하면서 군대와 안마기의 연관성도 챙기는 셈이니 더 좋지 않았을까요?
해병대 장성들에 대해서는 글쎄요, 사망한 해병대원에 대해 수사 외압이 있었다는 뉴스를 접하기도 했거니와 소위 '해병문학'으로 풍자되는 해병대의 악습이나 폐단을 고칠 권한이 있으면서 방관해서인지 크게 동정심은 들지 않네요. 물론 청문회에 불러다놓고 멋대로 내쫓거나 7070 등의 청문회 취지와 엇나간 발언을 일삼는 행태를 옹호할 수는 없겠지만요.
소개하신 시는 정말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하지만 치킨 호크는 그렇다쳐도(애초에 얘네도 그래서는 안 되는 거지만) 일반인들이 군인의 중요성을 망각하거나 '저러니까 더 가지 말아야겠다' 하고 무시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적절한 인용일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노래를 하나 올리겠습니다. Creedence Clearwater Revival의 Fortunate Son입니다.
SiteOwner
2024-06-27 23:55:24
사실 예의 영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군인 비하와 괴롭히기로 점철되어 있는데다 중간에 나오는 안마기 홍보도 전혀 제대로 되지 않아서 광고로서도 완전히 틀렸습니다. 저런 것을 영상으로 만들었다는 의도 자체가 몰상식 그 자체입니다.
그런데 해병대 장성들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저런 태도도 예의 유튜버 영상과 전혀 다를 것이 없습니다. 사실 사안으로 보면 정말 지독한 것은 바로 이것인데 여기에 대해서만큼은 전혀 여론이 시끄럽지 않은게 기적이다 싶을 정도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별도로 코멘트를 써서 언급하겠습니다.
SiteOwner
2024-06-28 18:15:21
Lester님께서 구사하신 "크게 동정심은 들지 않는다" 논리에는 역공당하기 좋은 요소가 아주 많습니다.
물론 해병대에 여러 악습이나 폐단이 완전히 근절되지 않은 것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만, 계속되는 사건사고를 계기로 달라지는 부분도 있는데다 그 장성들이 정말 방관했는지는 공개된 정보에서는 알 수 없는 사안입니다. 만일 그 장성들이 직위상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최대로 사용하여 개선노력을 다했지만 일선에서 무시했다는 것이 드러났어도 그렇게 똑같은 논리를 고수하실 수 있습니까? 이런 역공에 대해서 어떻게 대답하실 것인지 의견을 밝혀 주시기를 요구합니다.
또한, 비판에도 기술이 필요합니다.
국회의원들이 그렇게 막 쓸데없는 작태를 벌이면서 공개적으로 군 장성을 모욕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지 않고 면책특권 뒤에 숨는 행태는 국민들에게 군인은 막 대해도 된다는 신호를 심어주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예의 감정으로 동정심이 들지 않느니 하시면, 결국은 군인 비하는 정당화될 수 있다고 인정하는 것과 다를 게 뭐가 있습니까? 고려사의 정중부의 난이 어떤 경위로 일어났는지가 여기서 생각이 납니다.
시와 소개해 주신 음악에 대해서는 또 따로 코멘트하겠습니다.
Lester
2024-06-28 23:27:36
확실하게 밝혀지기 전까지는 중립(인터넷에서 통하기로는 '중립기어')을 유지했어야 하는 것인데, 계속 자극적인 언론과 여론에 혹해서 속단을 내리네요. 해병대 장성들의 노력이 알려지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무시한 점과 국회의원들의 공개적인 모욕에 대해 은근히 옹호한 점 둘 모두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습니다. 해병대 장성들이 해병대의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했는데 이것이 국회에서 묵살당하는 경우가 있을까요? 혹시 흔히 말하는 예산 삭감이 군대에도 적용돼서 그런 걸까요? 그렇다면 노력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은 것이니 해병대에게는 더더욱 안타까운 일이고 저로서는 더더욱 섣부른 판단을 내린 것 같습니다.
SiteOwner
2024-06-29 22:57:03
그것까지는 확실히는 알 수 없습니다만, 적어도 국방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군조직을 훼손하려 들었다가 무위에 그친 사례만은 하나 알고 있습니다. 국군간호사관학교를 폐지하려 들었다가 여론의 반발에 결국은 철회한 사건이 있었고 이것에 대해 포럼에서는 국군간호사관학교 폐지를 시도한 "국방개혁" 이 떠오릅니다 제하의 글에서 다룬 적이 있긴 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은 온갖 추문(醜聞)이 있으니 포럼에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SiteOwner
2024-06-28 22:17:00
그 시를 접한지도 20년도 더욱 지났지만, 여전히 그 시가 주는 메시지의 중량감은 여전하고 또한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감동받으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이 시를 소개하기를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소개해 주신 노래는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는 당시 전쟁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는 좋은 자료이긴 하지만, 그래도 들으면서 여러모로 복잡한 기분이 안 들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베트남 전쟁의 성격은 여러모로 논할 여지가 있습니다만, 이 노래의 메시지에는 별로 동의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Lester
2024-06-28 23:30:41
판단이 잘못되니까 가져오는 노래조차도 핀트가 어긋났네요. 군대 관련 팝송 중에 아는 게 이것뿐이라 가져왔는데 역시 안 어울리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