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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초능력자가 수상하다!] 30화 - 마치 자석처럼(2)

시어하트어택, 2024-10-11 11:05:14

조회 수
57

“네가 가리키는 어디를 보라고?”
토마는 민이 하는 말이 금방 이해가 되지는 않았는지 되묻는다.
“지금 이걸 하는 녀석은 저기 있잖아! 그런데 광장 중앙에다 뭘 하라고?”
민과 친구들 역시 다리에 쓰레기가 조금씩 붙기 시작하고 있다. 그래도 막 광장에 들어서는 곳이라 광장 한가운데 있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는 그냥 부스러기 정도 붙는 수준에서 더 커지지는 않고 있다.
“그런데 뭐가 이렇게 많이 붙냐...”
민이 자기 신발을 내려다보니 어느새 자잘한 부스러기 말고도 누군가 버린 입장권, 팔찌 같은 게 와서 붙어 있다.
“중심점에서 멀어질수록 약해지는 것 같은데...”
그런데, 민이 자기 신발을 보다가 다시 토마를 보니, 토마는 자기 능력을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것도 멋대로 말이다. 입장 게이트 쪽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있다. 조금씩이지만, 비가 점점 내리고 있는 건 확실하다. 곧장, 민은 토마를 막아서기 시작한다.
“야, 토마! 너 멋대로 그렇게 비를 내리면 어떡하냐!”
“아니, 나는... 저기에 이상한 사람이 있다고 했잖아!”
토마가 그렇게 말하자 민은 바로 토마를 멈추게 하려고 하지만, 토마는 민의 말을 듣지 않으려 한다.
“말했잖아! 나도 나대로 생각이 있다니까?”
“너 저번처럼 또 사고 치려고 그러는 거지?”
“아니라고! 아니야!”
토마는 무슨 생각인지 자꾸만 고집을 부린다.
“사실 너도 딱히 떠오르는 게 없는 거잖아! 그 시간에 나는 한다고!”
“토마, 설마 너 뭐 잘못 먹은 건... 아니겠지?”
“아니라고!”
토마는 그 시점에서 천식 때문인지 쌕쌕거리는 소리까지 낸다. 수증기를 일으켜서 자신의 숨을 좀 진정시키고 나자,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민에게 조금은 움츠러들지만 그래도 뭐라고 말을 한다.
“그러니까, 설명할게. 일단 내 말을 좀 들어 보라니까?”

한편 그 시간, 법원에 출장을 나갔다 돌아온 메이링은, 막 제보 하나를 받은 참이다. 아침에 본 것과 똑같은 초능력에 의한 피해 제보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예담이나 지온은 아닌 제3의 인물이 보낸 것이기는 하지만, 장소가 마리나 센터 앞 광장으로 완전히 같다. 거기에, 상황은 더 심해져서, 광장에 있는 상당수의 사람들의 다리에 쓰레기, 벽돌 갈은 것들이 붙어 있고, 광장의 보도블럭도 하나둘씩 뽑히고, 거기에 화단의 나무까지 뽑힐 판이다. 상황이 급하다고 판단한 메이링은 곧바로 머리를 돌리기 시작한다.
“마리나 센터에서 오늘 열리는 TCL 대회...”
메이링은 우선 자신이 아는 이벤트 회사에 연락해 TCL 참여 업체 목록을 입수한다. 곧바로 그걸 뒤져보니, MZ파트너스라는 회사가 적혀 있다. 아까 치라유에게서 받은 루스탐의 프로필에 적혀 있었던 그 근무지로 적혀 있는 곳이다.
“잠깐... 그 루스탐 아하디라는 사람, 근무지가 ‘MZ파트너스’라고 했지? 그러면 이 MZ파트너스는 뭐 하는 회사인가 봐야지...”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MZ파트너스는 인력파견, 용역 업체라고 명시된 자료가 있다. 업체에서 게시한 사진들을 보니, 주로 경비원이나 행사 안전요원, 경호원 같은 업무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메이링은, 곧 한 가지 결론에 이른다.
“설마, 거기서 또 자기 능력을 사용해서, 무언가를 하려 한다면!”
숨어서 공격하는 능력이니 의심받지 않고 숨을 수 있는 능력으로는 그만한 게 없을 것이다. 거기에 합법적인 안전요원이기까지 하니 더욱 그 능력에는 적합하다.
“이 녀석 십중팔구 여기 안전요원인 것 같은데, 막아야겠어.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하지?”
메이링이 알아낸 것까지는 좋지만, 지금 메이링은 또다시 출장을 나가봐야 한다. 오늘은 하필 또 의뢰인과의 약속이 잡힌 관계로 직접 가 보기는 힘들다.
“어떻게 해야 하지...”
그러다가 메이링의 생각이 어딘가에 닿는다. 마침 메이링이 아는 사람이 TCL에 선수로 참가한 걸 떠올린다. 바로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건다.

♩♪♬♩♪♬♩♪♬

“여보세요, 엥, 뭐야, 변호사님이 어째서?”
“‘타미’ 선수, 오늘 경기도 멀리서나마 제가 응원하는 건 알고 계시죠?”
타미라고 불린 그 게이머는 갑자기 메이링에게서 전화를 받자 당황했는지 3초 정도 말이 없다가, 잠시 후 왜 메이링이 전화했는지를 깨닫고서는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변호사님, 저 의뢰받는 거 아닙니다. 지금 경기를 앞두고 있다고요.”
“타미 선수와도 관련이 아주 많은 사건일 텐데요?”
“제가 뭐요?”
타미는 퉁명스럽게 말하며 전화를 끊으려다가, 곧바로 메이링이 보내 준 사진을 보자 화들짝 놀란다.
“아니, 여기, 행사장 입구잖아? 뭐가 일어나고 있는 거지?”
타미는 몇 초도 되지 않아 행사장 입구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아채고서, 곧바로 대기실을 뛰쳐나간다.
“왜 그래?”
“감독님, 잠깐 밖에 좀 나가볼게요!”
“모자는 쓰고 나가! 안 그러면 팬들이 너 알아보고 무슨 일 일어날지 모른다!”

루스탐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물론 메이링의 예상대로, 어디 땅굴 같은 걸 파고 숨은 게 아니라, 태연히 행사장 입구를 지키는 안전요원으로 서 있다. 물론 의심을 피하기 위해, 자기가 서 있는 곳 바로 앞은 피하면서, 그 근처 목표 지역에만 정확히 자기 능력을 사용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광장 한편에서 벌어지는 일을 지켜보면서, 그는 속으로 되뇐다.
“내 전략적 후퇴는 이제 그보다 더 큰 성취를 향해 나아가고 있군. 그 녀석도 이제는 뼈저리게 깨닫고 있겠지. 내가 그 녀석 바로 앞에 있다면 한번 물어보고 싶은데? 조그만 위험을 피한 듯하다가 더 큰 위협과 마주한 기분은 어떤지 말이지!”
루스탐은 이제 상당히 여유롭다. 조금만 더 하면 이 일을 무사히 마치고, 다른 큰일도 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그 녀석은 내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것 같고, 자기 초능력으로 버티고 있는 것 같은데 한계가 있지. 어디까지 가나, 한번 해 보자는 것 같은데, 어림도 없지. 나는 그냥 이 먼 거리에서 조용히 처리해 버리면 그만이고.”
그렇게 중얼거리는 루스탐은 자신이 받은 의뢰가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하며, 추호의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 애초에 그는 진리성회 신도도 아니고 그냥 의뢰받은 대로 일할 뿐이니, 진리성회와는 연관점이 그만큼 더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진리성회도 참 이상하단 말이지. 그 조그만 어린애가 뭐가 대단하길래 콕 집어서 해치워 달라고 한 거지? 그 애가 무슨 초능력에 대한 잠재력이라도 큰 건가? 뭐, 내게는 상관없는 일이지. 의뢰 대상이 누군지, 진리성회가 신도들 헌금을 챙겨서 야반도주할지, 알 게 뭐야.”
그 말대로다. 루스탐은 지금껏 행사 안전요원이라는 대외적인 직업을 영위하면서도, 의뢰받은 일은 막힘없이 수행해 왔다. 대외적인 직업이 있기에 그에 대한 수요도 그만큼 더 있었다. 그리고 의뢰인들은 그가 막힘없이 의뢰를 수행한 데 대해 만족을 표했다.
“하, 이번 의뢰도 간단히 성공이다. 그러면 다음 의뢰인을 한번 받아볼까. 이번에는 또 어떤 의뢰인이 나한테 의뢰를 주려나?”
그렇게 중얼거리며, 그는 자신의 의뢰가 성공적으로 끝나가는 것을 ‘감상’하기 위해, 이제는 광장 쪽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좋아, 거의 다 됐다... 의뢰 대상을 이제 처리만 하면 된다. 조금 오래 버틴 것 같지만 이제는 끝이다. 잘 가라!”
그가 이제 광장 쪽으로 손을 뻗어, 예담을 처리할 준비를 막 마친 참이다.
그런데...
“응? 웬 비가 내려?”
루스탐의 머리 위로, 별안간 가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세라토의 기후 특성상 이런 비 정도는 언제든 내릴 수 있긴 하지만, 오늘 비가 온다는 예보는 없었다. 루스탐 역시 그걸 알고 있다.
“아니, 뭐야... 오늘 비가 내린다는 예보는 없었는데?”
빗방울은 조금씩 굵어진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행사 입장객들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자, 안전요원들은 급히 행사 참가자들을 다른 쪽의 출입구 쪽으로 안내한다. 하지만 1명은 거기에 우두커니 서서 마치 망부석처럼 그 자리를 유지하려 하고 있다. 보다 못한 다른 안전요원이 루스탐을 부른다.
“아하디, 아하디! 지금 뭐 하는 거야!”
“아, 아니, 저는 그러니까...”
루스탐이 그 자리에 얼어 버린 채 어버버거리자, 다른 안전요원이 루스탐을 움직이게 하려고 하지만, 루스탐은 마치 고집불통인 어린아이처럼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저는, 위에서 따로 받은 지시가 있어서...”
그렇게 거짓말까지 해 가며 그 자리에 그대로 있으려고 하지만, 보다 못한 다른 동료 요원들이 루스탐을 강제로 떠민다. 하지만 루스탐은 요지부동이다.
“아하디, 상부에 보고하겠어!”
동료 요원이 열을 내자, 루스탐은 그제야 마지못해 따라가려는 시늉을 한다. 하지만 그건 시늉뿐이고 그 동료 요원이 돌아서자마자 곧바로 다시 광장 쪽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다. 뒷걸음을 치면서까지 그런 부자연스러운 자세와 행동을 유지하자, 동료 요원은 그를 억지로 끌고 가려고 잡아끈다.
하지만...
“커헉!”
곧바로 그 동료 요원의 다리에, 수많은 쓰레기들이 붙어 버린다. 그것도 순식간에, 그 요원이 강력한 자석이 되어 버린 것처럼 붙어 버린 것이다. 다리뿐만이 아니다. 몸통, 두 팔, 그리고 이제는 머리까지, 광장에 있던 사람들에 비해서도 훨씬 빠른 속도로 붙어 버린다.
“이게 뭐... 뭣...”
“괜히 방해하지 마라. 기분 뭣 같으니까.”
“아하디, 이 자식이...”
그렇게 말하자마자, 동료 요원은 쓰레기에 뒤덮인 채로 그 자리에 쓰러져 버린다. 루스탐은 그 동료 요원을 향해 눈을 흘기며 말한다.
“거의 다 된 일에 재 뿌리지 말고, 지켜보기나 해. 목숨을 끊어버리기 전에.”
그리고 다시 자기 자리, 아니 루스탐이 봐 둔 자리로 돌아와서는 마무리를 하려 한다. 순식간에 쓰레기덩어리가 되어 쓰러진 동료 요원을 보고서 입장객들이 동요하자, 루스탐은 능청스럽게 메가폰을 들고 말한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행사 입장에 조금 혼선이 있었습니다. 내부 사정으로 인한 불편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거짓 안내방송을 마치고 나자, 그전까지 루스탐을 보던 입장객들의 반응은 그저 ‘안전요원1’에서 ‘두려운 무언가’로 바뀐다. 하지만 개의치 않는다. 목표만 달성하면 그만이다. 방해물은 치워 버리면 그만이다.
그런데, 루스탐의 귀에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다. 낮게 깔려 있고, 차가운, 마치 루스탐을 찾고 있었다는 듯한 목소리다.
“어, 그래.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으라고.”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3 댓글

마드리갈

2024-10-11 22:35:50

예전에 자신의 능력을 남용했다가 크게 혼난 토마가 저렇게 나서는 것을 보니 확실히 뭔가 짚이는 데가 있나 보네요. 그리고 메이링도 다른 방식으로 특정하고 있고. 문제의 그 초능력을 쓰는 자는 안전요원으로 위장한 루스탐이었는데 역시 위급하니까 그렇게 위장해 있으면서 저렇게 마각을 드러내네요. 그런데 얼마 못 갈 것 같네요.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혹시 초능력 방범대의 일원? 

시어하트어택

2024-10-13 22:01:22

토마가 과연 자신만의 고집을 부리는 건지, 아니면 정말 뭔가가 있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나올 겁니다.


루스탐의 저런 성격상, 직장을 자주 바꿨을 가능성도 큽니다.

SiteOwner

2024-10-14 19:35:26

상황이 꽤나 난잡하군요. 거리가 얼마나 엉망으로 헝클어져 있을지 상상됩니다. 이런 것, 정말 싫지요.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할 때 운동권들이 벌이는 투석전도 꽤 있었는데다 예전에 쓴 글인 세기의 끝과 시작 4 - 실정법 안지키기 운동에도 등장하는 쓰레기 무단투기 같은 것도 같이 떠올라서 진짜 혐오스럽습니다. 

타미 선수라는 인물이 의외로 이 사건과 접점이 있어 보이는군요.


그나저나 루스탐의 미래는 안 좋을 것이라는 게 확실히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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