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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초능력자가 수상하다!] 22화 - 도서관의 작은 불씨(1)

시어하트어택, 2024-09-23 20:05:18

조회 수
46

예담과 하야토를 공격하던 그 의문의 인물은 ‘전략적 후퇴’를 결정하고 나서, 바로 그 자리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지금의 행동은 누군가의 방해로 실패했다. 하지만, ‘목표’의 이름과 행동 패턴은, 전부 그 의뢰인에게 정보를 받아 놓은 참이다. 그가 받은 정보가 맞다면, 그 목표는 오후 6시, 마리나 센터로 향할 것이다. 그때 있는 행사에, 수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러 갈 것이고, 그 의뢰인이 그에게 준 그 행동 패턴으로 보아 그가 그곳에 갈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그래, 기회를... 더 확실한 기회를!”
그는 소리 없이 거기서 물러난다. 그리고 마치 그 일을 모르던 것처럼, 길을 걸어간다.

그리고 그 의문의 인물이 모르는 그때, 누군가가 골목길을 살짝 내다보며 말한다.
“역시... 나와 보기를 잘했지. 치라유가 보내준 그 파일, 괜히 보낸 것이 아니었어.”
그렇게 중얼거리는 건 다름 아닌 메이링. 메이링은 자기 사무실로 출근하려다가, 부하 직원이 보내준 파일이 생각나서 미린학원이 있는 쪽으로 살짝 돌아가 보던 길이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틀리지 않았던 것이다. 치라유가 보내준 그 초능력자에 대한 자료는 지금 메이링이 확인한 그 초능력자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이름이 ‘루스탐 아하디’... 무언가를 자석처럼 붙게 하는 능력... 다 맞네.”
사실 마리우스에 대해 조금 더 파헤쳐 볼까 했지만, 치라유의 제보를 포함해 여러 가지 주목할 만한 제보가 오는 바람에 거기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그리고 새로운 정보를 받지 못한 탓도 있다. 지금 마리우스에 대해 막 생각난 참에, 키릴로에게 전화를 해 본다. 마침, 키릴로는 전화를 바로 받는다.
“여보세요? 네, 변호사님, 안 그래도 말하려고 했는데, 마침 잘 됐습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실장님?”
“마리우스 말인데, 그 자를 조종한 주체 있잖습니까. 저희가 파악하고 있던 자들이었습니다. 발신된 신호 정보를 역추적하니 금방 나오더군요.”
“어... 그래요? 그게 어딘데요?”
“여기, ‘파라드 커뮤니케이션즈’로 뜹니다. 겉으로는 그냥 중소 규모의 통신회사죠. 사업자 등록이라든지, 전파허가 같은 것도 다 해 놨습니다. 하지만 이건 위장 업체입니다. 이 업체의 실소유주 역시 저희가 이미 파악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그럼 한번 자료를 보내 주시겠어요?”
“지금은 저도 외근을 나와 있으니, 이따가 드리도록 하죠.”
“여러 모로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키릴로와의 전화를 끊고, 메이링 역시 다시 자기 사무실로 향한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오전 10시, 미린대 공학관의 한 강의실 앞. 수업 도중 휴식시간이 되어 학생들이 삼삼오오 강의실 문을 나서고 있다. 
“리암은 왜 오늘따라 연락을 안 받는 거야?”
타마라는 혼자 복도의 벤치에 앉아서 중얼거린다. 오늘은 어째 메시지를 본 표시도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전화통화를 하거나 한 것도 아니다.
“그건 그렇고, 로건이라는 녀석은 오늘 안 보이네? 분명히 오늘 나하고는 4개가 같은 수업 아니었나...”
로건이라는 이름은 신시아로부터 들어서 알았기에, 이제 이름과 얼굴이 연결되기는 하지만, 마치 거짓말이라도 한 것처럼, 로건은 오늘 자취를 감춰 버렸는지 당최 보이지 않는다. 궁금했는지, 타마라는 마침 보이는 청바지를 입은 동급생에게 가서 묻는다.
“수닐라, 너 혹시 로건 못 봤냐?”
“어... 로건...? 그 음침한 애 말하는 거지?”
수닐라라고 불린 그 동급생은 무언가 알고 있는 듯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한다.
“어? 설마 아는 거냐?”
“맞아. 오늘 집에 무슨 일이 있다고, 발표도 미루고 수업도 안 나왔더라.”
“정말이지...”
타마라는 무언가 짚이는 게 있는지, 무릎을 탁 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그리고 그 길로, 공학과 학생회실 쪽으로 한번 가 본다. 거기에는 공학과 학생들의 사물함이 한 명씩 마련되어 있어서, 타마라 역시도 거기에 옷이나 책 같은 걸 넣어놓기 때문이다.
“내 예상이 맞다면, 아마도 사물함에 뭔가 놔뒀을 것 같은데.”
그렇게 짐작을 한 타마라는 곧장 사물함을 이리저리 훑어본다. 마침 ‘로건 두셋’이라는 이름이 쓰인 사물함이 하나 보인다.
“로건 두셋이라... 로건이라는 이름을 가진 학생은 1명뿐인데...”
타마라의 예상은 틀리지 않는다. 마침 그 사물함은 열려 있고, 그 너머로 무언가 보인다. 전단지와 명함 같아 보인다.
“하, 자기가 열어 놓고 간 걸 누가 탓할까.”
자신의 폰을 들어 플래시를 켜고, 그 살짝 나온 무언가를 찍는다.

“이야, 오늘도 무슨 이상한 일이 많이 일어날 것 같은데?”
미린초등학교 5학년 G반 교실 옆 F반 교실 앞 복도. 1교시 수업이 끝나고 막 교실에서 나오던 민의 옆에서 누군가가 마치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말한다.
“하늘은 맑지, 비둘기들은 그냥 돌아다니기만 하지... 이렇게 평화로운 상황에서는 꼭 뭐가 일어날 것만 같은데.”
민은 그렇게 다 들으라는 듯 말하는 그 장본인을 바로 알아본다.
“너, 그 6학년에 파린이라는 누나 졸졸 쫓아다니지? 앙투아네트였지? 오늘은 또 무슨 이상한 말을 주워들었길래 그래?”
“어, 너 봤구나?”
앙투아네트라는 이름의 여자 동급생은 민을 보며 말한다.
“그런데, 나는 파린 언니처럼 그런 걸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라서. 그냥, 오늘의 느낌이 이럴 거라는 것 정도? 그리고 나름대로 근거가 있는 거라고! 이거 한번 볼래?”
앙투아네트가 무언가를 보여주는데, 그건 지금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진리성회’의 집회 영상이다. 집회에서 신도들이 손을 흔드는 영상이 웃겨서 인기 영상에 오르내리고 있는데, 신도가 아닌 사람들도 그 동작을 따라 하며 일종의 유머 소재로 소비하고 있다.
“그런데 봐봐! 여기서 세라토 이야기를 유독 많이 하거든? 그 말은, 세라토에 곧 뭐가 있을 거라는 이야기 아니겠어?”
“에이, 사이비 이야기를 믿냐? 고작해야 ‘천국행 대소동’ 같은 거나 일으키고 말겠지.”
옆에서 듣고 있던 유와 토마가 한목소리로 말하자 민 역시 고개를 끄덕인다. 12년 전, 민은 태어나기도 전의 이야기지만, 워낙 황당하고도 많은 사람들을 홀리고, 끝에는 교주의 유죄 판결로 이어진 사건이라 지금도 각종 방송이나 책자, 유명한 스트리머들에게 많이 오르내리는 소재다.
“그래서, 이렇게 해 좋고 분위기도 좋은 날에, 자기네들 낙원이 실현된다. 그딴 헛소리를 믿을 시간에 게임이나 더 하겠네.”
민의 그 무심한 듯한 말에 앙투아네트는 정말 놀라기라도 했는지,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댄다.
“야! 그런 말은 조용히 해! 우리 학교에도 신도가 있을 수 있다고! 그런 애들 너 감당할 수 있을 거... 어, 넌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됐어. 그런 건 나는 엮이기 싫거든.”
앙투아네트는 민망했는지 잠시 말이 없다가, 화제를 돌릴 만한 무언가를 떠올리고, 티켓 하나를 꺼내 보여준다.
“오늘 TCL 경기 하는데, 너도 관심 있지? 아마 이런 게 평화로울 때 뭔가 일어난다는 의미일지도...”
앙투아네트가 여전히 그 이상한 말을 주워섬기자, 민은 한마디 한다.
“벌써 예약했거든.”
“어... 그래.”
앙투아네트는 어색하게 머리만 긁적거린다. 

미린중학교 3학년 E반 교실 앞 복도. 예담은 자기 친구들과 잡담하다가, 어디 산책이라도 할까 하고 막 교실에서 나온 참이다.
“아, 오늘 마리나 센터에서 하는 TCL 경기에 얼마나 오려나.”
“어... 우리는 그것보다도, 식전공연에 더 관심이 있지, 아마?”
예담은 그냥 혼잣말을 했을 뿐인데, 창가에서 놀고 있던 사쿠라가 말한다.
“거기 가면 아마도, 게임 보러 온 사람들 반, 아이돌 팬들 반이겠지. 그리고...”
사쿠라가 거기까지 말하자, 예담은 얼른 그 말을 막아선다.
“또 눈알친구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겠지? 그 말은 지겹게 들었다고!”
“어, 아니야. 사실 이런 공연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많이 몰릴 건 당연하잖아? 당장 A급 아이돌만 해도 팬들이 무지개색 풍선을 죄다 가지고 오겠지? 그래서 말해 본 건데.”
“어, 알았어, 알았어. 무슨 말인지 알았으니까...”
예담은 손사래를 치며, 나머지 시간은 어디서 보낼지 고민하다가, 문득 무언가 생각났는지, 도서관 쪽으로 얼른 발걸음을 옮긴다. 어제 창가에 놔둔 물컵이 막 생각났다.
“맞아... 내가 놔둔 그 물컵, 어떻게 됐으려나?”
그 생각이 나자마자, 얼른 도서관으로 가 본다. 도서관에는 마침 아무도 없다. 도서관을 지키는 사서 선생 1명을 빼고서 말이다.
“어, 예담이냐? 오늘 도서부에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니? 동아리도 없을 텐데.”
“에, 그런 게 아니고요. 무슨 일이 있어서요.”
사서 선생에게 그렇게 말하고서 도서관 한쪽, 도서부 모임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새 한 마리가 창가에 앉아 있다. 예담이 가만 보니, 그 새는 비둘기인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눈매가 독수리를 닮았다.
‘가만, 비둘기가 저렇게도 앉아 있나?’
그렇게 잠시 머리를 굴린 예담은, 곧 하나의 결론에 이른다. 이 비둘기는, 지금 자연 상태가 아니라, 무언가에 홀려 이상하게 된 것이다. 거기에다가, 창가에 놔둔 그 컵이라면...
“설마...”
그걸 떠올리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알약, 찜찜해서 마시지 않고 놔둔 물컵. 그러면 답은 하나다. 그 컵에 누군가가 넣은 알약은 원래 예담이나 다른 도서부원들을 노리던 것이었고, 그것을 마신 비둘기가 저렇게 흉포하게 변했을 것이다. 무엇을 노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카아아악!”
비둘기가 비둘기의 울음소리를 내지 않고, 어디 판타지 같은 데서나 들을 법한 괴수의 소리를 낸다. 그리고 곧장 예담에게 날아든다. 지금 그 비둘기와 마주 보는 건 아기도 아니고 거의 성인 정도 키의 중학생이지만, 그 비둘기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하아...”
자세를 낮추고 몇 초 정도 지나 보니, 그 비둘기는 다시 창가에 앉아, 그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있다. 그러자 더욱 사납게 변한 그 비둘기는 이제 다시 한번 예담의 머리 위를 비행한다. 그리고 그 순간 보인다. 마치 독수리의 발처럼 변한 비둘기의 발, 그리고 맹수의 눈으로 변한 눈. 바로 예담을 향해 내려온다. 몸을 한번 구르자, 그 비둘기는 다시 창가로 돌아가 앉는다.
“하... 뭐래... 별일이 다 생기네... 도서관에서 이런 것까지 해야 하다니...”
시간을 보니 이제 수업 시작까지 3분 남았다. 예담은 그냥 돌아가 버리면 될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멋모르고 이 비둘기에 피해를 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잠깐.. 저 물을 또 마시고 있어?”
비둘기는 이제, 그 물을 완전히 다 마셔 버릴 생각인 것 같다.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2 댓글

SiteOwner

2024-09-23 23:15:34

예담과 하야토를 노리던 자가 물러났긴 했지만 역시 보는 눈이 없는 게 아니었군요. 게다가 보는 눈이 메이링이었고 이미 루스탐 아하디라는 인물이라는 정보까지 특정되었으니 덜미를 잡히는 건 시간문제일 듯합니다. 그나저나 페르시아식 이름이라는 게 눈길이 갑니다. 얼마전에 쓴 글에 의외로 친숙한 페르시아어 어휘와 러시아 제하의 것이 있다 보니 역시 흥미롭군요. 마리우스를 조종한 주체도 금방 그 정체가 잡히다니, 치밀하게 준비한 듯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렇지만은 않았다는 게 증명되었습니다.


로건은 대학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상태이고 교내의 사물함은 열려 있고...그 열린 사물함이 그의 행적을 말해주겠군요.

진리성회의 영상에서 Crazy Korean Worship으로 검색하면 많이 나오는 그 영상이 생각납니다. 그 괴기스러움은 한번은 보겠지만 두번 이상 보라면 선택하고 싶지 않습니다.


역시 문제의 알약이 저런 대사건을 일으키는군요.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 1899-1980) 감독의 1963년 영화 새(The Birds)가 연상되었습니다.

마드리갈

2024-09-23 23:57:39

정보전, 정말 치밀하네요. 게다가 누군가의 인적사항 및 기업의 지배구조를 파악했다는 것은 특단의 사정이 없는 이상 게임 끝이라는 말이니...과연 문제의 루스탐 아하디와 마리우스는 그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 알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지가 기대되네요.


저에게는 낯선 문화가 있네요. 대학 내의 사물함. 과 단위로 설치된 것은 봤고 매학기 시작 때마다 사용자 신청을 받는 것도 봐 왔지만 저는 졸업 때까지 단 한번도 이용해 본 적이 없어요. 집이나 은행의 대여금고만큼의 안전이 보장되는 게 아니니까. 그리고 우려한 상황이 로건에게는 현실로...역시 타마라가 놓칠 리가 없네요.


예담이 겪은 상황은 정말 끔찍하네요. 예의 현상은 겪어본 적이 없지만 다른 동물이 적대적인 태도를 취해서 당황한 적은 있었어요. 고양이에게 손가락을 물리거나, 개가 사납게 대하거나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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