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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담론에서 간혹 읽히는 심술

SiteOwner, 2024-10-29 22:10:24

조회 수
63

제가 좀 별난 사람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랜 담론이 말하는 교훈이 솔직히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이미 2022년에도 틀린 옛말에의 집착 그리고 태세전환 제하로 글을 쓴 적도 있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면 이런 게 있겠지요.
"부자라고 해서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다."
"착한 사람에게도 결점은 있다."
"못 오를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

이 세 가지만 생각해 보더라도, 이런 담론 속에는 심술이 가득하다는 것이 제대로 보입니다. 그래서, 진정 악한 자는 누구인가에 대해 의문을 안 가질 수 없습니다. 진짜 나쁜 자들은 저 담론의 부자나 착한 사람이거나 못 오를 나무를 쳐다보는 사람일까요? 여기에 대해 저 이야기들은 어떠한 결론도 못 내립니다. 사실 애초에 내릴 수조차 없습니다.
게다가, 예의 담론들은 반박하기가 매우 곤란한 독소조항마저 안고 있다 보니 무비판적으로 진리를 말하는 것인 양 수용되기 쉽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판치는 곳에서 반증가능성을 생명으로 하는 과학이 발전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겠지요.

아무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그런 오랜 담론을 영원불멸의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의무나 사명감 따위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 것들도 등장 당시는 최신의 것이었고 그 이전에 오가는 말들을 사어로 전락시켰을테니까요.
SiteOw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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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4-11-05 09:30:57

해당 의견들...? 의견들이라고 해야하나요, 저 문장들에 대한 제 생각은 이렇거든요.

"부자라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다"... 이게 돈을 바라지 않을 이유는 아니죠. 부자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밥값이 저렴해지지는 않거든요. 애초에 그 부자의 행복은 제 고려대상이 아니고...

"착한 사람에게도 결점은 있다"... 그게 착한 사람의 착한 부분을 본받지 않을 이유도 아니고, 결점을 비난하지 말아야 할 이유도 아닌 거 같고 그렇네요.

"못 오를 나무는 쳐다보지 마라"... 제 친구가 말해준 이야기면서, 지금도 제가 좋아하는 말인 "하버드를 목표로 공부하다 보면 서울대는 갈 수 있게 된다"하고 완전 반대되는 느낌이네요. 못 오를 나무를 보면서 나무를 타는 연습을 하다보면, 큰 나무는 아니더라도 작은 나무는 탈 수 있지 않은지...

문장들이 완벽히 옳지는 않아보이는구나... 싶어요.

SiteOwner

2024-11-06 00:14:52

사실을 말한다고 해서 그렇게 말하는 사실이 온전하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어차피 그렇게 담론 속의 사실은 모종의 렌즈로 취사선택된 사실일 따름입니다. 눈을 감은 채로 코끼리의 몸 여기저기를 만져서 얻어진 사실이 그 자체로 무슨 가치를 지니는지를 생각해 보면 답은 아주 빨리 나옵니다. 그리고, 과거에는 유효한 담론이었다고 해서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도 고루합니다. 그러니 옛 말을 금과옥조로 여겨 무비판적으로 신봉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좋은 의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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