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목부가 자기 소들을 돌보고 있었는데, 무리 중 가장 좋은 소인 어린 황소를 잃어버렸습니다. 그는 즉시 그 소를 찾아 나섰습니다. 그러나 수색에 성공을 거두지 못하자 그는 맹세를 했습니다. 도둑을 찾으면 제우스 신에게 송아지 한 마리를 바치겠다는 맹세였습니다. 수색을 계속하던 중 한 관목림으로 들어갔는데 이윽고 그곳에서 사자가 잃어버린 황소를 먹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소스라치게 놀란 나머지 그는 하늘을 향해 양손을 들어올리고 외쳤습니다.
"위대하신 제우스 신이시여, 제가 도둑을 잡으면 송아지를 당신께 봉납하겠다고 맹세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저 사자의 손아귀에서 제 황소가 무사히 탈출할 수 있기만 하면 다 자란 황소를 바치기로 당신에게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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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우화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중병에 걸린 한 농부가 신에게 자기 병이 낫게 해준다면 소 천마리를 바친다고 했는데 막상 낫고 보니 약속을 지키기가 어려워 밀가루로 빚은 소를 바쳤다가 되려 천벌을 받은 이야기도 있었지요.
이솝우화에도 이런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보면 인간이 궁지에 몰렸을 때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는 것은 어쩌면 일종의 본능 내지 본성 같은 것일까요?
그리고 교훈과는 별개의 사족으로 이솝우화의 몇몇 이야기에는 그리스 신이나 그리스에 관련된 내용이 종종 언급될 것입니다. 왜냐면 이 이야기가 전해지던 것이 고대 그리스부터였기 때문이죠. 유명한 이야기인 금도끼 은도끼의 신령이 사실은 이솝우화 원전에서 헤르메스였다는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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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하네카와츠바사
2013-10-01 14:03:53
극단적인 상황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들지요. 그리고 성취하기 어렵지만 정말 성취하고 싶은 목표가 있을 경우에, 정말 그 무엇을 바쳐서라도 이루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저 이야기들은 그런 심리를 표현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를 읽고 보니 '악마에게 영혼을 바쳐서라도 이루고 싶다'는 말도 이 범주에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