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정계에서 간혹 나오는 표현 중에 "애완견(愛玩犬)" 이라는 게 있어요. 그런데 좋은 의미로는 절대로 쓰이지 않아요. 주로 권력에 아부한다고 추정되는 존재를 비하할 때 쓰는 멸칭인데, 유년기의 긴 시간동안 개를 길러왔던 저는 그런 애완견 운운하는 표현을 싫어해요. 개라는 동물을 너무나도 모르는 무식하고 추잡한 발언이니까요.
현실세계에서는 사람의 말을 쓰는 개는 아직 보고된 사례가 없고, 개와의 의사소통은 사람과 하는 것과는 분명 다른 게 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개를 길러보면 알 수 있는 건 꽤 있어요. 개도 충분히 느끼고 생각하기도 하고, 비록 지능이 인간만큼 되지는 못하더라도 그러기에 온갖 꾀로 사람을 속이는 짓은 못한다는 것. 물론 개도 개 나름이라서 사람을 곯려먹는 것을 즐긴다든지 자기가 예쁘다는 자각이 있어서 그걸 이용하는 경우도 분명 있긴 하지만, 온갖 간흉계독을 구사하는 인간만큼은 아니라는 거죠.
그리고, 별로 유쾌하지 못했던 10대 전반에 개는 비록 인간은 아니었지만 저의 가장 소중한 친구이기도 했고, 그래서 그때 길렀던 개인 여우쥐에게 지금도 감사하고 있고, 요즘도 여전히 오빠와 여우쥐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여우쥐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날이야말로 평온하고 행복한 날이라고 여기면서.
요즘 이런 기사들이 있어요.
이재명 “언론 ‘애완견’은 학계 용어” vs 학계 “국내선 안쓰는 말”, 2024년 6월 18일 동아일보 기사
이재명, '애완견' 발언에 "언론 전체 비판으로 오해했다면 유감", 2024년 6월 19일 조선일보 기사
민주, 여 문자 읽씹 논란에 "김건희 애완견인가…국정농단 서막" 맹공(종합), 2024년 7월 8일 뉴시스 기사
여기에 대해서는 딱히 평론을 할 가치를 못 느끼지만 이렇게만은 말해두고 싶네요.
개보다 빨리 뛰지도 크게 짖지도 못하고 개만큼 귀엽고 충직하지도 않으면서 뭐 그렇게 개를 폄하하는지.
요즘 뉴스에서 많이 보이는 "읽씹" 이라는 말에 대해서도 할 말은 있지만 그건 나중에 다룰 기회가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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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ter
2024-07-12 02:33:17
요즘 인간 모습을 하고서 인간답지 못한 언행을 일삼는 '인간'들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있다 보니, 'XX만도 못하다'라는 비판이 올라오면 'XX에게 실례야! XX에게 사과해!' 같은 얘기가 따라붙더군요. 그런데 그냥 농담에서 그칠 게 아니라 정말 실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낯뜨거운 일도 제법 있습니다.
본문의 정치인 같은 경우에는 저로서는 민감하고 어려운 소재라 언급하지 않겠습니다만, 근래에 개통령으로 추대됐다가 본인의 사업 문제로 잠깐 마녀사냥에 휘말려 고생했던 강형욱이나 사이트오너님께서 언급하셨던 르노코리아 같은 경우에는 진짜 '싸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같은 상황이 엿보이기도 합니다. 이른바 '책임'의 문제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는 것인데... 어떻게 될지 정말 걱정입니다.
개인적으로 개는 어렸을 적에 물려서 그런지 끌리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개 중에 귀여운 녀석도 있는 건 확실하죠. 애초에 동물의 새끼는 모두 귀엽지만요. 개인적으로 웰시코기나 시바견을 좋아합니다만 키우기는 역시 무리일 것 같네요. 강아지에게 필수인 산책의 경우 제가 끌려다니기만 할 테니...
마드리갈
2024-07-12 12:08:05
그렇죠. 아예 부끄러운 줄도 몰라요. 그리오 오늘도 폭주중이죠.
오늘 뉴스에 이런 게 있어요.
한달새 42개 당론 법안 쏟아낸 野… 의원들 "내용도 몰라", 2024년 7월 12일 조선일보 기사
민식이법에서 발생한 갖은 논란과 문제점은 사실 튜토리얼 수준이었어요. 앞으로 이런 일이 폭주할 것인데 최소한 개는 이런 짓 안해요. 할 수도 없고. 그리고 늘 그러듯이 운동권 논리는 언제나 상황논리로 얼핏 보면 맞아 보이지만 조금만 면밀히 뜯어보면 모순에 가득찬 헛소리뿐이죠.
그 심정, 이해해요. 사실 저도 개를 무서워했던 때가 있었으니까요. 개를 오랫동안 기르면서 그걸 극복할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