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언론보도에서 특정대상을 언급할 경우에 제3자 비유를 남발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이를테면 북한의 여성악단을 소개하면서 "북한판 소녀시대" 라고 한다든지, 최근에 요트 사고로 목숨을 잃은 영국의 기업가 마이크 린치(Mike Lynch, 1965-2024)에 대해 "영국의 빌 게이츠" 라고 비유한다든지 하는 경우. 물론 이것은 한국언론만의 문제는 아니고 세계 여러 나라의 언론에서도 발견되는 문제이다 보니 국내언론만을 탓할 것은 아니지만 생각해 볼 여지는 아무래도 충분하겠죠.
인간의 인식능력은 자신이 관련된 범위 내에서 결정되니까 그렇게 유명한 제3자에 비유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거예요. 하지만 여기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게 정보오염 및 그 인용대상이 되는 제3자에 대한 풍평피해(風評被害). 즉 기사를 오도해서 정작 기사에서 다루어지는 내용은 뒷전이고 그 제3자만 기억에 각인되어서 정보를 잘못 습득하게 된다든지, 일부를 편집해서 가짜뉴스를 만들기 용이해진다는 등의 문제가 있다든지 하는 정보오염의 위험은 한결 높아지는데다 그 인용된 제3자가 선의의 피해를 입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 점까지 세심하게 고려하면 안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는 보이지도 않아요.
이 사안에 대해서도 고민해 봐야겠죠.
그리고, 방치하기만 해서는 안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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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ter
2024-08-26 15:58:57
권위(혹은 유명세)에 의거한 오류이자, 이해를 돕는다는 명분하에 자신의 무식과 지식을 전달하려는 노력 및 소위 기자 정신의 포기이자, 말씀하신 정보오염을 일으키는 민폐의 집합체라고 봐야 할 듯합니다. 특히 2번째인 '이해를 돕는다는 명분'이 가장 악랄한데, 흔히 사기꾼 혹은 그들의 앞잡이로 전락하는 선의의 제3자를 방불케 하는 뻔뻔함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남의 기사를 도용할 거면 오탈자라도 바로잡든지 내용이라도 추가하든지 해서 나름대로의 성의를 보여야 하건만, 오탈자 그대로 보존하면서 무슨...
과거에 자극적인 소수의 특정 언론을 가리켜 황색언론이라고 했는데, 이제 언론 전체가 황색언론으로 하향평준화 된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을 스스로 찾아나서는 인간다운 행위가 강조되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는 엄청난 노력과 판단력이 필요한 행위라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매우 적을 듯하네요. 당장 저부터도 무리고...
마드리갈
2024-08-26 17:57:41
아무리 좋게 해석하려 해도 정보오염에서 절대로 자유롭지 않은 이 작태에 오피니언 리더들도 일반대중도 문제점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 참으로 개탄스럽기 짝이 없어요. 이제는 다들 황색언론이니까 지적해봤자 무의미하다는 자포자기인지...사실 그 이전에 이 사회가 언어에 무관심하다는 게 이렇게도 드러나네요.
그런데 유명세라는 말은 유명이라는 이득에 대한 역기능이라는 의미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한자로 쓰면 有名税, 영역하면 drawbacks of fame 정도. 그런데 요즘은 이게 한자로는 有名勢, 영역하면 strength of fame으로 오용되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 의도하신 방향대로의 적절한 어휘는 명성(名声, Fame)이죠. 참고를 위해 소개해 두었어요.
Lester
2024-08-26 18:21:15
세간에서 많이 쓰는 단어라 머릿속의 단어집에 추가돼서 무심코 사용했는데, 그런 문제가 있었군요. 명성도 좋지만 영향력(影響力, influence)도 어울릴 것 같고요. 다음부터는 주의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