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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자 베르너 사세가 말하는 한국사회의 중대문제

마드리갈, 2024-12-09 14:20:10

조회 수
119

베르너 사세(Werner Sasse, 1941년생) 독일 함부르크대학 명예교수가 이미륵상을 수상했어요. 그가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와의 대담에서 지적하는 여러가지를 간단히 소개해 볼까 싶네요. 그리고 한국사회의 여러 문제를 관통하는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보는 자리를 마련해 볼께요.

전문은 이하의 링크에 있어요.

또한, 베르너 사세의 약력 및 주요저작물도 링크로 간단히 소개해 둘께요.
Werner Sasse University of Hamburg, Asia and Africa Institute, Emeritus, ACADEMIA 웹사이트, 영어, 한국어, 일본어 등

사세 명예교수가 지적하는 사항은 여럿 있어요.
요약해 보면 한국사회의 중대문제는 개개인의 양심과 도덕 문제, 국수주의적 경향 및 교육의 부재로 정리되어요. 상당히 뼈아픈 지적이라서 반박할 생각도 들지 않고 있는데 그 셋을 모두 관통하는 본질에 대해서는 사세 명예교수가 여기서는 말하지 않았어요.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저는 그 셋을 관통하는 본질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한국인은 스스로를 얼마나 객관화할 수 있는가?"

많은 나라를 다녀본 건 아니고 해외여행이나 거주는 일본에서밖에 경험이 없지만, 대학생 때부터 국내외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왔고 또 그 이전부터 국내외의 여러 다른 문물을 접해보면서 절실히 느낀 것이 있어요. 자신에 대한 객관화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는 알 수 없더라도, 결과적으로 한국사회 전반에 객관화능력의 결여가 현저히 보이고, 그렇다 보니 주체적인 판단을 하는 능력도 퇴화하고 있지 않은가라고는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특히 사세 명예교수의 지적 중 "국수주의적 경향" 이 가장 큰 문제로 보여요.
놀랍게도 예의 국수주의적 경향은 "국뽕" 으로 통칭되는 자의식과잉은 물론 "국까" 로 통칭되는 자국비하와도 일맥상통해요. 정확한 객관화를 하지 못한 채 닥치는대로 생각해 버리니 그게 과대평가로 가면 마치 히로뽕 같은 마약에 취한 것처럼 그 과대평가로 극대화되고 과소평가로 가면 "우리나라니까 안되는 거야" 라는 식으로 까내리기에 바쁘다 보니 산술적인 평균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에 빠져 버린다는 것.

그리고, 5년 전에 쓴 글인 달리아 라비의 노래 한 곡과 함께하는 5월 3일을 소환해 볼께요.
여기서 앨매리님의 코멘트에 대해 제가 쓴 코멘트를 주목해 보세요. 
"우리나라가 한류문화컨텐츠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는 있지만, 그 반대로 우리나라가 해외각국의 문화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는가를 반문하면 이런 데에서 분명 약점이 드러나기 마련이죠." 가 바로 그것. 최근에 K-접두어가 긍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이고 있고 문화컨텐츠는 물론 반도체, 자동차, 조선, 방위산업이나 원자력발전소 설비 등의 각종 기술집약적 산업에서도 높은 성과를 내는 등 분명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긴 해요. 그런데 우리나라가 그렇게 활약할 세계 각국에 대해서는 의외로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자기객관화를 하지 못하는데 상대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만큼은 확실히 잘한다고 단언할 근거가 없어요.
그렇게 자기객관화를 못하면 사고방식은 자신이 아니라 밖에 의존하기 마련. 
그리고 그 밖에 있는 기준을 위해 소중한 자기자신을 가장 하찮게 여기는 모순을 반복하기 마련이죠. 중노년층에서 말하는 "고기보다 껍데기나 내장이 더 맛있다" 담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거예요, 세대가 젊더라도. 그러니 자신의 위치를 자신이 판단하기보다는 외부에 맡기는 식으로 한국사회가 돌아가는 것일수밖에 없어요. 꽤나 역설적이죠? 바로 그게 문제라고 보고 있어요.

한국사회가 유독 극단적으로 쏠림이 심해서 정당의 지지라든지 업계를 대표하는 브랜드라든지 유행하는 문화컨텐츠 등이 유독 편향되게 나타나는 것도 바로 자기객관화의 부재에 있어요. 유행하니까, 대세니까, 남들이 하니까. 남이 내가 아니듯 나도 남이 아니라는 것은 온데간데없고 정치병이 도져 있는 것도 그게 원인인 것으로 보여요.

한국인은 자신을 얼마나 객관화할 수 있나.
베르너 사세 교수가 지적한 중대사항들을 관통하는 이 본질이야말로 남은 과제가 아닐까 싶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24-12-11 20:36:52

사회적인 이슈를 보면서 논란의 원인을 살펴보거나, 그냥 길가에서 이상한 사람들을 보거나 하면, 그 모든 것이 하나로 집약되는 거 같더라고요. 무엇인가에 대한 광신.
광신을 하는 이유는 그렇게 매달리지 않으면 허무하기 때문일 것 같네요, 허무한 이유는 말씀하신대로 "나는 대체 뭘까?"에 대한 답을 제대로 내리지 못하거나, 답을 내리는 내내 스스로가 하찮아 보여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자신을 작다 못해 없다고 간주하고 집단에 의탁하는 현상. 이게 광신이고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고 생각되네요. 다른 나라에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에 사는 저로서는 우리나라에서 많이 봐 온 현상이 저것이라고 보여요.
모든 것의 뿌리는 나 자신이어야 할텐데...

마드리갈

2024-12-11 20:44:32

자신이 그 자체로 바로 서 있으면 문제없을 것을 가장 중요한 것을 자신이 아니라 외부에서 찾을 수밖에 없죠. 자신을 객관화하지 못하니 그렇게 외부에 휩쓸리는 행태가 특정 종교나 사상 등에의 맹신으로도 나타나고, 그런 생각을 담는 언어에서도 그대로 나타나서 중국어 제일주의라든지 북한서체 유행으로도 이어졌어요. 게다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소중화(小中華)를 표방했던 전근대사회의 양상 또한 자신을 객관화하여 스스로 바로 설 것보다는 중화문명에 의존하는 식으로 편하게 처신해서 나타난 것이예요.


이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우니, 앞으로 시간을 두고 계속 생각하고 실천가능한 것부터 찾아나서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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