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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포닉 월드는 소련이 전면해체까지는 가지 않은 채로 존속하는 사회이다 보니 현실세계보다는 공산진영인 제2세계에 속하는 국가가 더 많이 있고, 그 본산인 소련이 속한 동유럽은 물론 미주, 아프리카, 서아시아 및 동아시아에 최소한 1개국씩 이상은 있어요. 서유럽에만 없지만요. 그런데 이 제2세계 각국은 물론 범자유진영인 제1세계나 비동맹노선을 견지하는 제3세계에서도 공산주의자들은 막나가고 있어요. 왜 그럴까요?
생각해 보면, 교묘한 술수를 써서 어떻게든 살아남는 전략이 더 유효할 수 있어요.
그러나 그것은 사상과 학문의 자유 뒤에 숨으면서 소수세력으로 머물러 있을 때나 유효하고, 그 판세가 달라지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 매우 잔혹한 모습을 보이는 게 공산진영의 수법이었어요. 단지 나타나는 장소에 따라서 그 폭력의 범위와 강도가 달랐을 뿐.
또 하나의 현실세계를 표방하는 폴리포닉 월드에서도 그 양상은 매우 비슷해요.
이를테면 이런 것들. 현실세계의 주요사건을 몇 가지 예시로 들어볼께요.
1970년대 제1세계의 수장 미국과 제2세계의 수장 소련 사이에는 데탕트(Détente)로 통칭되는 화해무드가 조성되었지만 그 후 그것이 결코 오래 가지 않았어요. 1979년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이라든지 1978년의 대한항공 여객기 강제착륙이나 1983년의 대한항공 여객기 격추사건이라든지, 소련 붕괴후 러시아가 2022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을 시작하여 2024년이 끝나가는 지금도 여전히 강행하고 있는 이런 양상. 즉 일단 마각을 드러냈다 하면 그 다음에는 마구잡이로 행동하여 무리를 관철하려 드는 것이 본성으로 보여요.
제1세계에서도 마찬가지.
일본에서는 제도권정당인 일본공산당은 다소 온건하게 돌아섰지만 이미 1960년대 및 1970년대에 일으킨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지지가 크게 축소되었고, 원내정당이긴 하지만 여당이 되겠다는 희망은 계속 사라지고 있어요. 한편으로 그 일본공산당을 수정주의자로 여기는 신좌익들이 따로 세력을 형성하면서 철저한 극좌 폭력주의 노선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등 자신들의 정체를 숨길 생각도 하지 않아요.
한편 독일에서는 이미 동독공산당이 독일인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역사에서 폐기되었지만 그 동독공산당의 후예들까지 사라지거나 개심한 것은 아니었어요. 결국 그 동독공산당의 후예 및 다른 극좌정당 및 재야운동가들이 연합한 좌파당(Die Linke)같은 극좌정당이 나타나서 원내진입에 성공했고 그들의 정체성을 부정하지도 않아요. 대놓고 반자본주의 및 공산주의를 지향한다고 하니까요.
그러니 폴리포닉 월드라고 해서 다를 건 없다고 봐요.
게다가, 공산주의의 실체가 보다 빨리 그리고 광범위하게 간파되었으니 공산주의자들이 정체를 숨길 필요도 없어졌고 그 다음은 폭력으로 겁박하기만 하면 된다고 작정하는 것도 더욱 심화되겠죠. 일단 지금까지의 분석으로는 그렇게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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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ter
2024-10-17 03:03:46
일전에 올렸던 '시진핑타워'라든가 북한 여자축구 우승에 대한 지나친 응원이라든가 하는 식으로 과도한 친북 여론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을 보면, 상정하신 '막나가는 공산주의자들'이 충분히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긴 합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그게 힘들 수 있는 게 중장노년 세대는 6.25 때문에, 청소년 세대는 군복무와 친북세력의 추태 때문에 공산주의자에 대해 반감이 보편화됐기 때문에 제아무리 드러내놓고 설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어느 세력이나 하수인들을 좌지우지하는 흑막이 있듯이 공산주의자들 또한 그런 유능한 배후가 있기 마련이기에, 모든 공산주의자가 얼치기같이 행동할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말씀하신 것처럼 정체를 들켰다면 대놓고 활동할 가능성도 분명 있습니다. 잃을 게 없다면서 날뛰는 사람만큼 무서운 것도 없으니까요. 특히나 그게 사리사욕이 아니라 타협이란 개념이 없는 확신적인 사상범이라면 더더욱. 그렇다보니 네오 매카시즘이란 소리를 들을지언정 사상검증이 다시 부활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마드리갈
2024-10-17 13:46:42
그건 그렇겠죠. 모든 공산주의자들이 그렇게 바보짓을 하거나 막나가는 건 아닐 것이고, 실제로 그런 사례도 많아요. 당장 우리나라의 경우만 하더라도 공산당의 창당 자체가 금지되어 있어서 대놓고 공산당을 창당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그것만 제외한다면 실정법의 틀을 깨지 않으면서 실제로는 그 틀을 형해화하는 방식으로 폭주를 유도할 가능성도 충분히 높아요. 결국 그 수뇌들은 안전하게 명맥을 유지하면서 그들의 수뇌가 되는 추종자들은 세상 모르고 날뛰다가 철퇴를 맞고, 이제 그들이 희생되면 그것을 투쟁의 에너지로 삼는 속칭 시체팔이 현상이 빈번히 일어나는 것이죠. 반합법전술(半合法戦術)을 구사하는데 수뇌는 합법에 가깝게, 수족은 대놓고 비합법으로, 이런 식으로 분화된다고도 볼 수 있어요.
꼭 공산주의가 아니더라도 이런 식으로 폭주하는 경우가 있어요. 대표적으로 조국 사태. 입시부정이라는 본질은 온데간데없고 그저 진영논리로 무리를 관철시켜 검찰 악마화로 폭주하고, 이것을 원동력으로 삼은 세력들이 결국 조국혁신당이라는 정당으로 원내에 입성한 사례에서도 제대로 보이죠.
그런데, 정말 중장노년세대와 청소년세대에서 공산주의자에 대한 반감이 보편화되어 있을까요? 좀 회의적이네요. 예의 그 의식은 정확히는 반공이라기보다는 반북에 가깝지 않을까 싶네요. 반공과 반북은 여러 면에서 겹치기는 하지만 완벽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고 반공을 말하면서도 북한을 "동족" 으로 보고 포용대상을 전제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반북을 말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북한은 진정한 공산주의를 실천하지 못했다" 라는 생각을 품는 경우도 분명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