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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 상장된 주식의 가치를 말해주는 시가총액(時価総額. Current Aggregate Value)은 한동안 한국경제의 약진을 말해주는 지표 중의 하나로 매우 애용되어 왔어요. 특히 전자산업에서의 삼성(SAMSUNG)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말할 때 삼성의 시가총액이 일본의 주요 전자산업 기업의 시가총액의 총합보다 더 크다는 식으로 보도하면서 이미 산업에서의 극일이 이루어졌다고 하는 게 이미 2000년대 후반부터 매우 널리 퍼졌고 그것을 반박하기도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렇게 시가총액으로 판단하는 기준이 이제는 한국경제의 위기를 말해주고 있는 역설을 발휘하고 있어요. 이것을 저는 시가총액의 역습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그리고 이 사회가 이것에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가에 대해 의심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다 이제 그 대가는 불어나고 있어요.
몇 가지 언론보도에서 시가총액의 역습이 보이고 있으니까 시간순으로 소개해 볼께요.
日·中·대만까지 투자금 몰리는데…K증시만 34억弗 유출, 2024년 11월 5일 한경코리아마켓 기사
‘트럼프 승리’ 예상에 희비 엇갈린 아시아 증시…한국·중국 울고 日·대만 웃었다, 2024년 11월 6일 매일경제 기사
“계엄 혼란 한국 증시, AI붐 대만과 시총 1350조 벌어져”, 2024년 12월 9일 동아일보 기사
‘계엄·탄핵 쇼크’에 위기의 한국 증시...이 나라들은 ‘훨훨’, 2024년 12월 9일 매일경제 기사
사실 이런 변화가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승리에 따른 제2기 백악관시대 개막이나 현재의 계엄 및 탄핵정국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닐 거예요. 그 징조는 여러가지 있었어요. 우리나라가 일본을 이겼다고 자만해 있을 동안 일본은 절치부심해서 닛케이평균주가가 버블경제 시대를 초월하여 일시적으로 4만엔 시대를 열기도 했고, 반도체 주문생산에만 강할 뿐 인구도 절반 수준에 국제연합(UN) 미승인국이라는 외교적인 불리함도 같이 안고 있는 대만이 이제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에서 우리나라를 앞지른 것은 물론 그 격차가 1조 달러를 이미 넘었어요.
게다가 아시아 국가들 중 선진국 클래스에 들어가는 국가들 중에서 싱가포르와 일본과 대만이 모두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를 누리는 반면 우리나라만 뒷걸음질치는 것이 아주 뼈아프기 짝이 없어요.
게다가 각종 첨단산업 관련으로 이미 시대에 뒤처졌다고 보이는 일본이 관민합동으로 그리고 국제협력으로 이차전지, 인공지능(AI),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등의 영역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어서 그 변화가 무서운데다 전통적인 자원빈국으로 여겨졌던 선입견을 깨고 해양광업, 도시광산 등의 신영역 개척은 물론 육상에서 금광을 신규개발중인 곳도 40여개소 이상으로 그 광범위한 발전양상이 무서운데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규제에 대해서 일본 및 네덜란드만 예외를 인정받은 것도 놀라운 사실. 그것도 모자라서 철도의 본고장 영국에 철도차량을 수출하는가 하면 미국에서 철도회사를 새로 새우거나 기존의 철도회사를 인수하여 경영하거나 미국의 보험회사를 1조엔이 넘는 거액에 인수하는 보험업계 사상최대의 기록을 세우는 등, 잃어버린 30년이라는 그 세월이 결코 허송세월한 게 아니었다는 것을 보이고 있어요. 변화를 두려워하고 변화가 늦어서 쇠퇴하는 나라라고 여겨진 일본의 이런 무서운 변화가 주식시장 및 시가총액에서 바로 나타나는데, 그 시가총액으로 판단한 기준이 도리어 우리의 목을 죄어오고 있어요. 게다가 이제 버블경제 시대의 주가수준을 겨우 넘어선 일본은 앞으로 시가총액의 성장이 적어도 3배 이상 예상되는데 그러면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 자명해요.
그나마 일본의 경우는 세계 유수의 경제대국이고 인구가 많아 내수시장이 넓은 나라라고 변명할 수 있을텐데, 대만의 경우는? 인구도 절반 수준에 내수시장도 작은데다 외교상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대만에 시가총액으로 밀린다는 것은 외부상황을 탓하기 전에 한국의 기업 자체의 경쟁력이 낮다는 의미로 이어져요.
이제 이렇게 현실의 문제로 다가온 시가총액의 역습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닐 거예요.
그리고, 상대를 얕본 대가는 이렇게 비싸고, 또한 계속 불어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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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5 23:23:11
외국의 다른 기업이 치고 올라온다는 생각을 안 하면 안되는데...
결과적으로 밀리게 생긴거군요
마드리갈
2024-12-15 23:35:28
지금까지 후발주자로 달려온 우리나라 산업계 전체 및 개별기업이 요즘은 시장을 선도하는 경우도 확실히 많이 늘어났어요. 그러나 영국, 미국, 독일, 일본 등의 선진국들이 경험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기는 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게 안 될 것이다" 내지는 "이미 극복했다" 라고 자만한데다 중국이나 대만 등의 다른 후발주자에 대해서는 상당히 무시해 오기도 했어요.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가 그런 나라들에게 타산지석으로 여겨지고 있어요. 다른 선진국들은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고 중국이나 대만은 이미 크게 앞질러 가고 있고...
그리고, 그렇게 다른 나라들을 평가하던 기준은 이제 우리나라가 평가당하는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어요. 그야말로 자승자박 그 자체. 그렇게 다가온 시가총액의 역습이 정말 무섭게 여겨지고 있어요.